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편지
HOME > 설교와칼럼 > 목회편지
지난 4월 16일은 한국에서 세월호가 침몰한지 1년이 되는 날이었습니다. 어느덧 1년이라는 시간이 속절없이 흘러 버렸습니다. 세월호 희생자 304명 중 안산 단원고 학생들이 250명이고, 단원고 교사와 세월호 직원을 제외한 일반인 희생자가 43명입니다. 미디어는 주로 단원고 학생들에게 집중되었지만, 일반인 희생자들의 사연도 참 안타깝습니다.
8세인 조요셉 군은 가족과 함께 제주여행에 나섰다가 아빠 엄마와 형이 죽고 혼자만 살아남았습니다. 또 6세인 권지현 양도 제주로 이사를 가던 길에 아빠 엄마와 오빠를 잃었습니다. 특히 7살짜리 오빠가 동생에게 구명조끼를 입혀 주고 자신은 물속으로 빠져 갔다는 이야기는 모든 사람을 더욱 더 눈물 나게 만들었습니다.
정말로 다시는 이런 비극이 일어나지 말아야겠습니다. 그러나 지난 1년 동안 진행되어 온 일들을 보면 막막함을 느낍니다. 희생자들에 대한 조치는 여전히 미흡하고, 정부가 이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지 못해서 사회적 갈등만 더 커진 상태입니다. 게다가 배는 아직도 바다 속에 가라앉아 있는 상태이며, 국민들의 안전 불감증은 여전합니다. 그렇게 들끓던 여론도 바쁜 일상에 묻혀 조용해졌습니다.
그렇다면 왜 이렇게 심각한 문제가 제대로 해결되지 못한 채 1년이 그냥 흘러버린 것입니까? 여러 가지 복잡한 사정들이 있겠지만, 정말로 이 사태를 책임지고 해결하려는 마음이 부족해서(또는 없어서) 그런 것으로 보입니다. 처음에는 희생자 가족들도 달래고 여러 조치를 취하는 것으로 보였지만, 시간이 갈수록 해결에 대한 진정성보다는 일단 이 순간만 모면하려는 게 아닌가 하는 의심만 더 커졌습니다.
그런데 이런 문제에 있어 다른 사람들만 탓할 것이 아니라, 우리도 마음과 행동에 있어 비슷한 문제가 없는지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로 삼으면 좋겠습니다. 우리 자신이 주님이 원하시는 삶을 제대로 살고 있지 못하다면 왜 그렇겠습니까? 솔직히 말해서, 정말로 그렇게 살고 싶은 마음이 없기 때문이 아닌가 합니다.
<하나님을 경험하는 삶> 교재에 이런 내용이 있습니다. "당신이 무슨 말을 하든지 상관없이 당신의 행동은 하나님에 대한 당신의 믿음을 드러냅니다. 당신의 행동이 당신의 말보다 더 크게 외칩니다." 정말 맞는 말이라고 생각됩니다.
아무리 입으로 전도와 선교를 외치더라도 기도하며 섬기고 있는 VIP 영혼이 하나도 없다면, 실제로는 복음 전파의 중요성을 안 믿는 사람입니다.
아무리 말로는 사랑을 외쳐도 다른 사람에게 오픈하거나 베풀 줄 모르고 자기나 자기 가족 밖에 모른다면, 실제로는 사랑을 모르는 사람입니다.
아무리 예배가 중요하다고 말해도 다른 일과 겹칠 때마다 그리로 간다면, 실제로는 하나님보다 그 일이 더 중요하다고 믿는 사람입니다.
아무리 기도가 중요하다고 말해도 새벽 기도는 오지 않으면서 새벽 운동은 나간다면, 실제로는 기도보다 운동에 더 가치를 두고 사는 사람입니다.
아무리 '주(主)를 사랑한다'고 말해도 주님과 보내는 시간보다 '주(酒)를 사랑하는(술을 마시는)' 시간이 더 많다면, 사실은 주님이 아니라 술에 빠진 사람입니다.
행동을 보면 진짜 믿는 것이 무엇인지 알 수 있습니다. 특히 시간과 돈을 어디에 쓰는지 보면 그 사람이 중요시하는 인생의 가치를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한 영혼을 섬기기 위해 자신의 시간과 돈을 써가며 애쓰는 분들이 있습니다. 영혼 구원하여 제자 삼으라는 주님의 명령을 '진짜로 믿는' 분들입니다. 이런 분들 때문에 감동과 도전을 받으며 목회의 보람을 느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