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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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차 다니엘 금식기도를 어제 아침에 잘 마쳤습니다. 지난 3년 동안 코로나 사태 때문에 하지 못하다 이번에 할 수 있게 되어서 참 감사하고 좋았습니다. 지난 3주 동안 바쁘게 지냈지만, 그사이 은혜의 단비에 적셔진 시간이었음을 깨닫습니다.
이번 다니엘 금식기도는 다른 때에 비해 배가 별로 고프지 않고 다른 음식 생각도 별로 나지 않았습니다. 특히 저는 커피를 매일 큰 컵으로 최소 두 번 이상 마시는 사람인데, 커피 생각도 전혀 나지 않았고 커피를 많이 마시는 사람에게 나타나는 두통 증세도 거의 없었습니다.
저는 축구를 좋아하기에 시간 날 때 축구 경기 하이라이트를 자주 보는 편입니다. 이번 다니엘 금식기도 기간 중 한국 국가대표팀 축구 경기도 있었고 평소에 좋아하는 영국 프리미어리그 경기들도 많았습니다. 게다가 매년 3월이면 미국 전역을 흥분에 빠뜨리는 미국 대학 농구 토너먼트(March Madness)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미디어 금식을 해야 하므로 안 봤는데, 인생(?)에 전혀 지장이 없었습니다.
최근에 우리 교회에 새로 나온 분들이 이번에 많이 참여하셔서 좋았는데, 그중에는 자는 아기를 들쳐 안고 새벽기도에 3번이나 나온 분들도 있고, 어린 자녀를 데리고 나온 분들도 있으며, 이전에 새벽기도를 해본 적이 없었는데 이번에 처음 나오신 분도 있습니다. 또한 집이 이 근처가 아닌데도 고난주간 동안 개근하신 분들도 있고, 심지어 매일 개근하신 분들도 있습니다. 제가 그분들을 봐도 정말 귀하게 느껴지는데, 하나님이 그 아름다운 마음을 보실 때 얼마나 기쁘셨을까요.
이번에 다니엘 금식기도에 참여한 분 중 다수가 어제 토요새벽예배 때 나와 간증을 나누시는데, 그분들의 이야기가 마음에 많이 와닿았고 귀한 은혜의 시간이었습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별 변화가 없는 것 같이 보였지만, 각자의 삶 가운데 주님께서 역사하신 일들을 들으며 참 감사했습니다. 그 시간 중에 다른 분의 간증을 들으며 도움이 되었다고 고백하는 분들을 보며, 서로 선한 영향을 주거니 받거니 하는 모습에 감사했습니다. 또 이번에 처음 해보시는 분들이 좋은 영적 경험이 되었다고 하는 것도 참 감사한 일입니다.
특히 코로나로 인하여 가까이서 함께 손을 맞잡고 기도하지 못했었는데, 이번에 서로를 위해 간절히 기도할 수 있어서 감사했고, 기도 응답도 많이 받으셔서 더욱 감사했습니다. 특히 제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기도 방법인데 오랫동안 하지 못했던 ‘모세와 아론과 훌의 기도’도 다시 해볼 수 있어서 아주 좋았습니다!
다니엘 금식을 끝내고 모두 아주 행복해 보였는데, 가만히 보니까 이제는 맛있는 음식을 마음껏 먹을 수 있게 되었다는 생각에 그런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다시 돌아보니, 3주 동안 매일 주님과 동행하며 절제 가운데 사는 것을 내가 해냈다는 영적 성취감 때문에 기쁨이 올라오고 행복해졌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가정교회를 하는 교회들이 몇 년 전부터 다니엘 금식기도를 하기 시작했는데, 다른 교회들은 대개 연초에 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추운 날씨를 피하려고 고난주간을 포함하여 3주 동안 해왔습니다. 이번에도 그렇게 해보니까 이 기간에 절제를 훈련하고 기도와 말씀에 집중하다가 잘 마치고 바로 부활주일을 맞게 되니 부활절이 더 영광스럽게 다가옴을 느낍니다. 이번에 다니엘 금식기도 하기를 참 잘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