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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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상황이 미국과 한국을 비롯하여 대부분 많이 좋아졌습니다. 물론 중국에서는 얼마 전부터 오히려 감염이 크게 늘고 있기는 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보면 상황이 좋아진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몇몇 전문가들은 이제 코로나를 전염병(pandemic)이 아니라 풍토병(endemic)으로 보아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이번 겨울을 맞아 코로나와 독감에 더하여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까지 세 가지 바이러스의 위협(소위 트리플데믹, Tripledemic)에 노출되어 있으니 주의해야겠습니다.

 

지난 20203월 갑작스럽게 닥친 코로나 사태로 인하여 교회마다 크고 작은 어려움을 겪어오고 있는데, 무엇보다 가장 두드러진 점은 예배 출석 인원이 줄어들었다는 것입니다. 사태 초기에는 예배 참석 자체가 어려웠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마스크를 착용하고 예배에 얼마든지 참석할 수 있게 되었고, 특히 지난 4월 중순부터는 미국에서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화 조치가 해제될 정도로 코로나 상황이 좋아졌습니다. 그러함에도 여전히 교회로 돌아오지 않은 교인들이 많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제가 보기에 단순히 주일예배에 참석하지 않는 것보다 더 크고 본질적인 문제가 있습니다. 그것은 영적 관심이 크게 줄어들었거나 거의 사라졌다는 점입니다. 안 믿는 사람들 이야기가 아니라, 믿는 사람들이 그렇다는 겁니다.

 

지난 10월 말 한국을 방문했을 때 오랜만에 친한 친구들을 만났습니다. 그중 목사인 한 친구가 있는데, 교회가 아닌 선교단체에서 오랫동안 아주 신실하게 사역했던 친구입니다. 몇 년 전 집안에 사정이 생겨서 가업을 맡게 되어 지금은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아무리 지금은 사업가라도 목사는 목사니까 예배는 어디서 드리는지 궁금해서 물었더니, 원래는 잘 아는 목사님이 섬기는 교회에 나갔는데 코로나 사태 이후로는 주로 온라인 예배를 드렸다고 했습니다. 이제 상황이 많이 좋아져서 교회 예배에 나갈 때도 있지만, 온라인으로 할 때가 여전히 많다는 것이었습니다.

 

사업을 하더라도 주일에는 이전처럼 어느 교회에 가서 파트타임으로 사역하는 게 아닐까 생각했다가 그런 말을 들으니 약간 실망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더욱 기분이 묘했던 것은, 교회 사역이나 예배에 대해서 별다른 열정을 보이지 않던 그 친구가 한국프로야구 엘지와 키움 간의 플레이오프 입장권을 구하는 일에는 엄청난 관심을 보이더니, 결국에는 끈질긴 노력 끝에 표를 구하고야 말았다는 점입니다.

 

목사 안수를 받은 사람도 그 정도인데, 다른 사람들은 말할 것도 없었습니다. 청년 시절 열심히 신앙생활을 했던 친구들도 주일예배에 종종 빠지거나 온라인 예배로 대체할 때가 많고, 이제 영적 성장에 관해서는 거의 관심이 없는 듯했습니다.

 

코로나 사태 동안 주춤했던 영적 성장을 이루려면 일단 예배 출석부터 회복해야 합니다. 매주 잘 나오고 있는 분들은 단순히 주일예배 참석으로 만족하지 말고 내 신앙을 성장시켜 주는 일에 관심을 가지시기 바랍니다. 사실 우리의 관심을 가진 것들 대부분은 진짜로 중요한 게 아닐뿐더러, 신앙에 해가 되는 것도 많습니다.

 

신앙에는 전진 아니면 퇴보밖에 없습니다. 가만히 있으면 그 자리에 있는 것이 아니라 퇴보합니다. 그래서 먼저는 자신에게 진짜 유익한 일인 영적 성장에 관한 관심을 회복해야겠고, 실제로 자신의 신앙 성장에 도움이 될 만한 일들을 실행해보시기 바랍니다. 새벽기도, 중보기도, 목장 모임, 삶 공부, 봉사 등이 그런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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