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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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은 "이 반석 위에 내 교회를 세우겠다."(마태 16:18)라고 분명히 말씀하셨습니다. 실제로 예수님이 부활하신지 50일째 되는 오순절 날, 약속하신 성령님이 임하시면서 최초의 교회가 이 땅에 세워졌고, 그때부터 수천, 수만의 사람들이 예수님을 믿고 구원받아 주님의 제자로 자라가는 엄청난 역사들이 일어났습니다.
그런데 2천 년이 지난 지금, 많은 교회들이 교회 본연의 존재 목적과 사명에서 벗어나 세상 기업을 모방하고 따라가려는 모습이 있지 않나 합니다. 기업은 최소의 비용을 사용하여 최대의 이익을 내는 것이 목표입니다.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 좋은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여 고객들의 만족을 극대화하는 데 온갖 정성을 기울이고, 그것을 통해 자기 제품의 시장 점유율을 높여 나가려고 노력합니다.
그러는 가운데 자신의 성공을 위하여 경쟁사의 비밀 정보를 훔쳐오기도 하고, 허위 사실을 몰래 퍼뜨려서 상대방을 무너뜨리기도 합니다. 또 자기 회사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되면 다른 회사 직원이라도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빼오고, 이용 가치가 없다고 생각하면 가차 없이 해고시키기도 합니다.
그렇게 결과에만 집중하다보니 과정이 무시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사회적 책임과 도덕성을 강조하고, 장기적 안목에서 인재를 양성하며, 전 직원에게 회사 수익을 공정하게 나눠주려고 노력하는 훌륭한 기업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기업들이 효율성과 실적에 치중하다 보니까, 사람을 키우기보다는 소모품처럼 이용합니다. 오직 이익이 높고 실적이 많은 것이 기업의 성공의 기준이기 때문입니다.
안타깝게도 이 시대의 많은 교회들이 성경에서 말하는 교회의 본질을 추구하기보다는, 자꾸만 세상 기업의 흉내를 내려고 하는 것 같아서 염려가 됩니다. 오래 전부터 수적 성장이 교회의 일차 목표가 되어 버렸고, 그 목표를 달성함에 있어서 이웃 교회 교인들까지 끌어오는 수평 이동을 통해 교회 성장을 이루려는 모습이 세상 기업과 별로 다르지 않아 보입니다. 또 교인들의 기분을 좋게 해주고 편안하게 해줌으로써 출석 교인과 헌금이 늘면 교회가 성장했다고 착각(?)하며 좋아합니다.
10여 년 전부터 한국 교회가 어려움을 당하게 된 것은 이러한 분위기와 무관하지 않습니다. 그런 식으로 하는 것이 교인들의 영성을 풍성하게 해줄 것 같지만 오히려 황폐하게 만들어 버립니다. 영적 성장과 성숙은 편안할 때 되는 것이 아니라, 말씀을 실천하여 사랑으로 섬기고 희생할 때 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편안한 신앙생활을 하게 만드는 분위기는, 이 마지막 때에 신자들을 넘어뜨리려는 사탄의 교묘한 전략임에 틀림이 없습니다.
정말로 성경적인 교회를 추구한다면, 세상의 관점으로 볼 때 미련하게 보일 수밖에 없습니다. 다른 사람들을 잘되게 하는 일이라면, 자신이 손해를 보더라도 하기 때문입니다. 구원받는 영혼들이 나올 수만 있다면, 자신의 불편을 기꺼이 감수하기 때문입니다. 사실 교회는 수지타산이 맞지 않아야 합니다. 재정적으로 어렵고 힘든 주제에 무슨 어려운 이웃을 돕고 선교를 하느냐는 조롱을 받는 게 맞습니다.
세상 기업처럼 물질이나 숫자가 교회의 성공의 기준이 아닙니다. 그렇다고 해서 큰 교회는 무조건 나쁘고 작은 교회는 무조건 좋다는 말이 아닙니다. 크든 작든 상관없이, 잃어버린 영혼들을 구원하여 예수 그리스도의 신실한 제자로 만드는 일에 최선을 다하는 교회가 좋은 교회입니다. 그렇게 하나님이 원하시는 일을 하여 그분의 마음을 시원하게 해드리는 교회가 성공한 교회입니다. 우리가 좀 불편하고 힘들어도, 하나님 보시기에 좋은 교회, 하나님 앞에서 성공한 교회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