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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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우리 교회에 처음 부임하면서 했던 말을 아직 기억하시는지요? 그때 저는 앞으로 목회를 '훈련 중심'으로 하겠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제자훈련을 비롯해서 많은 성경공부를 통해 신앙의 성장과 삶의 변화를 꾀하겠다는 의도였습니다.
오래 전부터 제자훈련에 관심이 많아 "일대일제자양육"도 해보았고, 또 한국 사랑의교회에서 시작된 "평신도를 깨운다" 제자훈련 목회자 과정도 이수했습니다. 그런데 그러한 훈련 과정들을 받고 나서 내린 결론은, 공부를 많이 하거나 지식이 많아서가 아니라, 배운 말씀을 하나라도 실천할 때 신앙이 성장한다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말씀을 듣고 행하는 것과 듣고도 행하지 않는 것에는 엄청난 차이가 있다는 것을 이미 분명하게 말씀해주셨습니다(마태복음 7:24-27). 주님의 말씀을 듣고 그대로 행하는 사람은 반석 위에 자기 집을 지은 슬기로운 사람과 같아서, 아무리 강한 비바람이 불고 홍수가 나도 무너지지 않는다고 하십니다. 하지만 주님의 말씀을 듣고도 행하지 않는 사람은 모래 위에 자기 집을 지은 어리석은 사람 같아서, 바람이 불고 홍수가 날 때 그 무너짐이 아주 엄청나다고 하십니다.
그렇다고 성경을 몰라도 된다는 말이 아닙니다. 일단은 성경을 읽고 묵상하고 공부하는 것이 신앙 성장에 반드시 필요합니다. 성경을 공부하기 싫어하고 말씀을 읽는 데에 게으른데도 신앙이 성장하고 삶이 변화되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특히 처음 예수님을 믿으면 반드시 말씀을 배워서 신앙의 기초를 잘 닦아야 합니다.
하지만 그것으로 다 되는 것이 아닙니다. 배우고 깨달은 말씀의 기초 위에서 그 말씀대로 행하는 실천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신앙생활을 오랫동안 했는데도 신앙 성장이나 삶의 변화가 별로 나타나지 않는다면, 그것은 말씀을 잘 몰라서가 아니라, 알고 있는 말씀대로 살지 않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을 영접하여 구원받고 하나님의 자녀가 된다 할지라도, 잘못된 생각을 하는 것과 잘못된 감정 반응을 보이는 것과 잘못된 선택을 하는 습관에서 즉시 벗어나지 않습니다. 삶이 변하고 신앙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그러한 악습이 주님이 원하시는 영적 습관으로 바뀌어야만 합니다. 그러므로 영적 습관을 제대로 들이는 것이 신앙생활에 아주 중요합니다.
그런데 말씀을 배우고 깨달았다 해서, 성령 체험을 했다고 해서, 나쁜 습관이 금방 바뀌는 것이 아닙니다. 그런 깨달음과 체험 자체는 분명 귀하지만, 삶의 변화는 지식이나 체험이 아니라 실천을 통해서만 옵니다. 그것도 반복적인 연습을 통해서만 가능합니다.
우리가 왜 가정교회를 하면서 힘들어도 매주 목장으로 모이는가 하면, 옛 습관이 주님 안에의 새로운 습관으로 바뀌도록 빚어주는 연습의 장이 바로 목장이기 때문입니다. 목장식구들과 서로 부대끼면서 사랑을 나누고, 또 가끔씩 갈등이 일어나도 그것을 말씀대로 극복해보고자 애쓰는 가운데 신앙이 자랍니다. 간혹 보기 싫은 사람이 생길 때 마음 같아선 그냥 무시해버리고 싶지만, 그래도 어떻게든 그런 내 잘못된 마음을 누르고 주님이 원하시는 사랑을 실천해보려고 애쓰는, 그런 말씀의 실천과 실제 연습을 통해 삶이 변화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일단 평소에 성경을 열심히 읽으시고, 큐티도 열심히 하시고, 설교도 열심히 들으시고, 삶 공부도 열심히 참여하시고, 가능하면 신앙서적들도 열심히 읽으십시오. 그렇게 기초를 쌓는 동시에, 거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배우고 깨달은 말씀을 꾸준히 연습해보십시오. 신앙의 성장과 삶의 변화가 나타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