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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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3월에 시작된 코로나 사태 이후로 지난 3년 동안 여름 휴가철에 여행을 많이들 하지 못했습니다. 물론 간간이 여행을 다녀온 분들도 있었지만, 여행을 통해 코로나에 걸리는 바람에 원래 세워놓았던 계획이 틀어진 분들도 있었습니다. 특히 한국 방문을 많이 가지 못했었는데, 작년 여름부터 한국의 방역 정책이 완화되면서 조금씩 한국 방문자가 늘어났고, 올해 여름에는 더욱 많아지고 있습니다.
한국 방문뿐 아니라 미국 내 여행도 이제는 거의 이전과 같아졌거나 더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다음 주 미국 현충일(Memorial Day) 연휴가 되어 여행하는 분들이 있을 줄로 압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여름 휴가철이 시작되기 전에 신앙인으로서 우리가 미리 정해놓아야 할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주일을 끼고 여행을 가는 경우 주일예배를 어떻게 할 것인가입니다.
예수님을 믿는 크리스천이 주일예배를 놓치게 되면, 스스로 잘 느끼지 못하더라도 자기의 신앙에 손상이 오고 영적 침체의 길로 들어서게 될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겠습니다. 안 믿는 사람이면 몰라도, 믿는 사람은 정말로 그렇게 됩니다.
아마도 ‘여행을 가서도 주일예배를 꼭 드려야 하나?’ 하며 귀찮은 생각이 들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귀찮은 일’이 아니라 그리스도인에게 ‘꼭 필요한 일’입니다. 특히 자녀와 함께 여행하는 경우 주일예배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엄청난 신앙교육의 효과를 볼 수도 있고 잘못된 가치관을 심어줄 수도 있습니다. 작은 일처럼 보이는 바로 이런 경우를 통해 아빠 엄마가 진짜로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가 무엇인지를 직접 보여주게 되기 때문입니다.
물론 주일날 교회에 가기만 하면 주일을 거룩하게 지키는 ‘주일성수’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주일예배 참석은 주일성수의 시작이며, 나아가 신앙생활의 든든한 기초가 됩니다. 일주일에 한 시간 정도의 주일예배 시간도 하나님께 드리기를 아까워하면서 하나님을 사랑한다고 하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고 할 수 있습니다.
주일에 함께 모여 드리는 예배는 우리 삶의 분주한 것들을 다 내려놓고 하나님께만 시선을 맞추는 시간입니다. 무엇보다, 모든 염려와 근심을 주님 앞에 내려놓고 하나님의 나라와 그분의 의를 먼저 구할 때 우리에게 공급해주시고 채워주시는 하나님을 체험하는 시간인 동시에, 그렇게 신실하신 하나님께 믿음으로 반응하며 헌신하는 자리가 예배입니다. 참된 예배자로 살면 참 기쁨과 행복을 맛보게 됩니다.
요즘은 여행을 많이 다니는 시대이기 때문에, 여행 중간에 주일이 한두 번 이상 끼게 될 경우가 많습니다. 출장으로 가거나 피치 못할 사정으로 다른 곳에 가야 할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가족과 함께 가든 혼자 가든, 타지에서 주일을 맞이할 때 근처에 있는 교회에 가서 예배드리며 다른 교회를 배우는 기회로 삼을 수 있습니다. 외진 곳이라 마땅한 교회가 없다면 가족끼리 주일예배를 드리면 됩니다. 여행 중 주일을 놓치지 않고 자녀와 함께 가정예배를 드리는 것은 큰 의미가 있습니다.
보통은 ‘우리가 주일을 거룩하게 지킨다(We keep the Lord’s Day holy)’고 생각하는데, 사실은 ‘우리가 온전하게 되도록 주일이 우리를 지켜주는 것(The Lord’s Day keeps us wholly)’입니다. 이 점을 기억하면서, 이번 여름 어디를 가시든지 바로 그곳에 함께 계시는 하나님 앞에서 아름다운 예배자로 나아가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