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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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콜럼버스 연합부흥성회 때 시간마다 귀한 말씀을 들으며 다들 큰 은혜를 받으셨을 줄 믿습니다. 저에게도 많은 깨달음과 은혜와 도전의 시간이었습니다. 세 번에 걸쳐 각각 다니엘, 느헤미야, 삼손에 대한 말씀을 전해주셨는데, 모든 말씀이 다 좋았지만, 특히 삼손에 대한 말씀이 마음이 크게 와닿았습니다.
강사님께서 삼손을 평가한다면 “평생 쓰임을 받았지만, 영적으로는 완전히 실패한 삶을 산 사람”이라고 하셨는데, 정말 공감이 됩니다. 소위 ‘믿음 장’이라고 하는 히브리서 11장에 여러 믿음의 영웅들이 언급되는데, 거기에 삼손의 이름도 들어가는 것을 볼 때 그는 분명히 하나님을 믿는 사람이었습니다. 하지만 그가 행한 엄청난 일들에도 불구하고 그는 영적으로 아주 미성숙한 사람이었음을 발견합니다.
삼손은 이스라엘의 사사로서 당시 가장 큰 대적인 블레셋과 싸워 늘 승리했지만, 하나님께서 자기에게 주신 사명을 위해 산 것이 아니라 자신의 이기적인 삶의 방식을 추구하며 그 길을 한 번도 포기한 적이 없는 사람이었습니다. 심지어 그는 자기가 원하는 것을 추구함에 있어서는 율법도 함부로 어기는 사람이었습니다.
삼손은 태어날 때부터 하나님께서 특별한 목적을 위해 사용하실 나실인으로 구별되어 바쳐진 사람이었는데, 율법에는 나실인이 지켜야 할 규례가 나옵니다(민수기 6장). 첫째, 나실인은 하나님의 지배를 온전히 받기 위하여 포도주와 독주를 마시면 안 됩니다. 둘째, 나실인은 시체를 가까이해서는 안 됩니다. 셋째, 나실인은 머리를 깎으면 안 됩니다. 결국 나실인으로 서원한 사람은 그 기간 동안 거룩한 삶을 살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삼손은 나실인 규례를 어겼습니다. 술을 마시고 이방인 여자들과 성적 관계를 갖는 등 육신적 쾌락을 따라 살았고, 그가 거룩한 삶을 살았다는 기록은 전혀 없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자기 마음대로 살던 삼손이 놀랍게도 끝까지 지켰던 규례가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머리를 깎지 않은 것이었습니다. 나중에 들릴라가 계속 졸라대니까 결국 사실을 말해주었다가 머리가 깎이고 블레셋에게 잡혀서 비참하게 되지만, 그때까지 그 규정만큼은 철저히 지켰습니다. 자기가 가지고 있는 괴력은 긴 머리에서 나온다고 믿었기 때문입니다(사실은 주님으로부터 온 것이었는데도).
우리가 신앙생활을 하면서 바로 그런 잘못을 얼마든지 범할 수 있다는 사실에 마음이 떨렸습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원하시는 것에는 대부분 불순종하면서도 자기가 원하는 한두 가지를 목숨처럼(?) 지킨다면, 우리도 삼손처럼 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다른 말씀은 다 어기면서도 주일예배는 매주 참석하면서 ‘나는 주일을 잘 지키는 신자다.’라고 스스로 위로할 수가 있습니다. 또 주님께서 하라고 명령하신 사랑은 전혀 실천하지 않으면서도 매일 성경 한 장씩 꼭 읽고 기도 시간을 꼬박꼬박 지키니까 스스로 잘 믿고 있다고 착각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아무리 신자라도 계속 그런 식으로 산다면 삼손처럼 이기적인 삶의 방식을 추구하는 잘못된 인생이 되고 맙니다. 즉, 자기가 원하는 한두 가지만 열심히 지키고 나머지 말씀은 지키지 않으며 자기 뜻대로 산다면, 그것은 삼손과 똑같은 잘못을 범하는 게 됩니다. 내가 원하는 한두 가지만 지키는 사람이 아니라, 하나님이 원하시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최선을 다해 순종하며 사는 사람이 참된 신앙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