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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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상처의 출발점인 거절감에는 여러 증상들이 있는데, 첫 번째 증상은 슬픔입니다. 슬픔은 모든 사람에게 있는 감정이지만, 그런 상태가 아주 반복적으로 또 갑자기 나타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자기에 관하여 슬픈 생각을 지나치게 많이 하고, 어떤 힘든 상황이 오면 쉽게 슬픔에 빠집니다. 자신을 ‘비극의 주인공’으로 생각해야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영화나 드라마도 주로 <겨울연가> 같이 슬픈 것을 좋아합니다. 이런 슬픔은 그 동안 쌓여 온 거절감에서 맛본 아픔을 대치한 감정입니다.
두 번째 증상은 자기연민(self-pity)인데, 자기 자신이 그렇게 불쌍할 수가 없는 겁니다. 그러나 사실 이것은 자기를 불쌍하게 여기면서 일종의 쾌감을 느끼는 것입니다. 이것은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니까 괜찮다고 생각할지 몰라도, 사실은 거절감을 느끼는 상황으로부터 도망치기 위해 작동시키는 하나의 방어기제(defense mechanism)입니다. 이런 사람은 자기 스스로를 불쌍하게 여길 뿐 아니라, 여러 가지 말과 표정으로 타인을 조작함으로 자기연민을 계속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듭니다.
세 번째는 자기증오(self-hatred)입니다. 자신을 거절한 대상(권위의 인물)을 미워하고 분노해야 하는데, 그럴 수가 없으니까 자기 자신을 미워하는 것입니다. 즉, 타인에게 거절당한 상처 때문에 자기를 스스로 거절하는 것인데, 사실은 또 다른 거절감을 맛보지 않으려는 방어기제이기도 합니다. 기대하지 않으니까 거절당할 일이 없다는 식이지만, 거절감을 경험했기에 자존감이 낮아지며 나타나는 증상입니다.
거절감의 네 번째 증상은 우울함(depression)입니다. 이것은 이 시대의 가장 큰 문제 중 하나인데, 분노가 밖으로 분출되지 못하고 속으로 들어갈 때 일어나는 증상이며, 결국 그것은 거절감입니다. 우울증에 빠지면 사회 활동에서 위축되고 모든 관계를 스스로 단절시키게 되며, 어떤 일에든 슬픔과 절망을 느끼고 우울한 생각만 들게 됩니다. 그러면서 죄 의식, 자기 비하, 불면증, 의욕 상실 상태 등이 나타납니다.
다섯 번째는 무관심으로, 삶에 대한 열정이 없는 것을 말합니다. 하지만 열정 없이 인생을 살아간다는 것은 정신적인 나태인 동시에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상태입니다. 이것도 거절과 실패의 기억 때문에 나타나는 일종의 방어기제입니다.
그 외에도 열등감, 불안정한 사고, 실패 의식, 죄 의식, 영적 침체, 늘 어두운 마음, 스스로 무능력하다고 생각되어 쉽게 낙심하며 실망하는 경향 등이 다 거절감의 증상들입니다. 하지만 이런 증상들은 거절감에서만 아니라 다른 상처들에서도 나타나는 증상들로서, 결국 거절감이 모든 상처의 출발점이라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이처럼 심각하고 엄청난 거절감의 상처는 대부분 ‘권위의 인물’인 부모로부터 온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것을 어떻게 치유할 수 있습니까? 이미 돌아가신 부모님 또는 살아 계셔도 아주 연로하신 부모님으로부터 지금 와서 새롭게 사랑과 인정을 받을 수 있겠습니까? 불가능한 일입니다.
하지만 거절감의 상처로부터 치유되고 회복되는 길은 분명히 있습니다. 그것은 오직 ‘진정한 권위의 인물’이신 하나님과 인격적으로 만나, 하나님은 언제나 나를 사랑해오셨으며 지금까지 한 번도 나를 거절한 적이 없으셨다는 사실을 확인받는 것입니다. 성경에서 바로 그 사실을 우리에게 분명히 알려줍니다. 그것을 깨닫고 예수 그리스도를 통한 하나님의 사랑을 받아들일 때 치유의 역사가 일어납니다.
실제로 이렇게 인격적인 아버지 하나님을 만나 그분의 참 사랑을 경험함으로써 치유를 경험한 사람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그 사랑을 계속 자기 안에 머물게 할 때 거절감의 상처는 결코 힘을 쓸 수 없습니다. 그렇게 하는 비결이 바로 예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