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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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4월 말부터 모세목장으로 모이면서 어르신들로부터 많은 것을 배우고 있습니다. 나눔 가운데 인생의 경륜이 묻어나는 말씀들을 들으면서 인생에 대해 배우기도 하고, 부모님과 같은 분들이시기에 그분들의 이야기를 통해 저도 아들로서 저의 부모님께 저렇게 해드리면 되겠구나 하는 아이디어도 얻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어르신들과 교제를 나누면서, 또 저의 부모님과도 대화를 하면서 이런 말들을 종종 들을 때가 있습니다. "나는 이미 나이가 많이 들어서 머리가 굳어졌다." "나는 이제 나이가 많아서 기억력이 떨어진다." "공부도 젊을 때 해야 한다." 아직 젊은 편인 저 역시도 10대나 20대 젊은이들에게 그러한 말을 해주고 싶은 생각이 들 때가 가끔 있습니다.
그러나 뇌 과학 전문가들에 의하면 그런 생각은 잘못된 것입니다. 우리의 머리는 평생 굳어지지 않는다고 합니다. 죽을 때까지 인간의 뇌는 계속 변화하며, 뇌세포는 80세가 넘어서도 계속 만들어진다는 사실이 연구에 의해 증명되었습니다. 그러므로 "이제 변화되기에는 내 나이가 너무 많다"라는 것은 잘못된 생각입니다.
미국의 근대 건축가인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Frank Lloyd Wright)가 뉴욕의 유명 건축물인 구겐하임 미술관(Guggenheim Museum)을 설계할 당시 90세였습니다. 미국 건국의 아버지 중 한 명이자 100달러 지폐의 얼굴의 주인공인 벤자민 프랭클린(Benjamin Franklin)이 이중초점 렌즈를 발명했을 때가 78세였습니다.
스페인의 첼로 연주자였던 파블로 카잘스(Pablo Casals)의 유명한 일화도 있습니다. 97세로 타계한 그가 91세였을 때 한 학생이 와서 물었습니다. "선생님은 왜 연습을 계속 하시나요?" 이젠 좀 쉬시는 게 어떻겠냐는 뜻의 이 질문에 대해 카잘스는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나의 연주 실력이 아직도 계속 늘고 있기 때문이라네."
전문가들의 뇌 연구에 의하면, 대부분의 분야에서 창의성이 최고에 다다를 때는 35세에서 55세까지라고 합니다. 그런데 60대와 70대의 사람들이 일을 하는 속도에서는 그들보다 느리지만, 20대만큼 생산성이 높다는 사실이 발견되었습니다.
결국 머리가 굳어지고 능력이 떨어지게 되는 것은 나이 때문이라기보다는 다른 데에 원인이 있다는 말입니다. 그 주된 원인은, 자기 자신에 대해 비관적이고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것이며, 그것은 결국 내면이 허약해서 그런 것입니다. 내면이 건강한 사람은 나이와 상관없이 성취도도 높고 일에 대한 생산성도 높습니다.
내면이 허약한 사람은 대체로 다른 사람의 시선을 지나치게 두려워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렇게 남의 눈을 두려워하는 경향은, 짜증을 많이 내거나, 자주 분을 내거나, 지나친 열등감과 우월감을 순식간에 오가는 등의 행동으로 나타나게 됩니다.
내면이 허약하여 삶의 태도가 비관적이고 부정적인 사람은 자신의 삶에서 벌어지는 일들에 대해, 특히 안 좋은 일에 대해 그 원인을 밖에서 찾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네가 나를 화나게 했어", "그 사람이 나를 열 받게 했어", "그 일 때문에 나는 어쩔 수가 없었어"라는 식의 태도를 보입니다. 그래서 항상 남들이나 환경에 질질 끌려 다니는 수동적인 태도로 불행하게 살아갑니다.
긍정적인 눈으로 자신을 바라볼 때 건강한 자존감을 갖게 되며, 그런 사람은 내면도 강해지고 모든 면에서 행복하게 살 수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 각 사람을 천하보다 귀한 존재로 봐주는 분이 계십니다. 바로 하나님이십니다. 그 하나님이 나와 언제나 함께 하시며 나를 그토록 소중한 존재로 봐주고 계시다는 사실을 늘 기억하며 살아갈 때, 우리는 건강한 내면과 함께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