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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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번 <말씀의 삶>을 할 때마다 느끼는 것인데, 성경은 정말 하나님의 말씀이라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읽을 때마다 그 구성의 치밀함과 정교함에 놀라고, 약 1,600년에 걸쳐 쓰였는데도 처음부터 끝까지 내용이 일치하며 통하는 것에 또 놀랍니다.
얼마 전 수업 때 남유다의 멸망을 다루었는데, 바벨론은 유다 백성들을 세 번에 걸쳐 포로로 끌어갔습니다. BC 605년 예루살렘에서 뛰어난 사람들을 인질로 끌어간 것이 1차 포로이고, 그때 잡혀간 사람들 중 다니엘과 세 친구 같은 천재 소년들이 있었습니다. 바벨론은 정복한 나라들로부터 뛰어난 청소년들을 잡아와 바벨론식 민족 교육을 시킨 다음, 다시 그들을 자기 나라로 돌려보내어 친바벨론적 지도자로 세움으로써 속국들을 영원히 자기들 밑에 두려는 계획을 진행했던 것입니다.
그 후 바벨론은 BC 597년에 다시 유다에서 2차로 포로들을 잡아가는데, 당시 25세의 제사장이었던 에스겔을 비롯하여 여호야긴 왕을 포함해서 만 여 명의 왕족들과 귀족들을 끌고 갔습니다. 이것은 바벨론을 세계 최고의 도시로 만들기 위하여 거기에 도움이 될 만한 고급인력들을 잡아간 것입니다.
마침내 BC 586년에 예루살렘을 완전히 멸망시키고 비천한 자들만 남겨둔 채 사람들을 바벨론으로 다 잡아간 사건이 3차 포로입니다. 그때 바벨론은 예루살렘 성 전체를 초토화시키고 성전을 완전히 파괴한 뒤 성전 물건들을 다 가져갔습니다.
이처럼 수많은 사람들이 살육당하고 최고의 인재들이 포로로 잡혀가며 나라가 망해버린 상황에서 유다 백성에게 남은 것은 오직 절망뿐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렇게 암울한 시대에 밝은 빛을 비추며 나타난 믿음의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1차 포로 때 잡혀갔던 다니엘은 평생 하나님께 기도하며 영성과 지성과 정치력을 겸비한 최고 관리로 있으면서, 수십 년 동안 바벨론과 페르시아에 선한 영향력을 끼치며 살았습니다. 2차 포로 때 잡혀갔던 에스겔은 환상을 보고 예언자로 부르심을 받은 후, 백성들에게 바벨론에서 살아남아 후손들이 고향으로 돌아가게 해야 한다는 것을 열심히 설득하는 가운데, 마른 뼈의 환상과 성전에서 나오는 물의 환상을 전하며 소망과 회복을 선포했습니다.
다니엘과 에스겔 같은 신실한 사람들의 삶을 통해 1차 귀환과 성전 재건을 이끌었던 총독 스룹바벨과 제사장 예수아가 나왔고, 그들을 도왔던 학개와 스가랴 선지자들이 나왔습니다. 페르시아 왕비가 된 에스더가 나와서 목숨을 걸고 민족을 구했습니다. 또한 제사장 에스라 같이 위대한 학자 및 영적 지도자가 나와 2차 귀환을 이끌고 돌아가 영적 부흥을 일으켰고, 총독 느헤미야 같이 뛰어난 행정가 및 민족의 지도자가 나와서 3차 귀환을 이끌고 예루살렘 성벽 재건을 이루었습니다.
포로기 때 유다 백성은 바벨론에서 어느 정도 자유를 누리며 살았지만, 포로였기에 완전한 자유는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이 마치 우리에게 포로기 같다고 느껴집니다. 매일 그런대로 살고는 있지만, 바이러스로 불안한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바벨론 포로기는 절망과 어두움으로 가득한 시기였지만, 동시에 놀라운 믿음의 인물들이 나온 시기이기도 했습니다. 그러므로 힘든 시절이지만 우리가 코로나 시대의 다니엘이 되고 에스겔이 되어 매일 신실하게 믿음으로 나아간다면, 우리 믿음의 후배들과 자녀들 중에 우리를 통해 스룹바벨, 예수아, 학개, 스가랴, 에스더, 에스라, 느헤미야 같이 걸출한 믿음의 인물들이 나오지 않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