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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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신학교에 입학한 것이 1990년이었으니 벌써 32년이 되어 갑니다. 대학 졸업 후 곧바로 신학교에 진학했는데, 입학하기도 전에 그곳의 한 목사님이 어떻게 아셨는지 제게 전화를 주셔서 당신의 교회에 중고등부 담당 교육전도사로 와달라고 요청하셨습니다. 그렇게 하여 저는 목회자로서 첫 발을 딛게 되었습니다.
제가 처음 맡았던 중고등부는 20명 정도였는데, 완전히 영어권인 학생들, 완전히 한국어권인 학생들, 또 이중 언어가 가능한 학생들이 각각 1/3씩 되었습니다. 그래서 예배를 인도할 때도 한국어와 영어를 섞어서 했는데, 그때는 아직 이민 온 지 4년도 채 안 되던 때라 영어로 하는 것이 많이 부족했던 기억이 납니다. 2년 사역하고 교환학생으로 한국에 가면서 자연스럽게 사임하게 되었는데, 처음 해보는 전도사 사역이었기에 여러 모로 많이 미숙하며 부족했다고 느꼈습니다.
그때로부터 7~8년 후 플로리다에 있는 한 교회의 부목사로 사역할 때 청소년들을 데리고 동남부 지역 청소년 연합수련회에 참석한 적이 있습니다. 수련회장에 도착해 보니 연합 찬양 팀이 연습을 하고 있었는데, 보컬을 맡아 노래를 하고 있던 두 명의 여학생이 갑자기 노래를 부르다 말고 크게 소리를 지르며 저에게로 달려오는 것이었습니다. 가만 보니 놀랍게도 제가 처음 사역했던 청소년부에서 당시 7학년과 8학년이었던 꼬마(?)들이 어느덧 대학생이 되어 리더로 와 있었던 것입니다.
그들을 보고 아주 반가웠는데, 원래 앞에 나서기도 꺼려하던 어린 소녀들이 어떻게 찬양 리더까지 되었는지 정말 놀라웠습니다. 그런데 뜻밖에도 저에게서 영향을 받아 그렇게 될 수 있었다고 하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떠듬거리는 영어로 잘 지도하지도 못한 것 같은데 그들은 저에게서 성경을 잘 배웠다고 했고, 특히 찬양을 인도할 때 큰 영향을 받았다고 하며 고맙다고 했습니다. 사실은 그 아이들이 그렇게 잘 커준 것에 제가 더 고마웠고, 그들로 인하여 하나님께 정말 감사했습니다.
청소년기는 어린이에서 벗어나 독립인격체가 되기 위하여 몸부림치는 시기입니다. 인생의 과도기에 있는 청소년에게 바른 가치관을 심어주고, 바른 삶을 가르쳐주며, 리더십을 키워준다면, 나중에 장성하여 성공적인 삶을 살게 될 것입니다.
오래 전 어떤 권위 있는 주간지에서 ‘한 사람이 어떤 인생을 살지는 고등학교 때의 삶을 보면 안다.’라고 한 적이 있습니다. 청소년 때 형성된 가치관이나 삶의 태도가 평생 지속된다는 뜻입니다. 청소년기에 열등의식에 젖어 있거나, 폭력적인 성향을 보이거나, 술 또는 마약에 빠져 살면 앞으로의 인생도 그렇게 살 것입니다. 하지만 바르고 건강하게 자신감을 갖고 살면 앞으로의 인생도 그렇게 살 것입니다.
청소년들이 바르게 자라서 성공적인 인생을 살도록 돕기 위하여 교회는 이들을 예수님의 제자로 만들어야 합니다. 그런데 성인과 마찬가지로 청소년도 제자를 만드는 일에 있어 다른 어떤 것보다 가정교회가 아주 효과적입니다. 사실 수년 전에 청소년 목장을 하다가 중단했었는데, 그때 제대로 하지 못했던 아쉬움이 큽니다. 조만간 철저히 준비를 해서 다시 잘 시작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목장과 함께 예배가 중요하고 또 말씀으로 기초를 잘 닦는 것이 필수적인데, 이번에 고등학생들을 위한 입교반이 열립니다. 이런 기회를 통해 청소년들이 믿음의 기초를 잘 쌓으며 나가는 것이 아주 중요합니다. 말씀을 제대로 배워서 그 말씀이 그들 안에 살아 있게 되면 앞으로 하나님 앞에서 성공적인 인생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