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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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에도 몇 번 소개해드린 적이 있는 시카고안디옥교회 곽성룡 목사님께서 최근에 또 좋은 글을 쓰신 것을 보았습니다. 그것을 정리하여 여기에 함께 나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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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몇 달 간 스태프들과 함께 <Simple Church>(단순한 교회)라는 책을 공부했는데, 서론에 “Pastor Rush(서둘러 목사)”라는 분이 나옵니다. 그가 한 컨퍼런스에 참석한 뒤 비행기를 타고 집으로 돌아오던 중, 강의 내용을 다시 음미해 보고 싶어서 자신의 노트북 컴퓨터를 엽니다. 그런데 그 주간에 있을 회의, 상담, 심방, 지역 행사, 설교 준비 등이 생각나서 부담을 느끼고 노트북을 닫고 맙니다.
그때 옆 사람의 무릎 위에 놓인 “단순함”이란 광고 문구가 그의 눈에 들어오는데, 이 책의 내용은 그때부터 ‘단순한 회사’와 ‘단순한 교회’들에 대한 이야기가 계속 전개됩니다. 그 이야기를 정리해보면 이렇습니다.
세상은 점점 복잡해지고, 정보는 다 다룰 수 없을 정도로 많아지며, 기술의 발달은 상상을 초월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그럴수록 사람들은 오히려 “단순한 것”을 찾는다는 것입니다. 그 대표적인 예가 구글(Google)입니다. 구글은 모든 인터넷 검색엔진들 중 75%를 차지합니다. 그것은, 야후(Yahoo)나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의 검색 엔진 홈페이지가 수백 가지의 단어들로 되어 있어 아주 복잡한 반면, 구글 홈페이지는 20글자도 나오지 않는 아주 단순한 모습이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그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교회도 그처럼 단순해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교회에서 무엇보다 힘써야 할 일은 ‘제자를 만드는 일’입니다. 그런데 이 시대 교회들은 다른 여러 프로그램들을 돌리기에 바빠서, 가장 중요한 제자 만드는 일이 아닌 다른 일들로 성도들을 바쁘게 만든다는 것입니다. 교회 안의 여러 일들이 서로 연관성 없이 복잡해졌고, 프로그램마다 교회 안의 제한된 시간과 자원을 서로 차지하려고 경쟁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영혼 구원하여 제자 만드는 데 사용되어져야 할 에너지가 낭비되고 실제로 한 명의 제자도 제대로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2008년 초에 스타벅스(Starbucks)가 어려움을 겪게 되었습니다. 그때 하워드 슐츠(Howard Schultz) 회장은 유럽을 여행하면서 카페들을 방문하여 커피를 만드는 바리스타를 관찰했습니다. 그들은 커피를 내릴 때 자신의 영혼을 커피에 쏟아 붓는 것처럼 일했습니다. 그런데 당시 스타벅스의 바리스타들은 그런 열정은 없이 몸만 움직이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된 원인을 생각해보니, 스타벅스가 한창 번성할 때는 바리스타의 온 정성이 커피 하나에 집중되었는데, 음식의 종류가 더해지고 음악이 더해지면서 스타벅스의 초점이 나뉘게 된 것입니다. 그래서 커피의 질이 떨어지며 내리막길로 접어들게 되었습니다. 결국 슐츠 회장은 극단의 조치를 취하여, 손해를 감수하고라도 하루 날을 잡고 전국 7천여 개 스타벅스 상점들의 문을 3시간 동안 닫았습니다. 그리고 모든 직원들에게 회사의 본질이었던 커피 만드는 일을 다시 훈련시켰습니다.
한국 교회가 표류하고 있습니다. 구원의 복음으로부터 멀어지고 있습니다. 교회가 세상을 구하려고 하기 전에 먼저 자신을 구원하라는 비난을 받고 있습니다. 교회가 다시 살아나려면 우리가 먼저 제자가 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영혼을 구원하여 제자를 만드는 원래의 사명에 초점을 맞추어야 합니다. 우리 교회는 건물이나 사람들을 관리하고 유지하는 데에만 빠지지 않고, 목장마다 VIP들을 찾아 섬기며 영혼 구원하고 제자 만드는 일에 최선을 다하게 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