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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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의 초등학교 동창 중에 책을 많이 읽는 친구가 있는데, 얼마 전 자기 페이스북(Facebook)에 <중간사 수업>이라는 책을 읽는다는 글을 올렸습니다. 저도 흥미가 생겨 그것을 찾아보다가 그 책의 저자가 <교회교육연구소>라는 유튜브 채널을 운영한다는 것을 알게 되어 요즘 그분의 강의 영상들을 보면서 구약 시대와 신약 시대 사이에 일어났던 일들과 성경과의 연관성에 대해 들으며 큰 유익을 얻고 있습니다.
그중 무엇보다 ‘헤롯’ 가문에 큰 관심이 갔습니다. 신약 성경에 헤롯이라는 이름으로 3명이 등장합니다. 첫째는 예수님 탄생 때 유대인의 왕이었던 헤롯(대왕)이고, 둘째는 세례 요한을 죽인 헤롯(안디바)이며, 셋째는 사도행전 12장에서 사도 야고보를 죽이고 나중에 벌레에 먹혀 죽은 헤롯(아그립바 1세)입니다.
성경에 헤롯이라는 이름으로는 나오지 않지만, 마태복음 2장에서 헤롯 대왕이 죽은 후 유대 왕이 된 아켈라오는 헤롯 아켈라오이고, 사도행전 25~26장에서 사도 바울을 만난 아그립바는 헤롯 아그립바 2세입니다. 또한 헤롯 가문에 2명의 빌립이 등장하는데, 헤롯 안디바의 “동생 빌립”(마태복음 14:3)으로 나오는 사람은 헤롯 대왕의 세 번째 부인의 아들 헤롯 빌립이고, “이두래와 드라고닛 지방의 분봉 왕”(누가복음 3:1)으로 나오는 빌립은 다섯째 부인의 아들인 또 다른 헤롯 빌립입니다.
아켈라오와 헤롯 안디바는 서로 친형제로, 헤롯 대왕의 네 번째 부인이 낳은 아들들이었습니다. 유대인이 아닌 이두매(에돔) 사람이었던 헤롯 대왕은 유대인 혈통에 대한 열등감이 있었는데, 그래서 두 번째 부인으로 하스몬 왕가 출신의 유대인과 결혼했습니다. 그녀의 차남의 아들이 바로 헤롯 아그립바 1세인데, 놀랍게도 세례 요한을 미워해서 죽이도록 만든 헤로디아가 그의 누나이며, 그의 아들은 헤롯 아그립바 2세입니다. 그들은 헤롯 집안에서 흔치 않게 유대인 혈통인 사람들입니다.
헤로디아는 원래 헤롯 대왕의 셋째 부인이 낳은 헤롯 빌립과 결혼했는데, 그는 분봉왕도 못 받을 정도로 권력에 관심도 없고 권력 밖으로 밀려난 사람이었습니다. 그러던 차에 헤롯 안디바가 로마로 가다가 헤로디아를 만나는데, 친형제인 아켈라오와 권력을 놓고 싸울 정도로 권력욕이 강한 헤롯 안디바와 야심가인 헤로디아는 서로가 마음에 들어 결국 자신의 배우자와 이혼하고 부정한 결혼을 하게 됩니다. 바로 그것을 지적하다가 세례 요한이 헤롯 안디바에 의해 참수형을 당한 것입니다.
헤롯 안디바의 생일 파티 때 헤로디아의 딸이 춤을 추어 헤롯을 기쁘게 했는데, 그때 헤롯이 무엇이든 주겠다고 맹세하자 헤로디아가 딸을 사주하여 세례 요한의 머리를 소반에 얹어 달라고 시킵니다. 성경에 이름이 나오지 않는 그 소녀의 이름은 살로메이며, 헤롯 대왕의 다섯째 부인의 아들이자 그녀의 아버지와 이름이 같은 헤롯 빌립(분봉왕)과 나중에 결혼하게 됩니다. 그런데 이것은 할아버지가 손녀뻘과 결혼한 것이니, 그렇지 않아도 이미 복잡한 이 집안은 도대체 서로 촌수가 어떻게 되는 것입니까? 정말 복잡한 콩가루(?) 집안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들이 이렇게 한 것은 성적 음란함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권력을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그들의 광기 때문입니다. 헤롯 안디바도, 분봉왕 헤롯 빌립도 각각 유대인 혈통인 여자들(헤로디아와 살로메)과의 결혼을 통해 권력을 차지하는 데 유리한 위치를 확보하려 한 것입니다. 권력을 차지하기 위해서라면 무슨 짓이든 마다하지 않고 행하는 그들을 가리켜 성경은 악인이라고 선언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