목회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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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사태로 정상적인 교회생활이 중단된 지 19주가 되었습니다. 4개월 전을 생각해보면 모두 긴장과 초조 가운데 라이브영상으로 예배를 드렸고, 목장도 온라인으로 화면을 통해 서로 얼굴을 보고 안부를 물으며 반가운 마음을 나누었습니다.
그런데 처음에는 열심히 참여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마음이 해이해지는 현상이 나타나는 것 같습니다. 그 사이 이곳을 떠나신 분들을 감안하더라도, 라이브영상예배 참석자 수가 줄어들었고, 지난 몇 주 동안 헌금도 적게 나왔는데, 이로 인하여 시간이 갈수록 교회 재정에도 어려움이 생길 것 같아 조금은 염려가 됩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교회에 기도하는 사람들이 줄어든 것이 가장 큰 위기입니다.
이번 코로나 사태를 통하여 가만히 생각해보니까, 이전에는 신앙생활을 하기에 꽤 좋은 환경이었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단조로운 미국 생활 중에서 교회 예배와 목장에 잘 참여하며 삶 공부도 꾸준히 수강하기만 하면, 자기 혼자 따로 애쓸 필요 없이 신앙의 성장을 이룰 수 있는 길이 열려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런 것들이 멈추어버린 지금, 그냥 두면 우리의 신앙이 추락하고 무너질지 모르는 급박한 상황이 되었습니다. 아니, 사실은 지금이 그렇게 영적으로 급박한 상황인지를 ‘아는 사람’과 ‘모르는 사람’으로 나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이것은 예수님의 ‘달란트 비유’(마태복음 25장)의 교훈과도 연결됩니다.
‘달란트 비유’에서 다섯 달란트와 두 달란트 받은 종들은 각각 주인이 돈을 맡기고 길을 떠나자마자 나가서 주인을 위해 열심히 일하여 두 배의 이익을 남깁니다. 하지만 한 달란트를 받은 종은 달란트를 땅에 묻어버리고 주인을 위해서는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자기 일만 하다가, 오랜 시간이 지난 후 주인이 왔을 때 악하고 게으른 종이라는 책망을 듣습니다. 그때 주인이 선포한 내용이 중요합니다.
“그에게서 그 한 달란트를 빼앗아서, 열 달란트 가진 사람에게 주어라. 가진 사람에게는 더 주어서 넘치게 하고, 갖지 못한 사람에게서는 있는 것마저 빼앗을 것이다”(마 25:28-29, 새번역). 마지막 때가 되면, 신앙생활을 잘하는 사람은 점점 더 풍성해지고, 신앙에 관심이 없는 사람은 믿는 자다운 모습이 다 사라져버리고 더 이상은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되는, 영적 양극화 현상이 심화된다는 말씀입니다.
이번 사태로 인하여 신앙생활을 쉽게 하려면 마냥 쉽게 할 수도 있고, 안 하려면 얼마든지 안 할 수도 있게 되었습니다. 또 온라인 예배를 굳이 실시간으로 드리지 않아도 나중에 아무 때나 유튜브에 올라온 예배 동영상을 볼 수도 있고, 내가 예배에 빠졌는지 중간에 들어왔는지 아니면 처음에는 있었다가 중간에 나갔는지 다른 사람들은 알 수도 없습니다. 이렇듯 지금은 정말 편안한(?) 시대가 되었습니다.
그러므로 이제는 자신의 신앙을 지키기 위해 이전보다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합니다. 몸부림쳐야 합니다. 남이 해줄 수 없습니다. 목회자는 말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의 방향을 제시하고 자료를 제공해드릴 수 있지만, 그것을 실제로 행하는 것은 각자의 몫입니다. 자녀 신앙교육도 부모가 직접 해야 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코로나 사태가 끝나면 이전처럼 하겠다.’라고 할지 몰라도, 그런 때가 언제 올지, 아니 올 수나 있을지 알 수 없는 이 상황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기를 원합니다. 영상으로 드리는 예배라도 최선을 다해 집중해서 예배하시고, 목장도 빠짐없이 참석하시기 바랍니다. 온라인 강의로 진행될 예정인 하반기 삶 공부에도 참여하시기 바랍니다. 또한 규칙적으로 기도하고 말씀을 읽으시기 바랍니다. 지금은 편안하게 있을 때가 아니라, 어느 때보다도 처절하게 몸부림을 칠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