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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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목요일 밤부터 금요일 아침까지 눈이 많이 내렸는데, 그와 동시에 기록적인 한파가 미국을 덮쳤습니다. 강력한 폭풍 속에서 대기압이 빠르게 떨어지는 폭탄 사이클론(bomb cyclone)’이 미국 5대호 근처에서 발달하여 눈보라와 폭설을 일으킨 것입니다. 이번 폭풍으로 인하여 겨울이면 원래 추운 지역인 미네소타와 위스콘신 등은 물론이고, 따뜻한 지역인 텍사스와 플로리다까지도 추위가 몰아닥쳤습니다.

 

실제로 우리도 이번 추위의 영향을 고스란히 받는 중입니다. 목요일 밤부터 시작하여 토요일 낮까지 강한 바람이 불면서 이미 내린 눈을 마구 휘날리게 하는 눈보라 현상이 일어났고, 아직도 길이 눈으로 덮여 있어서 위험한 곳이 많습니다. 날씨가 얼마나 추웠으면, 제가 금요일에 눈을 치우는데 입김 때문에 안경 렌즈에 서리가 끼자마자 바로 얼어버리는 것이었습니다. 그런 현상은 처음 겪어봅니다.

 

캐나다에서 미국 남부까지 넓은 지역을 덮친 이번 한파로 정전 사태가 속출하고, 수많은 차들이 미끄러지며 사고가 났습니다. 다른 데를 갔다가 돌아온 분들은 도로 사정이 너무 나빠서 굉장히 고생했고, 평소보다 몇 시간이나 더 걸려서 간신히 집에 도착했다고 합니다. 또한 비행기들의 무더기 결항으로 인하여 우리 교회 몇몇 분을 포함해서 비행기로 여행하려던 많은 사람이 어려움을 당했습니다.

 

우리 교회도 어제 토요새벽예배를 취소했는데, 날씨 때문에 새벽기도가 취소된 것은 정말 오랜만입니다. 게다가 매년 크리스마스이브 저녁에 열리는 성탄절 이브 축제를 주일 오후로 옮기는 초유의 사태도 벌어졌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도로 사정이 좋지 않은데다 춥고 강한 바람이 계속 불었기에, 행사가 끝나면 캄캄한 밤이라서 더 위험해질 수 있으므로 그렇게 결정한 것입니다.

 

이번처럼 성탄절 이브 축제 시간을 바꾸어 주일에 한 적은 없었지만, 주일인 오늘이 마침 성탄절 당일이라서 오히려 성탄절 축제로 바꾸어서 하게 되었으니, 이것도 감사하고 어쩌면 더 의미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함께 성탄주일 연합예배를 드리고 점심 식사를 같이 나눈 후, 오후에 함께 모여 구주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을 축하하고 그분을 경배하는 자리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이번에 불어온 폭탄 사이클론으로 인한 불편을 겪으며 성탄절의 참 의미를 다시 한번 생각해봅니다. 성탄절이 되면 수많은 사람들이 크리스마스 샤핑을 하고, 선물과 카드를 주고받으며, 휴일을 맞이하여 이곳저곳으로 여행을 갑니다. 그러는 사이 성탄절의 주인이신 예수님은 뒷전으로 밀려나고 마치 산타클로스가 주인공인 것처럼 되어 버렸습니다. 아니, 사실은 자기가 주인공인 크리스마스가 되었습니다.

 

성탄절은 예수님께서 우리를 구원하시기 위해 이 땅에 태어나신 것을 기념하는 날입니다. 그러기에 예수님의 탄생을 축하하고 우리의 모든 것을 다해 그분께 경배드리는 날이 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샤핑과 선물과 파티와 여행 등으로 자신의 즐거움을 위한 활동에 대부분 시간을 보내는 것이 사실입니다.

 

물론 추수감사절이나 성탄절에 멀리 떨어져 있던 가족들이 함께 모여 패밀리 타임을 갖는 것은 귀한 전통입니다. 선물과 카드 교환도 사랑을 나누는 좋은 일입니다. 다만 그러는 사이 성탄절의 주인공이 예수님이시라는 사실을 잊어버리지 않도록 주의하는 가운데 진정한 감사와 기쁨을 누리는 성탄절이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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