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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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순절의 마지막 주를 "고난주간"(Passion Week)이라고 부릅니다. 공생애의 마지막 한 주 동안 무엇을 하셨는지 주님의 행적을 정리해보면 도움이 되므로, 오늘은 예수님의 고난주간 동안의 행적을 간단히 정리해봅니다.
고난/종려 주일(Passion/Palm Sunday): 예수님이 예루살렘에 입성하신 주일로서, 오늘이 바로 그 날이자 고난주간이 시작되는 날입니다. 주님께서 나귀새끼를 타고 예루살렘에 입성하실 때 군중들이 종려나무 가지를 손에 들고 흔들며 "호산나 다윗의 자손이여 찬송하리로다 주의 이름으로 오시는 이여 가장 높은 곳에서 호산나"(마태 21:9) 하고 외치면서 환호한 날이라고 하여 "종려주일"이라고 부릅니다. 몇 년 전부터 우리 미국장로교에서는 전통적인 "종려주일"에 '고난(passion)'이라는 단어를 추가하여 그 의미가 더욱 분명해지도록 했습니다.
월요일: 주님께서 예루살렘 성전을 정결하게 하신 날입니다. 거룩한 하나님의 성전이 돈벌이의 장소로 변질된 것을 목격하신 예수님은, 장사하는 자들의 상을 둘러엎으시고 그들을 쫓아내시며 "너희는 성전을 강도들의 소굴로 만들어버렸다" 하고 야단치셨습니다. 또한 주님은 이 날 아침 예루살렘으로 오는 길 가의 열매 없는 무화과나무를 저주하심으로써, 잎사귀만 무성하고 열매는 전혀 없었던 유대인들의 위선을 지적하며 경고하셨습니다.
화요일: 아침 일찍부터 예루살렘 성전에 나와 하루 종일 사람들을 가르치시며 유대인들과 치열하게 논쟁하신 날입니다. 한 율법사가 예수님을 시험하기 위해 "율법 가운데 어느 계명이 중요합니까?"라고 묻자, 바로 이때 그 유명한 말씀인 '가장 큰 계명'을 주셨습니다. "네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뜻을 다하여 주 너의 하나님을 사랑하라 네 이웃을 네 자신 같이 사랑하라"(마태 22:37-40).
수요일: 이 날은 성 밖 베다니에서 조용히 쉬셨습니다. 제자들과 같이 나사로의 집에서, 나사로와 두 여동생 마르다와 마리아와 함께 시간을 보내셨습니다. 이 날 마리아는 주님께 옥합을 깨뜨려 향유를 부었고, 가룟 유다와 대제사장, 서기관, 장로들은 예수님을 체포하기 위한 음모를 꾸미고 있었습니다.
목요일: 이 날 저녁 예수님은 제자들과 함께 최후의 만찬을 드셨고, 그 자리에서 제자들의 발을 씻기시며 새 계명을 주셨습니다. "서로 사랑하라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 같이 너희도 서로 사랑하라"(요한 13:34). 식사 후 주님은 제자들과 겟세마네 동산으로 가셔서 피땀을 흘려 기도하셨습니다. 곧 가룟 유다가 나타나 배신의 입맞춤으로 신호를 보내자 로마 군병들과 성전경비병들이 주님을 체포합니다.
금요일: 체포되신 목요일 밤부터 금요일 아침까지 이리저리 끌려 다니시며 갖은 모욕과 고난을 당하시다가, 이 날 오전 9시에 십자가에 못 박히셔서 6시간 동안 십자가에 달려 있으시게 됩니다. 극심한 고통을 겪으시던 중 오후 3시에 "아버지 내 영혼을 아버지 손에 부탁하나이다" 하는 기도와 함께 숨을 거두셨습니다. 그래서 구원을 이루신 이 날을 가리켜 "성금요일(Good Friday)"이라고 부릅니다.
토요일: 우리의 죄와 허물을 씻어주시기 위해 무덤에 갇혀 죽음과 저주와 심판을 홀로 당하신 날이며, 그 다음 날인 부활절 새벽에 다시 살아나시므로 우리의 영원한 생명의 증거인 부활의 첫 열매가 되셨습니다.
이번 주에 고난주간을 지내면서, 주님의 고난과 죽음의 의미를 깊이 되새길 수 있기 바랍니다. 또한 고난주간 특별새벽기도회를 통해 성령께서 우리를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앞으로 이끌어주시도록 함께 기도할 수 있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