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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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교회는 코로나 사태로 인하여 5개월 이상 온라인 예배를 진행해오고 있는데, 드디어 다음 주일부터는 현장 예배가 재개됩니다. 하지만 여전히 코로나바이러스의 위험이 큰 상황이기 때문에 예배당 인원을 30명으로 제한하게 됩니다.
그 동안 교계 신문 등을 통해 ‘예배당에 모여서 드리는 예배가 진정한 예배’라는 말을 종종 접했는데, 충분히 이해가 되는 말입니다. 하지만 사실 한국 교회는 그 동안 평상시에도 수없이 많은 비대면 예배를 드려왔습니다. 라디오 방송, 카세트테이프, 예배 CD나 DVD, 케이블 또는 위성 티브이 방송, 인터넷 방송, 유튜브 등으로 예배와 설교 방송을 수없이 해왔고 지금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제 와서 비대면 예배는 제대로 된 예배가 아니라고 한다면, 지난 수십 년간 그런 예배들을 인도한 목회자들과 거기에 참여한 성도들은 예배자가 아니었다는 말이 되고 맙니다. 또한 지금도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인터넷으로 비대면 예배를 드리는 성도들 역시 예배자가 아닌 것이 됩니다.
어떤 사람들은 ‘한국 교회가 한 번도 예배당에서의 예배를 중단한 적이 없다.’라고 하는데, 사실은 비상시에 예배당에서의 예배가 중단된 적이 많았습니다. 1919년 3월 1일 토요일에 만세 시위를 벌이고 체포된 그리스도인들은 3월 2일 주일 예배를 유치장에서 드렸고, 그 후 어떤 이들은 3개월, 어떤 이들은 2년 동안 예배당에서 예배를 드리지 못했습니다.
1941~45년에 수많은 교회들이 폐쇄되었고 심지어 전쟁물자 보관이나 사무실로 사용되기도 했는데, 그때 성도들은 가정이나 야외에 모여 울면서 예배드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1950년 한국전쟁이 터졌을 때도 수도권의 교회들은 당연히 예배당에서 예배를 드리지 못했고, 피난 가서도 예배당에서 예배드리는 것이 쉽지 않았습니다.
물론 평상시에는 우리가 예배당에 함께 모여 드리는 ‘공 예배’가 우리 신앙에 아주 중요합니다. 교회에 올 수 있는데도 안 오고 적당히 인터넷으로 예배를 드리겠다고 한다면, 진정한 마음으로 드리는 예배라고 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그러나 지금과 같은 비상시에는 ‘예배당에서의 예배’에 목숨을 걸 것이 아니라 ‘참된 예배’에 목숨을 걸어야 합니다. 지금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예배당에서의 예배에 참석하든 집에서 온라인 예배에 참석하든, ‘참된 예배’를 드리는 것입니다.
이번 코로나 사태 때문에 인터넷이 되는 곳마다 예배당이 되었습니다. 참 놀라운 일입니다. 그러나 주의할 것이 있습니다. 집에서 인터넷으로 온라인 예배에 참석하거나 다른 곳에서 스마트폰 등으로 온라인 예배에 참석하게 될 때, 결코 그것이 자기 편리 위주가 되거나 자기합리화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다음 주일부터 현장 예배가 재개되는데, 아무래도 함께 같은 장소에 모여 예배를 드리면 마음 자세부터 달라질 것입니다. 그러나 예배당에 와 있다고 자동으로 참된 예배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전심으로 집중해서 예배드려야 합니다.
반면, 집에서 온라인 예배로 하면 아무래도 주의가 산만해질 수 있지만, 교회에 오지 못할 사정(시니어, 지병 있는 분, 어린 자녀 가진 분 등) 때문에 라이브영상예배로 드리는 분들은, 시간을 잘 지키시고, 예배 중 다른 일을 하지 않으며, 몸과 마음을 바로 하여, 여기 함께 하고 계시는 하나님께 전심으로 예배드리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