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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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예배에서 말씀을 전해주시는 나종열 목사님과 그동안 몇 번 연락하면서 나 목사님이 사역하시는 제자삼는교회 웹사이트에 들어가 목사님이 쓰신 목회칼럼을 읽다가 마음에 와닿는 글이 있어 그것을 여기에 함께 정리해서 나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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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18일 서울의 한 초등학교에서 나이 어린 교사가 극단적인 선택을 했습니다. 그 교사는 작년 3월 임용된 신규교사였습니다. 교사로서 꿈도 펼쳐보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 기사를 보면서 얼마나 힘들었으면 그런 선택을 했을까 하는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고, 그 마지막 시간이 얼마나 무서웠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죽음이 두렵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마음이 아팠습니다.
극단적인 선택을 할 정도면 일상에서 힘든 모습이 보였을 것입니다. 그런데 아무도 눈치를 채지 못한 것 같습니다. 가족이나 직장 동료나 친구들이 그 교사가 그 정도로 힘든 것을 알았다면 그런 지경에 이르지 않도록 도움을 주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왜 몰랐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그 교사는 극단적인 선택을 할 정도로 힘들었는데 왜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주변에 자기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할 사람이 없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쩌면 우리도 지금 그렇게 살고 있는지 모릅니다. 주변에 사람은 많지만 낯선 곳에 있는 이방인처럼 고독하고 외롭게 사는지 모릅니다. 가족, 친구, 직장 동료에게도 속 이야기를 하지 못하고 ‘나’라는 외딴섬에 갇혀서 살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우리는 가족이나 교회 지체들에게 무관심한 채 살고 있지 않은지 생각해 봐야 합니다. 내 이야기를 들어줄 사람, 무거운 짐을 함께 져줄 사람이 필요합니다.
가정에서 대화가 중요합니다. 어떤 말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중요한 말도 하고 시시콜콜한 말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얼굴빛만 봐도 무슨 일이 있는지 알 수 있어야 합니다. 그것이 가족입니다. 그런데 의외로 가정에서 대화가 없습니다. 대화를 해도 말이 몇 번 오가면 할 말이 없습니다. 그러면 대화가 끊기고 가족끼리도 서로의 사정을 모릅니다. 그래서 가족목장이 중요합니다. 가족목장은 대화를 훈련하는 시간이고 서로에게 관심을 가지는 시간입니다.
목장 모임을 중요하게 생각하시기 바랍니다. 목장 모임에서 마음을 여는 시간인 나눔의 시간이 중요합니다. 현대인들은 마음을 열지 않고, 속 이야기를 안 합니다. 그러니까 진짜 친구가 없고 외로우며, 문제가 생겼을 때 자기 이야기를 들어줄 사람이 없습니다. 마음을 열 때 진짜 친구가 됩니다. 진짜 친구는 무거운 짐을 함께 지는 사람입니다. 목장에서 마음을 열어야 합니다. 목장이 가족이 되어야 합니다.
가정과 목장과 교회에서 밥을 같이 먹어야 합니다. 가족은 밥을 같이 먹습니다. 밥은 관계를 만들고 기운을 북돋아 줍니다. “‘기운 기(氣)’ 자를 보면 ‘기(气)’ 자 아래 ‘쌀 미(米)’가 들어 있습니다. (쌀)밥을 먹어야 기운이 난다는 의미가 담겨있습니다”(유영만, 박용우, <언어를 디자인하라>). 가정과 목장과 교회에서 함께 밥을 먹고 마음을 열고 친밀한 관계를 맺어가야 합니다. 그러면 힘들고 어려운 일이 있을 때 무거운 짐을 함께 질 수 있습니다. 세상은 혼자 힘으로 살 수 없습니다. 무거운 짐을 함께 져줄 사람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