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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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번에도 썼지만, 요즘 큐티 본문인 역대하를 묵상하며 여러 왕들의 모습을 통해 정말 많은 교훈을 얻고 있습니다. 그 내용은 결코 옛날 이스라엘 사람들의 이야기만이 아니라, 바로 오늘을 사는 우리의 이야기이기도 하다는 사실을 발견합니다.
열왕기상하와 역대기상하를 보면, 솔로몬 이후 나라가 분열되어 북 이스라엘과 남 유다로 갈라진 다음, 남과 북 각각 19명의 왕들이 있었습니다. 북 이스라엘 왕들 중에는 성경에서 선하다고 평가받는 사람이 하나도 없는 반면, 남 유다에는 ‘주님 보시기에 정직히 행했다’는 평가를 받은 왕이 8명입니다. 그들은 아사, 여호사밧, 요아스, 아마샤, 웃시야, 요담, 히스기야, 요시야인데, 이 8명 중에도 특히 여호사밧, 히스기야, 요시야는 ‘다윗의 길로 걸었다’는 극찬을 듣습니다.
하지만 성경을 읽어보면, 이 3명도 그런 평가를 받기에는 너무나 부족한 사람들이었음을 발견합니다. 유다의 4대 왕 여호사밧은 믿음의 사람이면서도, 가장 악한 왕인 북 이스라엘의 아합과 그 아내인 악녀 이세벨의 딸 아달랴와 자기 아들 여호람을 정략결혼 시킴으로, 후에 유다가 아달랴 때문에 엄청난 어려움을 당하게 만드는 빌미를 제공합니다. 동맹으로 나라의 힘을 강화시키려다 실수를 범한 것입니다.
유다의 12대 왕 히스기야는 왕이 되자마자 우상숭배로 더럽혀진 성전을 깨끗하게 하고 유월절을 지키는 등, 영적 개혁을 주도합니다. 또 앗시리아의 위협으로 나라가 어려울 때 전심으로 주님을 의지하며 위기를 극복하고, 그 후 죽을병에 걸리지만 간절히 기도하여 생명의 연장까지 받습니다. 그러나 바벨론 사람들이 왔을 때 모든 무기고와 보물창고를 보여줌으로, 후에 바벨론 침략의 원인을 제공하게 됩니다.
유다의 15대 왕 요시야는 정말 훌륭한 왕이었는데, 종교개혁을 단행할 뿐 아니라 다윗 이후 이런 왕이 없을 정도로 신앙적으로 나라를 잘 재정비합니다. 그러나 세계정세를 오판하여, 이집트의 바로느고가 갈그미스에서 바벨론과 싸우러 올라가는 것을 괜히 막으러 나갔다 전사하고 맙니다. 그는 정말 훌륭한 왕이었지만, 불필요한 전쟁에 나갔다가 허망하게 죽음으로써 유다의 종말을 앞당기는 결과를 초래합니다.
이렇게 ‘다윗의 길로 걸었다’는 최고의 평가를 받은 세 명의 왕들조차 다 실수를 저질렀고 불완전한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최고의 칭찬을 받을 수 있었던 원인이 그들에게서 공통적으로 발견됩니다. 그것은 그 세 명이 늘 하나님 앞에서 겸손히 행했고, 잘나갈 때도 결코 교만해지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주님 보시기에 정직히 행했다’는 8명 중, 위의 3명을 제외한 나머지 5명은 왜 ‘다윗의 길로 걸었다’는 평가를 못 받았는지도 공통 원인이 있습니다. 그것은 교만입니다. 처음에는 잘했지만, 잘되니까 교만해져서 잘못된 길로 나아간 것입니다.
아사는 하나님을 잘 섬기다가 나중에는 교만하여 하나님을 의지하지 않고 인간의 힘을 의지하는 사람이 됩니다. 요아스도 처음에는 잘 나가다가 영적 리더인 여호야다 제사장이 죽은 뒤 우상숭배로 빠집니다. 아마샤 역시 처음에는 하나님 말씀대로 나라를 잘 정비하는 것 같다가, 에돔을 정복한 뒤 교만해져서 우상숭배를 하고, 북 이스라엘에게 싸움을 걸었다가 오히려 포로로 잡혀 수모를 당하며, 결국 비참하게 암살당합니다. 웃시야도 영적으로 또 정치적으로 아주 훌륭했지만, 제사장만 할 수 있는 성전의 분향을 자기가 하려고 든 교만으로 인해 하나님이 치셔서 나병에 걸려 격리된 생활 속에서 비참한 말년을 보내다 죽습니다.
“사람의 마음의 교만은 멸망의 선봉이요 겸손은 존귀의 길잡이니라”(잠 18:12). 하나님 말씀은 진리입니다. 우리도 교만하면 실패하고 겸손하면 존귀해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