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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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열렸던 제91차 목회자를 위한 가정교회 컨퍼런스에 저와 제 아내가 참석했습니다. 그런데 다른 곳에 비행기를 타고 가서 참석한 게 아니라, 사상 처음 온라인으로 열린 컨퍼런스에 참석한 것입니다.
코로나 사태 때문에 지난 4월 컨퍼런스가 취소된 데 이어, 원래 이번 같은 날짜에 토론토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컨퍼런스도 모일 수 없었습니다. 캐나다 국경이 폐쇄된 데다, 이 시점에 비행기를 타고 가서 100명 이상 되는 사람들이 함께 모인다는 것은 실질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온라인으로 하게 되었습니다.
보통 컨퍼런스에 참석하면 개회예배, 삶 공부 강의, 조 모임, 저녁집회 등으로 진행됩니다. 특히 셋째 날에는 점심때부터 오후까지 함께 지역 관광을 하며 교제하는 시간도 갖습니다. 하지만 이번 온라인 컨퍼런스는 각자 집에서 인터넷으로 집회와 삶 공부와 조 모임밖에는 할 수가 없었습니다.
컨퍼런스를 계속해서 취소할 수는 없어서 사실 국제가정교회사역원에서 이번에 고육지책으로 온라인 컨퍼런스를 개최한 것인데, 생각 이상으로 너무 좋았고 많은 은혜를 받는 시간이었습니다. “이렇게도 컨퍼런스가 되네요.”라고 하며 좋아하시는 분도 보았는데, 아주 공감이 되었습니다.
물론 직접 만나 대화하며 교제할 수 없었던 점은 참 아쉬웠습니다. 반면 온라인의 장점도 있었는데, 지구 반대편에 있는 선교사님들도 참석할 수 있었다는 점입니다. 저의 조에는 카자흐스탄 선교사님과 우크라이나 선교사님이 조원으로 참석하셨는데, 시차 때문에 각자 사역지에서 거의 밤을 새우다시피 하셨습니다. 정말 신실하게 사역하시는 이야기를 들으며 큰 도전과 감동을 받을 수 있어 감사했습니다.
이번 컨퍼런스를 통하여 코로나 시대 가정교회 사역에 대해 좋은 말씀들을 많이 들었는데, 무엇보다 이 상황에서도 VIP들을 찾는 노력이 계속 되어야 한다는 도전이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사실 코로나 시대에 VIP 분들을 어떻게 만나고 섬기며 목장과 교회로 인도할 수 있을지 막막했는데, 온라인으로 하는 목장이 오히려 기회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물론 그 전에 관계를 세우는 것이 필요합니다. 전혀 관계가 없는 상태에서 VIP가 온라인 목장에 들어온다는 것은 거의 어렵습니다.
우리뿐 아니라 대부분의 교회들이 온라인으로 목장을 하고 있는데, 평소에 관계가 잘되어 있는 경우에는 어느 정도 오래 갈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온라인 목장에 대한 피로도가 높아지게 됩니다. 그래서 한 달에 한 번 정도는 목장이 직접 대면하여 만나는 방안을 찾아보면 좋겠습니다. 현장예배도 그렇습니다. 아무래도 사람은 얼굴을 보고 만나야 관계가 세워지고 이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고위험군에 속하신 분들은 무리하시면 안 되고, 다른 분들도 아직 집에서 식사하며 만나기는 힘들겠지만, 가까운 학교 주차장이나 공원이나 교회 친교실에서 만날 수도 있고, 도시락을 싸서 거리를 두고 앉아 먹으며 만날 수도 있습니다. 또는 온라인 목장을 계속 하는 가운데 한 달에 한 번 특별활동을 할 수도 있겠습니다.
어떤 식으로든 자신의 목장에 맞는 방법을 찾아보시면 좋겠습니다. 핵심은, 이 코로나 시대에 뭐라도 해보자는 것입니다. 훗날 하나님께서 코로나 시대에 뭘 했느냐고 물으시면 척 대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며 나아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