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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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을 끝으로 지난 21일 동안 진행된 다니엘 금식기도를 마쳤습니다. 어제 새벽예배 때의 간증들을 통해 하나님께서 지난 3주 동안 우리 각자에게 어떤 은혜를 베푸셨는지 서로 나누었습니다. 확실한 기도 응답을 받은 분들도 있고, 기도했던 것과 다른 방식으로 응답받은 분들도 있습니다. 또한 아직 기도 응답을 받지 못한 분들도 주님께서 인도해주신다는 확신과 소망을 얻었다고 고백했습니다.
이번 다니엘 금식기도를 통해 다시 한 번 깊이 느낀 점은, 크리스천의 인생이란 혼자 가는 길이 아니라 같이 가는 길이라는 사실입니다. 그래서 교회를 주셨으며, 우리는 주님께서 묶어주신 그 하나 됨(unity)을 ‘힘써 지켜야’ 한다는 것입니다. 하나 됨은 저절로 되는 게 아니라 힘써 지켜야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혼자도 기도해야 되지만, 특히 합심해서 드리는 기도가 정말 귀하다는 것을 다시금 체험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교회로 함께 모여 예배드리고 교제하고 말씀을 배우고 서로 섬기며 복음을 전합니다. 목장으로 모이는 것도 하나 됨을 힘써 지키기 위한 노력입니다. 사실 하나 됨을 지킨다는 것은 귀찮은 명령이 아니라 우리를 위한 기가 막힌 선물입니다. 인간은 함께 모여 서로 사랑으로 하나 될 때 진정한 기쁨과 만족을 누리는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 시대에 그 사실을 모르거나 무시하는 경향이 점점 더 늘고 있습니다. 혼자서 모든 것을 다 하려고 합니다. 요즘 전 세계적으로 교인들 중에도 교회에는 나오지만 교제나 훈련이나 봉사는 피하는 사람들, 목장(또는 구역, 셀, 소그룹 등)으로 모이는 것을 부담스러워하고 싫어하는 사람들이 점점 더 많아지고 있습니다. 그런 데에 자꾸 연결되면 자신의 자유가 구속받는다고 느끼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자신의 행복을 가장 우선시 하며 살라는 것이 ‘욜로(YOLO: You Only Live Once)’ 정신의 핵심입니다. 인생은 한 번뿐이니까 남들을 위해 시간이나 물질을 희생하지 말고 자기 자신을 위해 투자하라는 것입니다. 그러나 자기 밖에 모르면 오히려 자기에게 해가 되고 소중한 자기 인생을 망친다는 것이 성경의 교훈입니다.
피치 못할 사정이 생겨서 주일예배나 목장 모임에 못 나가는 경우 외에, 갈 수 있는데도 안 가는 경우를 조금 들여다보면, 결국 그 중심에는 ‘자기’가 있습니다. ‘자기’가 가기 싫으면 안 가고, 자기가 하고 싶으면 하는 겁니다. 사실 예배에 안 나가고 쉬면 몸은 편할 수 있습니다. 그 시간을 활용하여 운동을 하거나 일을 하면 시간 활용을 더 잘하는 것이라고 생각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보십시오. 누가 중심에 있습니까? 하나님도 아니고, 이웃도 아니고, 결국 자기 자신입니다.
하나님이 내게 무엇을 원하시며 어떻게 하면 이웃에게 유익을 끼칠 수 있는지는 생각하지 않고, 그냥 자기가 편한 대로 움직이는 것이 인간의 본성입니다. 신앙생활조차 자기 혼자 알아서 합니다. 그렇게 자기 밖에 모르는 인간에서 벗어나지 못할 우리를 주님이 불쌍하게 여기셔서, 우리가 진짜 행복을 누리며 영원한 천국을 대비해서 상급을 쌓아놓을 수 있는 길을 주신 것이 바로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는 삶입니다. 그리고 그것을 실천하는 곳이 바로 교회이고 목장입니다.
귀찮아도 나가고, 싫어도 만나고, 불편해도 다가가고, 피곤해도 손발을 움직여 섬기고... 그러는 가운데 예수님의 모습을 닮아가는 자신을 보게 됩니다. 나와 내 가족 밖에 모르는 삶에서는 결코 맛볼 수 없던 참된 기쁨과 만족을 느끼게 됩니다. 무엇보다 이 세상을 떠날 때 다 없어질 것들이 아니라, 저 영원한 나라까지 내가 가져갈 수 있는 일들을 하는 가운데 천국에 들어갈 준비를 하게 됩니다.
세상에서 말하는 ‘욜로’ 정신은 현재 자신의 행복을 가장 앞세우는 것인데, 그 이유는 인생이 오직 한 번뿐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우리 크리스천들은 이 말을 정반대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인생은 한 번뿐이니까 나 중심으로 살며 낭비하기에는 시간이 너무 없습니다. 그래서 하나님 사랑과 이웃 사랑을 실천하며 영원한 천국에 들어갈 준비를 부지런히 하는 것입니다. 그것을 연습하는 곳이 교회와 목장입니다.
앞으로도 계속 자기만을 위하며 자기 밖에 모르는 인생을 살 것인가, 아니면 하나님이 내게 맡겨주신 일을 하며 살 것인가를 결정하는 것은 결국 각자의 선택입니다. 분명히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자기중심으로 살면 좋을 것 같지만 결국은 씁쓸한 인생이 되고, 하나님의 말씀대로 하나님 사랑과 이웃 사랑으로 살면 당장은 힘든 것처럼 보여도 결국은 참된 행복과 찬란한 영광의 길이라는 사실입니다.
그러므로 한 번뿐인 인생이니까 나만을 위해 내 맘대로 살 게 아니라, 한 번뿐인 인생이니까 영원한 가치를 지닌 일들을 하며 참 만족을 누리고 다음 생애도 준비해야겠습니다. 바로 그것이 ‘나 홀로 욜로’를 물리치는 ‘다 함께 욜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