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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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저와 아내는 캐나다 토론토 목민교회에서 열린 가정교회 목회자 컨퍼런스에 다녀왔습니다. 정확히 10년 전인 2013년 9월에 이곳에서 컨퍼런스가 열렸을 때도 다녀왔던 기억이 납니다. 그때는 제가 사례 발표를 맡았었고, 이번에는 처음으로 <말씀의 삶> 강사를 맡아서 섬겼습니다.
이번 컨퍼런스를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잔잔하면서도 ‘최고급’ 컨퍼런스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16년째 가정교회를 하는 가운데 조용하면서도 놀라운 성장과 성숙을 이루고 있는 목민교회는, 캐나다뿐 아니라 북미 전체에서도 가장 모범적인 가정교회 중 하나입니다.
10년 만에 두 번째로 주최한 이번 목회자 컨퍼런스에서도, 목민교회 성도님들이 담임목사님을 닮아서인지 조용하게 있는 듯 없는 듯하면서도 물 흐르듯 매끄럽게 섬기시는 모습이 아주 인상 깊게 다가왔습니다. 그러한 이번 컨퍼런스에 참석하면서 최고급 컨퍼런스라고 느낀 이유가 몇 가지 있습니다.
첫째, 훌륭한 행정력이 최고급이었습니다. 컨퍼런스에 등록하면 하루가 채 되지 않아 신청서를 접수했다는 안내 이메일이 오고, 컨퍼런스 시작 전까지 적어도 세 번의 안내 메시지가 옵니다. 이번에 행정을 담당한 목녀님이 10년 전에는 싱글 목자였는데, 그사이 결혼하여 남편은 목자로, 본인은 목녀로 사역하고 있었습니다. 이번에도 아주 부드럽고 편안한 내용으로 이메일과 카톡을 보내며 참석자 입장에서 잘 따를 수 있도록 안내해주었고, 항상 웃는 모습이어서 참 보기가 좋았습니다.
둘째, 끼니때마다 제공된 식사가 최고급이었습니다. 10년 전의 컨퍼런스 때도 그랬지만, 목민교회는 캐나다 교회 건물을 빌려 사용하고 있기에 교회에서 음식을 준비할 수가 없어, 총 여섯 번의 식사 시간 때마다 성도님들이 집에서 음식을 만들고 준비해서 교회로 가져와 대접하는 것이었는데도 그 비주얼과 맛에 놀랐습니다. 어떻게 이런 음식을 매번 집에서 만들어 가져와 내놓는지, 정말 감동이었습니다.
식사 시간 때마다 바뀌는 데코레이션과 간식에 묻어난 정성을 보면서도 감탄이 절로 나왔는데, 화려하지도 부족하지도 않은 정갈함과 깔끔함 그 자체였습니다. 커피를 만드는 팟(pot)과 그릇도 좋은 수준의 것이어서 최고의 대접을 받는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매번 수저와 젓가락을 냅킨에 싸서 리본으로 묶었는데, 그 리본 하나하나를 정성스럽게 만들고 묶느라 밤을 샜다는 이야기를 듣고 깜짝 놀랐습니다.
셋째, 섬김과 순종의 모습이 최고급이었습니다. 대부분의 컨퍼런스에서도 비슷한 느낌을 받기는 하지만, 이번 목민교회의 섬김과 순종 역시 정말 감동적이고 아름다웠습니다. 뭔가 부족한 점이 없는지 늘 점검하며 섬기시는 모습에 미안할 정도였고, 그러면서도 얼굴에는 늘 미소가 가득하며 분위기가 아주 밝았습니다. 교회마다 그 교회만의 독특한 영적 분위기가 있는데, 목민교회는 청년들과 젊은 가정들이 많아서 그런지 표정들도 밝고 명랑하며 에너지가 넘쳐서 참 좋았습니다.
셋째 날 저녁 주최교회의 목자, 목녀, 목부를 위해서 다 같이 기도하는 시간이 있는데, 그때도 큰 감동이 밀려왔습니다. 그분들을 위해서 간절히 기도했는데, 동시에 우리 교회 목자님들과 목녀님들이 떠올라서 더 간절히 기도하게 되었습니다.
이번에도 큰 은혜와 도전과 결단의 시간을 허락하신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