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편지

HOME > 설교와칼럼 > 목회편지

지난주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한국 방문을 잘 마치고 돌아왔습니다. 5일 사이에 태평양을 비행기로 두 번 건너는 일정이라 약간 무리가 되지는 않을까 염려되는 부분이 있었지만, 여러분의 기도 덕분에 큰 어려움 없이 건강하고 안전하게 잘 다녀올 수 있어서 감사드립니다.

 

제가 가족 이민으로 미국에 온 1986년 이후 38년 동안 한국을 방문한 적이 그리 많지 않은데, 세어 보니 이번이 열한 번째였습니다. 처가가 한국에 있기에 그 정도라도 간 것이지, 양가가 모두 미국에 있었다면 아마도 거의 나갈 일이 없었을 것입니다. 그래도 이전에 한국에 갔을 때는 아무리 짧아도 일주일이 채 안 되게 머물렀던 적은 없었는데, 이번에는 단 4일만에 돌아왔습니다. 어머니 유골 안장식이라는 목적이 확실했고, 그 날짜와 시간이 정확하게 잡혀 있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지난 월요일 이곳을 떠나 애틀랜타로 가서 비행기를 갈아타고 한국으로 향했는데, 이전에는 미국 동부에서 한국으로 가는 비행시간이 14시간 정도였지만 이번에는 16시간 가까이 걸렸습니다. 지난 2022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가 국제 제재 아래 놓이게 됨에 따라, 미주에서 한국으로 가는 비행기들이 러시아를 지나는 북극 항로를 이용하지 못하게 되었고, 그 결과 이제는 그보다 약간 남쪽으로 비행하게 되어 약 2시간 정도 비행시간이 늘어나게 된 것입니다.

 

그래서 요즘은 애틀랜타, 뉴욕, 보스턴, 디트로이트 등에서 한국으로 가는 비행시간이 16시간 가까이 걸립니다. 비행기에 타서 기장의 안내방송을 들으니, 정확하게는 15시간 45분 걸린다고 했습니다. 콜럼버스처럼 직항이 없는 도시에 살면 환승 시간까지 합쳐서 한국으로 갈 때는 약 20시간, 돌아올 때는 약 18시간 정도 걸립니다. 러시아 덕분에(?) 이번 한국 방문 시 역대 최장 비행시간을 기록했습니다.

 

한국에 도착해서 머물던 곳은 학창 시절에 많이 지나다니던 서초동이었는데, 이제는 높은 빌딩들이 많이 세워지고 풍경도 크게 바뀌어서 어디가 어딘지 잘 알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몸은 피곤해도 옛 생각이 나서, 저녁 식사 후 잠시 근처를 걸으며 옛 추억에 잠기기도 했습니다.

 

도착한 다음 날인 지난 수요일(13)에는 국립서울현충원 제2충혼당 아버지 유골함 자리에 어머니 유골함을 합장함으로써 모든 장례 절차가 공식적으로 마무리되었습니다. 이번에는 가족들만 10여 명 참석한 가운데 저의 인도로 하관 및 추모예배를 드렸습니다. 저와 동생은 이미 3개월 전 장례를 치르고 와서 담담했지만, 이모와 외숙모가 어머니 영상을 보시며 크게 슬퍼하고 눈물을 흘리시는 모습에 코가 절로 찡해졌습니다. 그래도 어머니의 생애를 돌아보며 감사했고, 지금은 저 영원한 천국에서 영광과 기쁨 중에 살고 계실 어머니를 생각하며 함께 위로를 나누었습니다.

 

목요일에는 지난주 병원에 다시 입원하신 장모님을 찾아뵈었는데, 치매 증상이 있으신데도 저를 보시자마자 아유, 이 서방!” 하며 반가워하셔서 감사하고 기뻤습니다. 사위가 멀리 미국에서 온 것을 아시는지 눈물을 글썽하시는데, 이제 양가 부모님 중 장모님만 남으셨기에 그런 모습을 뵈면서 마음이 더 애틋해짐을 느꼈습니다.

 

금요일 아침 인천공항에서 댈러스행 비행기를 타고 왔는데 12시간 정도 걸렸고, 갈아타는 시간까지 총 18시간 걸렸습니다. 지금까지의 한국 방문 중 비행시간은 가장 길었고 방문 시간은 가장 짧았지만, 아주 의미 있는 방문이었기에 감사합니다.

 

 
 

Pastoral_Letter_982_11-17_2024-43.jpg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 #982: 역대 최장 시간의 비행과 최단기간의 한국 방문 (11/17/2024) file admin_p 2024.11.17 18
628 #981: 공교롭게도 3년 연속 이맘때 해외로 출타합니다 (11/10/2024) file admin_p 2024.11.10 32
627 #980: 자녀에게 지는 부모가 되면 안 된다? (11/03/2024) file admin_p 2024.11.03 21
626 #979: 진정한 종교개혁 (10/27/2024) file admin_p 2024.10.27 48
625 #978: 무엇을 하든지 가장 중요한 것은 진실한 마음입니다 (10/20/2024) file admin_p 2024.10.20 52
624 #977: 진정한 부흥을 사모하며 (10/13/2024) file admin_p 2024.10.13 63
623 #976: 허리케인 헬린 기도문 Hurricane Helene Prayer (10/06/2024) file admin_p 2024.10.06 78
622 #975: 무엇이 진짜 중요한지를 분별하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09/29/2024) file admin_p 2024.09.29 67
621 #974: 안전과 긍휼 사이의 고민 (09/22/2024) file admin_p 2024.09.22 74
620 #973: 이번에도 역시 감동과 도전이 있는 컨퍼런스였습니다 (09/15/2024) file admin_p 2024.09.15 87
619 #972: 그리움 가운데 천국을 더욱 사모하게 됩니다 (09/08/2024) file admin_p 2024.09.08 95
618 #971: 슬프면서도 감사합니다 (09/01/2024) file admin_p 2024.09.01 79
617 어머니의 소천과 장례 (08/18/2024) admin_p 2024.08.18 154
616 #970: 생각보다 상황이 복잡하고 심각해졌습니다 (08/11/2024) file admin_p 2024.08.11 142
615 #969: 한 치 앞을 모르는 우리 인생 (08/04/2024) file admin_p 2024.08.04 109
614 #968: 지난주는 노회 일들로 바빴습니다 (07/28/2024) file admin_p 2024.07.28 85
613 #967: 결과보다 중요한 것은 과정 (07/21/2024) file admin_p 2024.07.21 109
612 #966: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07/14/2024) file admin_p 2024.07.14 158
611 #965: 이번 미국장로교 총회, 최악은 피했다 (07/07/2024) file admin_p 2024.07.07 216
610 #964: 권력을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악인들 (06/30/2024) file admin_p 2024.06.30 144


9480 S. Old State Rd, Lewis Center, OH 43035 / Tel: (614) 433-7155 / E-mail: kpccoh@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