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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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에 끝난 동계올림픽에서 여러 사건들이 있었는데, 한국 사람들에게는 두 가지가 특히 크게 다가왔습니다. 첫 번째는 김연아 선수가 여자피겨스케이팅에서 편파판정 때문에 좋은 연기를 펼치고도 은메달에 머문 사건입니다.
이번에 금메달을 딴 러시아 선수가 큰 실수 없이 잘한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심판들의 점수표를 보면, 그 선수에게는 지나칠 정도로 높은 가산점이 주어진 반면 김연아 선수에게는 굉장히 낮은 가산점이 주어졌기 때문에 편파 판정이라는 의혹이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두 명이 심하게 편파적인 점수를 주었습니다. 심판진 구성에도 문제가 많았고 판정 결정권자도 러시아 사람이었다는 것 역시 이상합니다. 김연아 선수가 괜찮다고는 했지만, 억울한 판정을 받은 것이 확실합니다.
또 다른 화제의 사건은 한국에서 러시아로 귀화한 빅토르안(안현수) 선수가 쇼트트랙에서 금메달 3개와 동메달 1개를 딴 것입니다. 한국대표로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 때 3관왕에 올랐던 그는, 한국에서 부상과 파벌 등의 여러 어려움을 겪으며 국가대표에서 탈락했고, 2010년 밴쿠버 올림픽에도 나가지 못했습니다. 결국 자신을 믿어주는 러시아로 귀화하여 이번 올림픽 때 다시 날아올랐습니다.
안현수 선수 혼자 메달을 4개나 따는 동안 한국쇼트트랙 남자 선수들은 이번에 메달을 하나도 따지 못했습니다. 그러자 수많은 사람들이 안현수를 놓친 한국빙상연맹을 향해 인터넷을 통해서 강한 비난과 욕설을 퍼부으며 비리를 조사할 것을 요구했고, 심지어 대통령까지 나서서 비리가 없었는지 조사하라고 하는 지경에까지 이르렀습니다. 마치 안현수 선수가 100% 피해자인 것 같은 분위기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따지고 보면, 안 선수도 오래 전 한국에서 고등학교 시절에 특별대우를 받아 대표 팀에 뽑히기도 했고, 특정 파벌에 속하여 이득을 본 적도 있습니다. 물론 공정하지 못한 윗사람들 때문에 그가 큰 피해를 본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 자신이 피해자인 동시에 가해자이기도 했었고, 많은 피해도 보았지만 특혜를 받은 적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100% 피해자인 것만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이번 두 사건을 통하여 다시 깨닫는 것은, 이 세상에서 정말 완벽하게 공정한 판정은 불가능하다는 사실입니다. 운동경기도 그렇지만 법정은 더합니다. 어떤 판결이 내려져도 억울함을 느끼는 사람들이 있게 마련입니다. 아무리 공정히 한다 해도 인간인 이상 언제나 100% 옳을 수도 없고 언제나 100% 틀릴 수도 없습니다. 모든 상황과 말과 행동을 100% 다 알고 판정할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완벽하게 다 아시는 하나님께서 마지막 날 심판주로 세상을 심판하시며 공정한 판정을 내려주신다는 것은 엄청난 축복입니다. 하나님께서 판정을 내리실 때 억울하게 느낄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을 것입니다.
우리가 하나님을 기쁘시게 해보겠다고 열심히 섬기며 최선을 다하더라도 부당한 비난이나 공격을 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나 자신이 하나님 앞에서 떳떳하다는 것을 나도 알고 하나님도 아신다면, 그것 때문에 억울해할 필요가 전혀 없습니다. 하나님께서 100% 공정하게 심판하실 날이 분명히 올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혹시라도 다른 사람들을 향해 비판을 할 때는, 그것이 정말로 공정한 판단인지를 반드시 돌아보아야 합니다. 자기는 옳다고 생각하고 했지만, 하나님 보시기에는 그 반대일 수가 있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을 두려워할 줄 알아야 합니다. 마지막 심판의 날은 반드시 오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면, 그날은 두려움의 날이 아니라 기쁨과 축제의 날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