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편지
HOME > 설교와칼럼 > 목회편지
초대 국제가정교회사역원장이셨고 4년 전 우리 교회에도 오셔서 집회를 인도하셨던 최영기 목사님께서는 은퇴 후에도 활발히 활동하고 계십니다. 2년 전 사모님을 먼저 하늘나라로 보내드린 후 한국으로 이주하셨고, 그 후 여러 지역을 다니시며 집회도 인도하시고 활발히 가정교회를 전파하는 일을 계속하고 계십니다.
휴스턴서울교회 담임목사이실 때 ‘목회자 코너’와 가정교회사역원장이실 때 ‘원장 코너’를 통해 귀한 지혜의 말씀들을 나누어주셨던 최영기 목사님께서 은퇴 후에도 개인 페이스북(Facebook)에 계속 귀한 글들을 쓰셔서 참 좋습니다. 특히 최근에 요양원 간병인이 쓴 글을 정리하여 올려주신 것이 제 마음에 크게 와 닿았습니다.
저의 부친께서도 돌아가시기 얼마 전부터 노인성 치매 증상을 보이셨는데, 이것은 요즘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일입니다. 그러므로 최 목사님의 글이 간단하면서도 올바른 치매 환자 대응법을 잘 알려주기에 그것을 정리하여 함께 나눕니다.
*****************************************************************************************************************************
인간 수명이 길어지면서 치매 환자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에 따라 연세 드신 부모님을 어쩔 수 없이 요양소에 모시는 분들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저도 장모님을 40여 년 모시고 살았는데, 말년에 치매에 결리셔서 요양원에 계시다가 2년 전 세상을 떠나셨습니다.
살아 계실 때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치매로 인해 기억력을 상실하고 가족도 못 알아보는데 꼭 찾아뵈어야 할까? 찾아뵌다면 무슨 말을 하고 무엇을 해드려야 할까?’ 그러던 중에 중증 치매 환자들을 돌보는 요양원 간병인이 쓴 글을 읽었는데, 도움이 될 것 같아 핵심 내용만 번역하고 요약해서 함께 나눕니다.
“치매 환자 중에는 화를 잘 내고, 폭력적인 분들이 있습니다. 이분들이 그렇게 행동하는 것은 외롭고 힘들어서 그럽니다. 누가 같이 있어 주고, 자신이 사랑받는다고 느끼면 그러지 않습니다. 저는 그런 일을 당한 적이 한 번도 없습니다.
저는 치매 환자들에게 무슨 일을 시키거나, 설득하려 하거나, 치료를 강요하지 않습니다. 엉뚱한 생각을 하거나 무례한 말을 해도 바로잡아주지 않습니다. 제가 해야 할 일이 그것이 아니라고 믿기 때문입니다.
매일 아침 저는 처음 만나는 사람처럼 제 이름을 말하고 ‘당신을 돌보아 드리러 왔습니다.’라고 말합니다. 엉뚱한 이름으로 저를 불러도, 그것을 바로 잡지 않고 내 이름인 것처럼 그냥 대합니다. 환자분이 방에 있지도 않은 사람과 대화를 나누어도, 이 방에 그런 사람 없다고 말하지 않고 잠잠히 듣고만 있습니다. 말도 안 되는 주장을 해도 미소를 띠고 고개를 끄덕이며 알았다고 말합니다.
허황된 추억담을 늘어놓아도 고개를 끄덕이면서 들어주고, 똑같은 가족사진을 몇 번씩 보여주어도 마치 처음 보는 것처럼 반응하며 같이 봅니다. 할 말이 없으면 손을 마주 잡고 몇 시간씩 같이 창밖을 내다보기도 합니다.
치매 환자들을 위로하고 격려할 생각을 버리시기 바랍니다. 이분들에게 필요한 것은, 누군가 같이 있어 주고 관심을 쏟아주는 것입니다. 당신이 누구인지 못 알아보더라도 섭섭해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상대방이 누구이든, 같이 있어 주고 관심을 쏟아주는 사람이 있으면 이분들은 행복해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