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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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개월의 코로나 사태 동안 수많은 사건들이 일어났고 여러 가지 말들도 정말 많았습니다. 요즘은 SNS가 발달하여, 어떤 사건이 일어났다 하면 수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의견을 즉시 표현하는 것을 봅니다. 신문 기사에 달리는 수많은 댓글들을 보면 의견들이 극과 극을 달리고, 페이스북(Facebook) 같은 SNS에 올라오는 글들을 보아도 같은 사건을 놓고 의견이 완전히 다른 경우가 많습니다.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를 믿고 따르는 그리스도인으로서 이런 일들에 대해 어떤 입장을 가져야하겠습니까? 무엇보다 감정적으로 반응하면 안 되겠고, 모든 것을 성경적 관점으로 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렇다면 어떤 것이 성경적 관점이겠습니까?
성경 전체를 요약하면 하나님과의 사랑의 관계, 그리고 이웃과의 사랑의 관계입니다. 결국 사랑이 핵심인데, 어떤 일이 벌어지든지 사랑의 관점으로 보는 것, 다시 말해 주님의 마음으로 대하는 것이 그리스도인의 올바른 자세라는 말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가장 피해야 할 것이 조롱이나 비아냥거리는 태도입니다. 특히 자기가 싫어하는 사람에게 안 좋은 일이 일어났을 때 ‘꼴좋다’고 하면서 조롱하거나, 반대로 그 사람의 일이 잘 풀릴 때는 ‘건방이 하늘 높은 줄 모른다’는 식으로 비아냥거린다면, 그런 것은 그리스도인으로서 분명히 잘못된 태도입니다.
그런데 그 반대도 있으니 조심할 필요가 있습니다. 유명한 비평가 A가 있는데, 자신이 지지하는 정치인들을 향하여 또 다른 유명한 비평가 B와 C가 조롱하고 비아냥거리는 글을 쓴 것에 대해 잘못된 태도라고 지적하는 글을 올렸습니다. 그러자 중도적 입장의 또 다른 비평가 D는 조롱과 비아냥거림에 대한 A의 비판에는 공감하지만, 그럼에도 A의 글에 대해 불편함을 느낀다고 쓴 것을 보았습니다.
그 이유는 이렇습니다. A는 ‘상대편’에 있는 사람들을 향해 차마 듣기 힘들 정도의 욕과 부당한 조롱이 쏟아질 때는 아무 말도 안 하다가, 소위 ‘자기편’에 대해 조롱한 것에 대해서는 즉시 지적하며 비난하는 이중적 태도를 보였기 때문입니다. 특히 자신이 지지하는 정치인이 저지른 잘못에 대해 조롱하는 태도는 잘못이라고 지적하면서도, 정작 그 잘못 자체에 대해서는 침묵했다는 것입니다.
편에 따라 관용적이기도 하고 엄격하기도 하며, 편에 따라 침묵하기도 하고 비판하기도 하는 이중 잣대가 바로 ‘진영논리’이고 ‘선택적 비판’입니다. 자기편은 잘못을 해도 그 정도는 크게 문제가 아니라며 넘어가주고, 상대편이 똑같은 잘못을 하면 죽일 듯이(?) 달려들어 물어뜯는 것입니다.
자기편은 뭘 해도 괜찮고 상대편은 뭘 해도 잘못됐다고 하는 진영논리는 아주 위험합니다. 그것은 우리 내면을 갉아먹는 바이러스와도 같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자기편을 위하는 길이 아니라 오히려 망가뜨리는 원인이 됩니다.
이러한 일들을 보며 역시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랑임을 다시금 깨닫습니다. 무엇이든 사랑으로 대한다면 문제가 생기지 않을 것입니다. 나와 반대쪽에 있는 사람에 대해 조롱하거나 비아냥거리는 게 아니라 긍휼히 여기며 품어줄 줄 아는 마음, 또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라고 무조건 편드는 게 아니라 잘못이 있으면 진리의 말씀으로 고쳐주며 바른 길로 이끌어줄 줄 아는 지혜와 용기가 필요합니다. 그것이 사랑입니다. 진영논리에 빠지지 않고, 매일 사랑으로 살아갈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