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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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스마트폰이 널리 보급되면서 상당히 편리해진 점들이 많습니다. 작년 안식월 기간에 이스라엘과 유럽에 가 있으면서도 미국 또는 한국에 있는 분들과 카카오톡(카톡), 페이스북(Facebook) 그리고 이메일 등을 통해 거의 실시간으로 자유롭게 연락을 주고받을 수 있었습니다. 반면, 요즘 특히 카톡 등을 통해 확인되지 않은 ‘괴담’이 급속도로 번지는 부작용도 심각해졌습니다. 예를 들어 이런 것입니다.
“급합니다!!! 전달. 로마 OOO 목사님의 급한 기도제목 부탁입니다. 아프간에서 22명의 선교사님들이 사형 판결을 받고 내일 오후 처형되려 합니다. 이들을 위해서 강력히 기도해주시기 바랍니다.”
이 긴급 기도 요청은 사실이 아니었습니다. 지난 2007년 7월에 아프가니스탄에서 인질로 잡힌 한국인들과 관련된 기도제목이 인터넷 상에서 떠돌다가, 2009년 2월쯤 이것이 변형된 내용으로 다시 돌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가 6년 이상 된 최근에 더 바뀌어서 저런 식으로 다시 돌아다니고 있는 것입니다.
이런 기도제목을 받을 때는 이것이 정말 현지에서 온 소식인지 의심해보아야 합니다. 아프간과 관련된 기도제목을 왜 로마에 있는 분이 긴급 기도제목으로 요청하는지 의문을 품고, 정보의 원래 출처를 찾아서 정확히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런 후에도 조심할 것은, 그것이 쓰인 시점이 언제인가 하는 작성일과, 언제까지 해당되는지 그 유효 기간을 확인하는 일입니다. 심지어 10년 이상 된 사건이 다시 도는 경우도 있습니다. 오래 전에 이미 사실이 아니라고 당사자들이 밝혔음에도 지금까지 도는 소식들도 꽤 있습니다. 구글(Google)과 같은 검색엔진으로 관련 정보를 조금만 찾아보면 그 글이 처음 작성된 시점을 확인할 수 있으므로, 어떤 정보를 접하게 되면 그것이 작성된 날짜를 먼저 점검해보는 것이 좋겠습니다.
특히 요즘은 스마트폰으로 카톡이나 밴드에서 교회 단톡방(단체 대화방)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런 대화방에서 혐오가 섞인 루머나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는 소식이 돌아도 그대로 퍼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유명하신 OOO 목사님이 그러셨다더라’, ‘XX에 계신 OOO 선교사님이 부탁했다더라’ 하면, 아예 의심 자체를 안 하고 그것을 바로 복사하여 남들에게 전달하기도 합니다.
허황된 건강 정보도 문제이지만, 현실 정치 문제나 타 종교 또는 동성애 혐오와 관련하여 '긴급 기도 요청!' 같은 글을 받으면, 전달하기 전에 먼저 확인을 해봐야 합니다. 그 소식과 관련된 신문 기사를 적어도 3-4개 정도는 찾아서 읽어 보고, 그래도 잘 모르겠다면 일주일 정도는 기다려 보는 것이 안전합니다. 그렇게 하기가 어렵다면, 적어도 스스로 확인하지 않은 메시지를 퍼뜨리는 일은 없어야겠습니다.
괴담 수준의 메시지에 현혹되지 말아야 할 또 다른 중요한 이유는, 그런 종류의 문자를 보내는 사람들 중에 지능적인 안티 기독교 세력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충격적인 내용의 소식과 함께 ‘이것을 열 명 이상에게 전달해 달라’고 하는 식의 메시지를 통해 기독교 내에 분란을 일으키려는 불순한 의도를 가진 자들이 있습니다. 그래서 앞으로 그런 메시지를 받게 되면 먼저 정확한 출처와 최초로 소식을 내보낸 기관내지 개인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문자의 앞부분이나 끝에 출처를 밝히지 않았다면, 그것을 다른 사람들에게 전송하지 않는 것이 안전합니다.
예전부터 말세라고 했지만 지금은 정말 시대가 악합니다. 그러므로 의심스러운 소식을 접하면 먼저 기도해야겠습니다. 그리고 “뱀 같이 지혜롭고 비둘기 같이 순결하라”(마태 10:16) 하신 예수님의 말씀을 품고 잘 분별하며 나아가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