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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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교회 컨퍼런스에 참석하면서 받는 귀한 복 중의 하나는, 아름다운 사역자의 본을 보여주는 목사님들을 많이 만나게 된다는 점입니다. 그런 분들의 글을 같이 나누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앞으로 여기에서 종종 나누고자 합니다.
오늘 소개할 분은 시카고 안디옥교회의 곽성룡 목사님입니다. 곽 목사님은 2년 동안의 철저한 준비과정을 거쳐 가정교회 사역을 아주 성실하게 감당하고 있는 분으로서, 컨퍼런스 때마다 그분과의 교제를 통해 많은 것을 배웁니다. VIP들이 많고 전도와 세례가 활발하게 일어나는 그 교회의 상황에서 쓰신 글을 여기 싣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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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둘째는 고등학교 농구선수입니다. 농구선수로서는 키가 너무 작아서 처음에는 말렸는데, 기어코 농구팀에 들어갔습니다. 저는 처음에 고등학교 농구를 오해했습니다. 그냥 과외 활동의 일환으로, 게임의 승패를 떠나서 아이들을 골고루 기용하며 경기에 임하게 하리라고 기대했습니다.
그러다 얼마 전부터 농구선수 부모들이 봉사하는 일이 있어 농구 게임을 보게 되었는데, 입장료를 1인당 4불씩이나 받는 것에 놀랐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홈팀이든 방문 팀이든 응원하러 온 학생들과 부모들로 빽빽이 들어선 농구장을 보면서 또 한 번 놀랐습니다. 농구팀 코치가 받는 월급도 10만 불이 훨씬 넘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중요한 경기는 인터넷 중계를 하는 것도 보았습니다. 그러니 키와 체력에서 밀리는 우리 아이가 중요한 게임에 못 나가는 것은 당연했고, 그것을 알고 있는 아이는 처음부터 게임을 보러 오지 말라고 했던 것을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제 아들이 농구 게임을 보러 오라고 적극적으로 권하는 것이었습니다. 최근에 제 아이가 다니는 고등학교가 여러 게임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고 어떤 경기에서는 챔피언십도 땄는데, 자신이 비록 게임에 뛰지는 못하지만 이렇게 좋은 팀에 소속되어 있다는 것이 자랑스럽다고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가정교회가 VIP를 강조하는 것은 VIP가 우리 신앙생활의 원동력이 되기 때문입니다. VIP가 없이는 예수님의 '전도 대사명'(마 28장)과 예수님의 '사랑의 대계명'(마 22장)을 이룰 수 없습니다. 결국 VIP를 강조하는 것은 여러분들을 위한 것입니다. 그러므로 '가정교회는 VIP를 위한 것이고 기신자를 위한 것이 아니다'라는 말은 잘못된 말입니다. VIP가 없는 기신자의 신앙생활은 실천의 대상이 없이 자신만을 위해 도를 닦으려는 타 종교와 다름없으며, 자신의 복만을 추구하는 이기적인 신앙이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아무리 목장에서 VIP를 만들려고 노력해도 VIP가 없이 몇 년을 보낼 수 있습니다. 그럴 때 그것을 부끄러워하실 필요가 없습니다. 영혼 구원 사역은 협력 사역입니다. VIP가 있는 목장이든 VIP가 없는 목장이든, 우리 모두가 협력해서 함께 하는 것이 영혼 구원 사역입니다. 목장이 어렵든지 어렵지 않든지, 온 성도들이 한 마음으로 충성되게 목장을 유지시켜 나가기 때문에, 내 목장이 아니더라도 다른 목장들을 통해서 영혼 구원 사역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사실 어느 교회의 목장이든, 그 속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허점이 많습니다. 그런데 그런 허술한 목장을 통해서 하나님은 영혼 구원을 이루어 가십니다. 그것은, 우리 모두가 부족하지만, 그런 엉성한 목장을 통해서 한 영혼이라도 섬기고 구원해보려는 우리의 순수한 마음 때문인 것 같습니다. 그러므로 새로운 VIP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결과는 하나님께 맡기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