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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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18일부터 25일까지 오리건 주의 포틀랜드(Portland, OR)에서 미국장로교의 제222차 총회가 열렸습니다. 이번에는 예년과 달리 아주 특별한 안건은 없었지만, 첫 날 어처구니없는 일 하나가 발생했습니다. 이미 교계신문 등을 통해 소식을 접한 분들도 계실지 모르겠는데, 이 점에 대해 정확히 알려드리기 원합니다.
첫 날 개회예배 후 본회의에 들어가기에 앞서 기도를 드릴 때, 지난 올랜도 총격 사건과 같은 비극이 다시 일어나지 아니하도록, 또 팔레스타인 지역과 세계 평화를 위해서, 유대인 랍비와 무슬림 커뮤니티 지도자가 초청되었습니다. 미국장로교 총회는 오래 전부터 이렇게 지역사회의 지도자들을 초청해서 종교 및 인종간의 화해와 화합을 위해 노력해왔기 때문에, 이것은 사실 특별한 일이 아니었습니다.
특히 요즘처럼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의 테러 공격으로 인하여 사회적인 불안과 분쟁이 발생하는 때에, 그러한 갈등을 없애고 화해와 화합의 사회로 만들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써 유대교 랍비와 무슬림 지도자를 초청한 것입니다. 그들의 입을 통하여 자신들과 같은 이념을 가진 사람들을 대변해서 평화의 메시지를 전한다는 좋은 의도를 가지고 그런 순서가 마련된 것입니다.
그런데 바로 그때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무슬림 지도자가 이슬람계를 대표하여 인사를 했을 뿐 아니라 어처구니없게도 “In the name of Allah”라고 하면서 알라의 이름으로 기도를 한 것입니다. 갑자기 크리스천 모임에서 이슬람식 기도를 듣게 된 총대들과 방청객들은 굉장히 당황하며 불쾌함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그 회의 후 한인 총회대표(총대, commissioners)들은 이에 대해 공식적인 항의와 함께 사과를 요구하는 편지를 작성하여 다른 총대들의 서명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넷째 날인 화요일 밤까지 25명(한인 13명, 미국인 12명)의 총대들의 서명을 받아 총회 사무실에 공식적으로 접수시켰습니다. 이에 총회 사무실은 이 편지를 총회 절차의 ‘정식 항의’로 간주하여 긴급히 해당 위원회를 소집해서 항의 서한의 심각성을 의논하게 되었고, 사건의 진상을 알아본 결과 그 무슬림 지도자가 사전에 총회에 제출한 원고에는 없는 내용을 즉흥적으로 기도한 것이 드러났습니다.
그 조사 결과에 따라 총회서기장은 바로 그 당일(수요일) 오후부터 시작되는 첫 본회의 때, 이 점에 있어서 준비위원회 측의 실수가 있었던 것을 인정하고 무슬림 지도자의 행동으로 인하여 상처를 입은 총대들과 참석자들에게 공식 사과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총회 지도부에서는 항의 서한에 대해 회의를 할 때 그 편지의 내용을 아주 심각하고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다루었으며, 앞으로 총회에서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할 것을 결의했다고 합니다.
이번 무슬림 지도자가 미국장로교 총회에서 알라의 이름으로 기도했다고 한 것이 일부 언론에 의해 알려지면서, 마치 미리 준비된 각본에 따라 이루어진 것처럼 보도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다른 한인 교단들은 마치 이것이 기회인 것처럼 미국장로교 소속 교회들을 공격하는 일이 또 벌어졌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무슬림 지도자 한 사람의 돌발적인 행동에 의하여 일어난 사건임을 다시 한 번 알려드립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로 이러한 분위기가, 오래 전 조선에 선교사를 파송하여 복음을 전해주었고 또 우리 교회가 소속된 미국장로교의 영적 현실입니다. 우리는 안타깝고도 긍휼히 여기는 마음으로, 우리 교단이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또 교단 소속 한인 교회들이 미국장로교 내에서 주님의 은혜와 진리를 드러내는 역할을 잘 감당해낼 수 있도록 기도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