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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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페이스북(Facebook)이나 신문 기사를 보면 온통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이야기로 가득합니다. 특히 주인공 여배우와 자폐증에 관하여 많이들 이야기합니다. 그런데 불과 5월까지만 해도 드라마 <나의 해방일지> 이야기로 넘쳐났습니다. 게다가 작년 가을에는 전 세계적으로 <오징어게임> 열풍이 불어서, 미국 아이들조차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게임을 하며 노는 기현상까지 벌어졌습니다.
영화 쪽을 보아도, 지난 5월 말 칸 국제영화제에서 한국의 박찬욱 감독이 <헤어질 결심>으로 감독상을, 또한 배우 송강호 씨가 영화 <브로커>로 남우주연상을 받아서 큰 화제가 되며 온통 뉴스를 휩쓸었습니다. 그런데 작년에는 한국 배우 윤여정 씨가 아카데미상 여우조연상을 탄 출연 영화인 <미나리>로 다들 난리였고, 그 전 해인 2020년에는 이미 2019년 칸 영화제에서 최고 작품상인 황금종려상을 받은 <기생충>이 한국 영화 최초로 미국 아카데미상에서 작품상과 감독상 등 4개 주요 부분에서 수상하는 쾌거를 이루어서, 그때 어디를 가도 <기생충> 이야기였습니다.
그토록 엄청난 인기를 끌며 화제가 되었더라도 요즘은 <오징어게임>이나 <기생충> 이야기를 하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조금만 시간이 지나면 사람들은 잊어버리고 맙니다. 요즘은 영화나 드라마가 너무 많아서 잘 알지 못하는데, 예능 프로그램은 더 많아서 깜짝 놀랍니다. 제목만 가지고는 뭘 하는 내용인지도 모르겠고, 한 사람이 여기저기 출연하는 데다 그중 인기 있는 사람들은 함께 여러 프로그램에 출연하기 때문에 다 거기서 거기 같고 뭐가 뭔지 알 수가 없습니다.
이처럼 그렇게 많은 드라마, 영화, 예능 프로가 있는 것은, 조금만 익숙해져도 사람들이 싫증을 내고 뭔가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인스턴트 시대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동시에 그만큼 다양성의 시대가 되었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이제 사람들은 너무나 많은 선택 사항들을 가지게 된 것입니다. 그래서 이전의 <대장금>, <허준>, <모래시계>처럼 시청률 몇십 퍼센트를 찍는 소위 ‘국민 드라마’는 더 이상 나올 수 없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이러한 시대가 되다 보니 신앙생활의 모습도 많이 달라졌습니다. 이전처럼 교회 중심의 신앙생활이 아니라 자기 방식대로 알아서 하려는 경향이 생겼고, 더 나아가 아예 신앙생활 자체에 관심이 없어진 교인들이 많아졌습니다. 교회에 나가 예배할 시간에 자기가 좋아하는 활동이나 일을 하는 사람들이 늘어난 것입니다.
코로나19 사태가 그러한 흐름을 더욱 부추겼습니다. 처음에는 교회에 모여 함께 예배드릴 수가 없으니까 집에서 온라인 예배로 하게 되었는데, 그 시기가 길어지면서 온라인 예배도 하지 않는 사람들이 늘어났고, 이제는 코로나의 위험이 별로 없음에도 교회마다 이전처럼 다시 교회 생활을 제대로 하는 사람들이 크게 줄어들었습니다. 인스턴트 시대의 위태로운 신앙생활의 모습을 보며 위기감을 느낍니다.
그런데 아무리 다양한 특징들이 있어도 이 시대의 핵심은 결국 ‘이기심’입니다. 사람들이 자기밖에 모르고 오직 자기만족만을 위해 살아가는 것입니다. 그러나 세상이 변하고 사람들이 변해도 하나님은 결코 변함이 없으십니다. 또 하나님의 심판 기준도 예전이나 지금이나 앞으로나 똑같습니다. 그것은 바로 사랑입니다. 과연 하나님을 얼마나 사랑했고 이웃을 얼마나 사랑했느냐로 우리를 판단하실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