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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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 <깨진 유리창 법칙>이라는 책을 흥미롭게 읽었던 기억이 납니다. 이 책은 깨진 유리창 이론’(Broken Window Theory)을 비즈니스에 적용하며 여러 흥미로운 내용을 말해줍니다. ‘깨진 유리창 이론이란, 유리창 하나가 깨졌을 때 그냥 방치해 놓으면 그곳을 중심으로 범죄가 확산하기 시작한다는 범죄심리학 이론입니다.

 

예를 들어, 한 건물의 유리창 하나가 깨진 채로 방치되어 있다면, 그것은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다는 신호가 됩니다. 따라서 사람들은 다른 유리창들도 깨버리고 나아가 아예 건물 전체를 부수더라도 아무런 부담을 느끼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1969년에 스탠퍼드대학교 심리학과 필립 짐바르도(Phillip Zimbardo) 교수가 한 가지 실험을 진행했는데, 스탠퍼드 근처의 좋은 동네에 자동차 한 대를 세워두고 보닛을 살짝 열어놓은 채 일주일 동안 놓아둔 것입니다. 놀랍게도 자동차는 아무 이상 없이 처음 상태 그대로 유지되었습니다. 하지만 연구자가 와서 망치로 유리창 하나를 깬 후부터 지나가던 사람들이 그 차를 부수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1980년대 높은 범죄율로 고민하던 뉴욕시에서는 이 깨진 유리창 이론을 활용하여 지하철의 낙서를 지우는 프로젝트를 대대적으로 진행했는데, 워낙 낙서가 많아서 1984년에 시작된 일이 5년 후에야 끝났습니다. 그러자 그때까지 계속 증가하던 지하철 흉악 범죄 발생률이 완만해졌고, 2년 후부터는 중범죄 건수가 감소하기 시작했으며, 1994년에는 절반 가까이 감소했다는 것입니다. 결과적으로 낙서 지우기를 실시한 후 뉴욕의 지하철 중범죄 사건은 무려 75%나 줄어들게 되었습니다.

 

이처럼 작은 문제를 즉시 해결하지 않고 방치하면 사태가 걷잡을 수 없게 악화되어 삶이 무너질 수 있다는 것이 깨진 유리창 이론의 교훈입니다. 이것은 우리 신앙생활에도 적용될 수 있는데, 지난 20203월에 시작된 코로나19 사태를 지나면서 우리 삶의 많은 부분이 깨지게 된 것을 실감합니다. 물론 처음에는 교회에 나와 예배할 수 없었기에 모두가 온라인 예배로 했지만,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며 다시 교회에 모여 예배를 드리고 삶 공부와 교제도 하면서 오늘에 이르고 있습니다.

 

이번 코로나 사태를 거치면서 우리 신앙생활에 깨진 유리창이 하나둘씩 생기게 되었습니다. 이제는 주일에 예배를 드리지 않더라도 별 거리낌이 없거나, 이전에는 당연히 해야 하는 일이었는데 지금은 안 해도 상관없다고 느끼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코로나 상황이 많이 좋아진 이 시점에 자기 삶 가운데 그렇게 깨진 채 방치해 놓은 유리창이 어디인지 빨리 점검하여 고쳐야 합니다.

 

예배에 소홀해졌다면 일단 주일예배에 빠지지 않고 나와 열심히 예배드려야 합니다. 말씀이 약해졌다면 매일 큐티에 힘쓰면서 다음번 삶 공부에 등록하여 열심히 공부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교제가 별로 없다면, 목장 모임에 매주 출석하며 어떻게든 서로 사랑의 교제를 나누도록 힘써야 합니다. 섬김이 없었다면, 교회에서 지금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빨리 찾아서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사실은 신앙생활을 하기는 하지만 내가 하고 싶으면 하고 하기 싫으면 안 하는 삶, 내가 시간이 있으면 하고 시간이 없으면 안 하는 삶, 즉 모든 것이 나 중심인 삶이야말로 가장 심각한 깨진 유리창입니다. 깨진 유리창을 계속 방치하면 결국 주님이 원하시는 삶과는 동떨어진 비참한 인생이 되고 맙니다. 지금 당장 수리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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