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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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수요일 오전에 비보를 접하고 착잡한 마음을 금할 수 없었습니다. 지난 20년 동안 우리 교회에서 함께 신앙생활을 하시던 차동례 집사님이 갑자기 세상을 떠나셨다는 소식을 듣게 된 것입니다.
차동례 집사님과의 인연은 1980년대 후반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제가 대학생 때 저희 가족이 한국에서 사우스캐롤라이나(South Carolina)로 이민을 왔는데, 놀랍게도 그곳의 소도시인 썸터(Sumter)에서 차 집사님과 같은 교회를 다녔습니다. 그 후 제가 우리 교회에 부임하면서 다시 만나게 되어 아주 반가웠던 기억이 납니다. 그런데 이토록 갑작스럽게 우리 곁을 떠나시다니, 정말 믿을 수가 없습니다.
이번 일을 계기로 성도의 죽음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어제 천국환송예배도 드렸지만, 주님 안에서 지체 된 성도를 천국으로 보내드리면서 가장 크게 느끼는 것은, 예수 믿는 것이 얼마나 엄청난 복인가 하는 점입니다.
먼저, 죽음이라는 슬픔 속에서도 부활의 소망을 확인하는 자리가 되고, 그렇기 때문에 이런 아픔의 시간에 오히려 천국의 기쁨을 이야기할 수 있다는 사실이 감사하게 다가옵니다. 이 모든 것이 예수님 때문에 가능한 일입니다.
4년 전 한국에서 장인어른이 돌아가셔서 장례를 치를 때, 수많은 사람들이 화장터에서 가족의 시신이 불 속으로 들어가는 순간 대성통곡을 하고 쓰러지기까지 하는 모습을 보며 참 안타까웠습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영원히 헤어진다는 절망감 때문에 그러한 고통과 몸부림 속에서 마지막을 보내는 것이 세상의 모습입니다.
하지만 우리 믿는 자들은 그런 순간에조차 하나님께 예배를 드립니다. 예배는 생명의 창조자이며 주관자이신 하나님께서 우리의 영혼을 끝까지 책임지신다는 사실을 고백하는 믿음의 표현이기 때문입니다. 비록 이 세상에서는 더 이상 볼 수가 없다는 아쉬움 때문에 슬픈 감정을 느끼며 눈물도 흘리지만, 이것이 결코 마지막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기 때문에 소망과 기쁨의 찬송을 부르며 보내드릴 수 있습니다.
이번에 다시금 정신이 번쩍 들도록 실감하는 것은, 우리 모두에게 죽음은 반드시 온다는 사실입니다. 조금 먼저 가거나 늦게 가는 차이가 있을 뿐입니다. 그러므로 이 땅을 떠나 하나님 앞에 서게 되는 날 과연 어떤 모습으로 서게 될지를 생각하며, 정말 그때를 준비하는 삶을 지금 살아야겠다고 다시 한 번 다짐해 봅니다.
또한, 죽음은 우리가 스스로 때를 정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내가 원한다고 죽는 것도 아니고, 내가 원치 않는다고 안 죽는 것도 아닙니다. 하나님께서 오라고 하실 때 가게 됩니다. 분명히 내 생명인데도 내가 마음대로 못한다는 것은, 생명의 주인이 내가 아니라 하나님이시라는 사실을 분명하게 보여줍니다.
성경을 보면 예수님은 죽음 이후의 일을 자세히 말씀해주시면서 죽음의 문제를 해결해주셨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그 결과를 미리 아는 사람들로서 앞으로의 죽음을 지금 준비할 줄 아는 지혜를 가지고 살게 해주셨습니다. 성경은, 우리가 누릴 영생에 비하면 지금의 인생은 아주 짧은 순간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씀합니다. 그리고 진짜는 죽음 이후에 온다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성도가 죽음 이후에 갈 세상을 천국 또는 영생이라고 가르쳐주셨습니다.
우리는 자신의 가정과 주변 사람들을 잘 살펴보았으면 좋겠습니다. 은퇴 후 살아 있는 동안에 필요한 노후대책도 중요하지만 그것은 20-30년 정도 밖에 필요하지 않습니다. 영원히 천국과 지옥으로 갈라지는 사후(死後)대책이 훨씬 중요합니다. 우리 모두 하나님 앞에 설 때 큰 상을 받도록 최선을 다해 살아가기 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