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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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에 저는 산호세에 위치한 시온영락교회 주최로 열린 제63차 목회자를 위한 가정교회 컨퍼런스에 참석하고 돌아왔습니다. 이번에도 어김없이 너무나 많은 은혜와 감동을 받았고, 귀한 가르침도 잘 받을 수 있었습니다.
목회자 컨퍼런스에 참석할 때마다 삶 공부 한 과목을 속성으로 이수하게 되는데, 이번에 제가 들은 과목은 미주에서 처음으로 제공된 <기도의 삶>입니다. 일본 도쿄 근교의 가와사키 초대교회 조남수 목사님이 강의를 해주셨는데, 한국에서 일본 선교사로 파송되어 24년 동안 일본인 대상으로 전도하며 목회를 하고 계십니다.
온갖 우상들로 가득 차 있고 한 사람을 전도하기가 그렇게 힘든 일본에서, 가정교회 사역을 통한 전도로 100여 명에서 거의 300명 가까이 성장했다는 사실은 정말 놀랍습니다. 그 모든 배경에는 중보기도 사역이 있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 교회의 일본 성도들이 우리보다 기도를 더 많이 하고 있고, 더 효과적인 중보기도 사역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엄청난 도전을 받았습니다.
그 교회의 중보기도 담당자인 일본인 자매의 인터뷰를 동영상으로 틀어주었는데, 간호사로 바쁘게 일하면서도 중보기도 사역을 위해 시간을 바칠 때 오히려 생기가 넘치고 행복해 보였습니다. 섬길 때 행복하다는 비결을 아는 사람입니다.
컨퍼런스 기간 내내 시온영락교회 성도들이 헌신적으로 섬겼는데, 이 교회는 우리와 함께 신앙생활을 하다가 그곳으로 이사한 이종기-원진희 교우 부부가 다니는 교회입니다. 이분들은 그곳에 가서 목자 목녀로 헌신하여 2년 이상 섬기고 있습니다. 처음 맡은 목장이 대부분 예수님을 모르는 VIP 분들로 구성되었는데, 그렇게 긴 시간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벌써 여러 명이 예수님을 영접하고 구원받는 놀라운 일들이 일어났습니다. 게다가 최근에는 분가까지 하게 되었다니 놀랍습니다.
이분들이 목자 목녀로 자원할 당시 딸들이 각각 4살과 1살이었고, 최근에 아들까지 낳았는데 이제 갓 100일이 넘었습니다. 자매가 두 딸을 데리고 또 어린 아기까지 안고 나와 행복한 표정으로 섬기는데, 가슴이 찡할 정도로 감동적이었습니다. 목녀로 섬기면서 영적으로 크게 성장한 모습을 보니 참으로 감사했습니다.
시온영락교회를 담임하는 석정일 목사님이 첫째 날 인사말 도중, 이번 컨퍼런스를 준비하면서 몇 가지 어려움이 있었다고 했습니다. 특히 컨퍼런스 총무를 맡은 목자가 갑작스런 회사 일이 생겨서 바로 며칠 전 한국으로 출장을 가게 되었는데, 놀랍게도 그 목자는 단 며칠이라도 컨퍼런스를 섬기겠다고 다시 돌아왔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바로 그 다음 날 한국 출장지에 도로 나가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 말을 들었을 때 '겨우 2-3일 섬기려고 한국 출장에서 돌아왔다 바로 다시 나간다니, 정말 대단한 헌신이구나.' 생각하며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그분이 누구였는지 아십니까? 다름 아닌, 바로 우리 교회 출신 이종기 형제님이었습니다! 여러분 같으면 한국에 출장 갔다가 교회에서 맡은 책임 때문에 단지 며칠을 섬기려고 그렇게 돌아왔다 다시 나가시겠습니까? 돈도 돈이지만, 10시간도 넘게 비행기로 왔다 갔다 하는 것이 시간 낭비도 되는 것 같고 또 얼마나 피곤합니까.
그런데도 왜 그렇게까지 합니까? 섬길 때 행복하다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처음 만났을 때는 교회도 안 나가고 믿음의 확신도 없던 형제였는데 목장생활과 교회생활과 삶 공부를 통해 확실한 믿음을 갖게 되었고, 그 후 산호세에서 목자가 되어 다른 사람들을 섬기면서 참된 행복의 비결을 아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그렇습니다. 희생하며 섬길 때 행복합니다. 희생하며 섬길 때 성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