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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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교회력으로 대강절(또는 대림절이나 강림절)이라고 하는 절기의 첫 번째 주일입니다. 교회에 처음 나온 분들도 계시고, 이것에 대해 잘 모르거나 잊어버린 분들도 계실 것 같아서, 오늘은 대강절의 의미에 대해 함께 나누어보려 합니다.
무엇보다 대강절에는 크게 두 가지 의미가 있음을 기억해야겠습니다. 하나는 우리를 구원하시기 위해 이 땅에 어린 아기로 오신 구주 예수님의 탄생을 기다리며 그분을 맞이할 준비를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다른 하나는 이 땅에 심판주로 다시 오실 예수 그리스도의 재림을 기다리며 마음을 준비하는 것입니다.
‘대강절’을 영어로 ‘Advent’라고 하는데, 이 말은 ‘도착’ 또는 ‘오다’를 의미하는 라틴어 ‘Adventus’에서 유래한 말입니다. 그래서 대강절이라는 말에는 ‘도착하다, 기다리다’라는 의미가 있습니다. 대강절, 대림절, 강림절 모두 표준국어대사전에 등재된 기독교 용어인데, 특히 ‘대강절’의 ‘대’는 ‘기다릴 대(待)’ 자를 써서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을 기다리는 동시에 그분의 재림을 기다린다는 의미를 나타냅니다.
일반 달력의 새해는 1월 1일에 시작되는 반면, 교회력은 대강절부터 시작됩니다. 그래서 대강절 첫째 주일인 오늘이 교회력으로는 정월 초하루가 되는 셈입니다. 교회력은 A, B, C의 세 해로 되어 3년에 한 번씩 돌아가는데, 그 첫 절기가 바로 대강절이며 오늘부터 교회력으로 Year A가 시작됩니다. 대강절은 대개 11월 마지막 주일이나 12월 첫 주에 시작되는데, 올해는 오늘인 11월 마지막 주일에 왔습니다.
교회사를 보면 초대 교회 때부터 성탄절 이전 4번의 주일을 대강절로 지켰습니다. 그것은 하나님의 독생자(외아들)이신 예수님이 세상에 강림(Advent) 즉 내려오심을 준비하며 기다리는 기간이라는 뜻입니다. 강림이란 마치 풋볼 경기에서 볼을 가지고 터치다운(touchdown) 하듯이, 하나님의 아들 예수님이 이 땅에 터치다운, 즉 인간으로 오셨음을 뜻하는 것입니다.
그러한 의미를 생각하면서 대강절 때는 촛불을 점화합니다. 모두 5개의 초에 불을 켜는데, 보라색 3개, 분홍색 1개, 그리고 흰색 1개로 구성됩니다. 첫 번째 초는 소망의 초, 두 번째는 평화의 초, 세 번째는 기쁨의 초, 네 번째는 사랑의 초를 뜻합니다. 흰색 초는 성탄절에 점화하는데, 세상을 밝히는 빛이신 예수님을 상징하는 초이기에 ‘그리스도의 초’라고 불립니다. 어둠 속에 살고 있던 인류에게 생명을 주시기 위해 빛으로 오신 예수님을 기다리며 이처럼 대강절부터 성탄절에 이르기까지 매주 촛불을 켜는 것입니다.
우리는 대강절 주일예배 때 촛불을 켤 때마다 점화되는 촛불을 보면서 빛으로 오신 예수 그리스도를 생각하며, 그분을 통해 주어지는 소망과 평화와 기쁨과 사랑을 다짐하는 시간으로 삼아야겠습니다. 무엇보다 대강절은 단순히 2천 년 전에 이 땅에 오신 예수님의 탄생을 기억하는 것뿐 아니라, 다시 오실 예수 그리스도의 재림을 동일한 마음으로 기다리며 자기 삶을 돌아보고 준비하는 시간임을 잊지 말아야겠습니다.
성탄절이 되면 사람들은 쇼핑이나 파티로 분주하며 크리스마스가 마치 산타클로스의 생일인 것처럼 여기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세상은 그럴지 몰라도, 우리는 구주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과 재림을 간절히 기다리는 시간으로 삼기를 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