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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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사태가 터진 이후 온라인 예배를 드리기 시작한 우리 교회는 원래 7월 5일부터 현장 주일예배를 재개하기로 계획했었습니다. 그런데 4월 말 이후 줄어들던 오하이오 확진자 수가 6월 중순부터 점점 늘어나기 시작하더니, 6월 말에는 하루에 천 명을 육박했습니다. 그러한 상황을 심각하게 생각한 당회에서는 현장 예배 재개를 8월 2일로 변경한 바 있습니다.
그때가 되면 조금 더 안전해지리라 기대하면서 한 달을 연기했던 것인데, 안타깝게도 예상이 완전히 빗나갔습니다. 오히려 7월 들어 미국 전역에서 그리고 오하이오에서 확진자 수가 매일 기록을 갈아 치우며 무서운 속도로 증가했습니다. 17일에는 오하이오에서 확진자가 1,600명이 넘었고 지난 금요일(24일)에는 1,500명, 어제(25일)도 1,400명이 넘는 등, 오히려 봄에 비해 3~5배나 늘어났습니다.
그런데 전문가들에 의하면 가장 중요한 수치는 검사자 대비 확진자 수라고 합니다. 그것이 2% 이하가 되어야 괜찮은 편이라고 하는데, 현재 오하이오는 그 비율이 6%로서 높은 편입니다. 그래서 주지사는 지난 23일(목)부터 오하이오 주 전체에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는 행정명령을 내렸습니다.
이렇듯 확진자가 오히려 지난봄보다도 훨씬 더 많이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교회 현장 예배를 바로 재개하기보다는 한 달을 더 기다려보는 것이 좋겠다는 판단 아래, 당회에서는 다시 현장 예배 재개 날짜를 9월 6일로 연기하게 되었습니다.
코로나 사태가 생각보다 훨씬 장기화되는 가운데, 답답하다고 해서 무모하게 밖으로 마구 돌아다니는 일은 당연히 삼가야겠지만, 그렇다고 두려움에 빠져 아무것도 못하고 무기력하게만 있어서도 안 되겠습니다. 그래서 이 상황에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아이디어를 모아보면 좋겠는데, 여기 몇 가지 아이디어가 있습니다.
먼저, 온라인 목장 모임이라도 최대한 원래 목장과 비슷하게 해보려는 시도가 필요하겠습니다. 매주는 힘들겠지만, 그래도 가끔은 식사를 하면서 서로 화면을 보며 모임을 해보는 겁니다. 식사가 힘들면 디저트라도 먹으면서 모임을 해보십시오.
어떤 교회에서는, 각 가정이 매주 돌아가며 음식을 해서 다른 가정들에게 배달을 한 후 화면 앞에서 같이 먹으며 모임을 시작하는 목장도 있다고 합니다. 그렇게 해보니까 기존에 모이던 목장에서 나누는 정을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었다는 겁니다. 또 다른 목장은 똑같은 메뉴를 정하여 각자 음식을 만든 다음 화면 앞에서 먹으며 했더니, 서로 상대방 것이 더 맛있겠다는 등 대화가 활발해졌다고 합니다.
함께 범위를 정해놓고 성경을 읽거나, 신앙서적을 같이 구입하여 한 주에 한두 장씩 함께 읽으며 느낀 점을 나누거나, 목장식구들이 한 주씩 돌아가며 자기 신앙에 대한 글을 써서 발표하는 시간을 가지는 곳도 있습니다. 간증이나 수필 형식으로 자기 신앙을 정리해보는 기회가 되고, 목장식구들에게 도전도 된다고 합니다.
평일 새벽기도에 본당에 와서 기도하는 교우님들이 네다섯 분 정도 계십니다. 토요새벽예배와 주일예배 때는 장로님들이 교회를 지키고(?) 계십니다. 함께 모여 예배를 드리지는 못하지만, 본당이 널찍하고 평일에는 아무도 없으므로, 원하는 시간을 정하여 오셔서 기도의 시간을 가지는 것도 좋겠습니다. 교회에서 기도하면 아무래도 느낌이 다릅니다. 혹시라도 누가 있을 경우, 마스크 착용을 잊지 마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