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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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24일 압도적인 군사력을 자랑하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 7주가 지났지만, 군사전문가들의 예측과는 달리 단기간 내 우크라이나 점령에 실패한 채 전쟁이 장기화되고 있습니다. 러시아군이 고전하는 원인에 대해 여러 분석이 있지만,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우크라이나 국민의 거센 항전 의지가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는 사실에 많은 사람들이 고개를 끄덕이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 침공 전 러시아 내에서는 세계 2위를 자랑하는 공군력을 앞세워 단기간 내에 승리할 수 있다는 분석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첨단 정밀유도 미사일로 계속적인 공격을 퍼붓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라는 주장이 더 힘을 얻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러시아 고위 장성들의 예측을 완전히 빗나가게 만든 변수가 발생했습니다. 러시아 공격이 시작되자 우크라이나인들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을 강력히 지지하면서 그를 중심으로 똘똘 뭉쳤습니다. 게다가 청년뿐 아니라 노년층까지도 군에 입대했고, 전투에 참여하지 못한 시민들은 후방 지원 활동을 펼쳤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위험을 감수하며 수도 키이우에서 대국민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내보냄으로써 국민들의 마음을 결속시키는 동시에 항전 의지를 더욱 높였습니다.
이러한 우크라이나인들의 거센 항전 의지는 미국 정보기관들도 예상하지 못했던 점입니다. 그들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시 이틀이면 전쟁이 끝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이용한 전쟁게임으로 결과를 예상했던 것인데, 압도적인 군사력을 보유한 러시아가 이틀이면 승리할 것이라는 결과가 나왔던 것입니다. 그러나 그 예측은 보기 좋게 빗나가고 말았습니다. 컴퓨터 시뮬레이션에서는 조국을 위해 싸우려는 국민과 장병들의 강력한 항전 의지를 계산에 넣지 않았고 또 그런 점은 계산에 넣을 수도 없었기 때문입니다.
압도적인 국력과 군사력 차이에도 불구하고 우크라이나가 지금까지 러시아의 침공을 잘 견뎌내고 있는 것은 인적 요소가 가장 큰 역할을 했기 때문입니다. 그러한 국민 정서와 항전 의지를 감안하지 않은 채 아무리 컴퓨터를 열심히 돌려 보았자 전쟁 예측과 전략 수립은 실패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러시아는 탄도미사일과 순항미사일 등 강력한 정밀타격 무기들을 전쟁 초기에 사용했고, 나중에는 극초음속 미사일까지 쏘아댔습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전쟁 지도부를 제대로 타격하지 못했고, 오히려 우크라이나인들의 항전 의지를 더욱 불타오르게 만드는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앞으로 전쟁의 결과가 어떻게 될지 알 수 없지만, 한 가지는 분명합니다. 우크라이나인들의 거세고 강력한 항전 의지가 꺾이지 않는 한 우크라이나는 결코 패하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입니다. 혹시 실제 전쟁에서는 질 수도 있고 영토를 빼앗길 수도 있지만, 그들은 결코 패배자가 아니라 승리자로 역사에 기록될 것입니다.
이것을 보며 저는 큰 감동을 받는 동시에 중요한 영적 교훈을 깨달았습니다. 스스로 영적 전쟁을 포기하기 전까지 우리는 결코 질 수 없다는 사실입니다. 영적 전쟁은 미사일이나 총칼이 아니라, 말씀과 기도와 예배로 싸웁니다. 우리가 말씀을 묵상하고 기도하고 예배드리는 것을 스스로 포기하면 질 수밖에 없지만, 거센 항전 의지로 끝까지 말씀과 기도와 예배의 자리를 지킬 때 반드시 승리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