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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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부터 한국에서 확진자 수가 다시 세 자리로 올라가고 심지어 최근에는 연속으로 300명이 넘게 나왔습니다. 그런데 뉴스에서 다들 보셨겠지만, 몇몇 교회가 이번 사태의 중심에 있어서 참 안타깝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2단계로 높였고, 수도권과 부산을 비롯해서 여러 지역자치단체들은 교회에 대해 9월 1일까지 비대면 예배만 허용하는 행정명령을 발동했습니다.
이에 대해 다수의 교회들이 정부 지침에 따르며 온라인으로만 예배를 드리기로 한 반면에, 몇몇 교회들은 종교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반발하는 상황입니다. 특히 가톨릭이나 불교는 정부 방역지침에 따르며 현장 미사나 법회를 진행할 수 있도록 허용하면서, 교회만 현장예배를 드리지 못하게 한다는 점을 차별이라고 지적합니다.
일반 교인들은 물론이고, 목회자들과 신학자들 사이에도 이것에 대해 의견이 분분합니다. 그런데 기독교 내에서나 의견이 갈릴 뿐이지, 다수의 일반 시민들은 교회와 교인들을 향해 사회에서 사라져야 할 암적 존재라고 보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이제는 개신교인들을 기피하는 정도를 넘어 증오하는 단계에 이르게 된 것입니다.
요즘은 교회에서 확진자가 나왔다는 소식을 듣는 순간 사람들의 입에서 ‘개독교는 다 죽어야 돼’라는 욕부터 튀어나온다고 합니다. 충격적인 현실이고 심지어 두렵기까지 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누가 교회에 새로 나오고 싶어 하겠습니까?
이런 와중에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살펴보았더니, 그래도 모두가 일방적으로 매도만 하는 것은 아님을 보며 약간은 위로가 되었습니다. 교회에서 확진자가 나왔다는 소식에 욕부터 하는 사람들을 향해, 한 평론가는 바로 그것이 혐오와 차별의 시작이므로 조심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서울의 한 교회와 그 교회 담임목사가 이번 코로나 재유행의 가장 큰 원인으로 비난받는 상황에서, 그들이 잘못한 것은 맞지만 그 교회는 원인의 일부일 뿐이며 그들을 욕하고 거기에 책임을 모두 떠넘기는 것으로는 해결될 수 없다고 지적한 진보 성향의 기자들도 있었습니다.
얼마 전 한국에서 ‘포괄적 차별금지법’이 국회에서 발의된 것에 대해 보수 기독교계를 중심으로 그 법이 통과되면 동성애를 거부할 수 없게 된다고 하며 크게 반대하는 소리가 나왔습니다. 코로나 초기에 신천지 사태가 터졌을 때 기독교 신문들이 신천지를 맹렬히 공격했고, 이태원 클럽 사태 때는 교회들이 노골적으로 동성애자들을 공격하고 정죄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런 여러 현상들을 통해, 일반 시민들의 눈에 개신교는 남들을 혐오하고 차별하는 집단으로 여겨지게 되었습니다.
이 점에서 한 지식인이 개신교를 향해 날카로운 지적을 했습니다. ‘차별 받지 않으려면 스스로 차별하지 말아야 한다. 다른 사람에게 존중 받고 싶으면 다른 사람을 존중해야 한다.’ 뼈아픈 말이지만, 우리가 새겨들어야 할 말이 아닌가 합니다.
또한 이 말도 마음에 많이 와 닿습니다. ‘정부에서는 기독교인들의 예배의 자유를 충분히 보장해주려고 노력하고, 기독교인들은 이웃들을 위해 대면예배를 스스로 자제하려 노력하면 좋겠다. 이 위기는 혐오와 차별과 분노의 선동이 아니라, 오직 존중과 이해와 상호협력을 통해서만 가장 성공적으로 극복될 수 있다고 믿는다. 적어도 이 위기 앞에서 우리는 하나가 되는 길을 찾아야 한다.’ 사실 이것은 크리스천들이 해야 할 말이 아니겠습니까? 정말 한국 교회를 위해 간절히 기도할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