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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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부터 금요일까지 제가 잠시 한국을 방문하게 됩니다. 지난 8월 14일에 돌아가신 어머니의 유골 안장식을 위해 나가게 되었습니다. 어머니가 돌아가실 때 동생과 상의한 끝에, 2년 전 국가유공자로 국립서울현충원에 안장된 아버지의 유골 옆에 어머니의 유골을 합장하기로 결정해서 그렇게 된 것입니다.
공교롭게도 3년 연속 이맘때 출타하게 되었는데, 그것도 해외로 나가게 되었습니다. 재작년 9월부터 외국인 방문자에 대한 한국의 코로나 격리 조치가 해제되면서 아버지가 돌아가신 지 2년 만인 2022년 10월 말에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유골 안장식을 할 수 있었고, 그래서 그때 잠시 한국에 나갔다 왔습니다.
사실 그때를 생각하면 어머니에 대한 기억을 떠올리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당시 몸 상태가 좋지 않으셨음에도 “내가 죽기 전 마지막으로 한국에 꼭 가보고 싶다.”라고 하셨던 어머니의 간절한 소원을 외면할 수 없어서, 어머니가 사시는 로스앤젤레스로 제가 가서 모시고 나가기로 했었는데, 출발 이틀 전 어머니가 코로나에 걸리시고 폐렴도 생기시는 바람에 병원에 입원하셔서 못 가시고 제가 혼자 나갈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때 원래 계획은 유골 안장식 이후 어머니가 가기를 원하시는 곳과 만나기를 원하시는 사람들에게 제가 모시고 다니려고 2주를 잡았는데, 어머니가 못 나가시게 되었기에 일정을 줄여서 일찍 엘에이로 들어와 퇴원하신 어머니 곁에서 며칠 돌봐드리다 왔습니다. 결국 어머니는 한국에 다시 나가지 못하시고 지난 8월 돌아가셨고, 그런 어머니의 유골 안장식을 위해 이번에 또 한국을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2년 전 한국을 나갔을 때는 7년 만에 간 것이었는데, 이번에는 2년 만에 가게 됐습니다.
작년 이맘때는 프랑스 파리에 한 학기 교환학생으로 가 있던 아들 은우를 방문하기 위해 일주일 정도 출타했습니다. 멋진 풍경의 도시 이곳저곳을 다니고, 밤이 되면 한 시간마다 번쩍번쩍 화려한 불빛 쇼를 보여주던 에펠탑을 보면서 그 아름다움에 감탄했는데, 그때가 벌써 1년 전이라니 시간이 참 빠르게 흐름을 실감합니다.
재작년 한국을 다녀올 때는 주일을 두 번 빠졌고 작년에는 한 번 빠졌는데, 이번에는 더 짧은 5일 일정으로 주중에만 다녀오게 됩니다. 지금 주일에 <생명의 삶> 공부가 진행되는 데다, 이번 일정을 잡을 당시에는 영어권 목사님이 떠난 상태라서 제가 영어예배까지 인도하느라 주일을 빠질 수 없다고 생각되었기 때문입니다.
내일(월) 아침 이곳을 떠나 한국시간으로 화요일 오후 늦게 도착하고 금요일 아침 그곳을 떠나 콜럼버스로 돌아오게 되니까, 이번에는 3박 5일로 가게 되는 셈입니다. 계산해 보니까 한국에 머무는 시간이 67시간 정도이고, 가고 오는 비행시간이 37시간 정도 됩니다. 그러니 어떻게 보면 비효율적으로 느껴질 수 있고 무리가 되는 일정이기도 하지만, 어머니 형제들인 이모와 삼촌들과 함께 어머니 추모예배를 드리며 끝까지 잘 마무리하는 게 좋겠다고 결론을 내리고 나가기로 한 것입니다.
부모님과 저와 동생이 미국으로 가족 이민을 온 날이 1986년 11월 13일입니다. 그런데 이번 어머니 유골 안장식 날짜가 11월 13일로 잡혔습니다. 그래서 고국을 떠난 지 정확히 38년 만에 이번 안장식을 하게 된 것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짧은 시간에 급히 다녀와야 하기에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긴 비행과 바쁜 일정 중에서 모든 일을 잘 감당하도록, 또 건강과 안전을 지켜주시도록 기도해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