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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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주 전에 포틀랜드(Portland, Oregon)에서 열렸던 ‘목회자를 위한 가정교회 컨퍼런스’에 다녀왔는데, 멀리 떨어진 서부 지역이므로 당연히 비행기로 갔다 왔습니다. 최근 들어 항공편 스케줄이 바뀌어 힘들었던 적이 몇 번 있었는데, 작년에도 아들과 함께 뉴욕 여행을 다녀올 때 아주 힘들게 다녀오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비행기 여행에서 어려움을 몇 번 당해보니 자연스럽게 터득한 저 나름대로의 대처 방법이 생겼습니다. 어차피 비행기 스케줄이 바뀌어 힘든 일을 당한 것은 이미 지나 바꿀 수 없는 일이므로, 항공사 직원에게 가서 짜증내며 항의하기보다는 그 다음 항공편을 최대한 빨리 알아보고 그 과정에서 내가 받을 수 있는 최대의 보상을 받는 것이 더 유익이라는 것입니다.
여행을 많이 해본 분들은 아시겠지만, 그렇게 원치 않는 상황이 벌어질 때 담당직원에게 가서 말만 잘해도 뜻밖의 보너스를 얻을 수 있습니다. 작년에 뉴욕으로 떠나게 된 날 하필 천둥번개를 동반한 폭풍이 불어와서 항공편이 몇 번씩이나 연기되다가 결국 취소되어 다음 날로 바뀌었습니다. 결국 그날은 거의 밤 12시가 다 되어 완전히 지친 상태에서 집으로 돌아가야 했습니다.
그때 저는 힘든 상황에 대해 하소연이라도 해볼까 하고 고객센터에 전화해서 계속 바뀐 항공 스케줄 때문에 우리가 얼마나 힘들었는지 죽 설명을 했습니다. 그러자 놀랍게도 전화를 받던 직원이 “어린 아들과 함께 밤까지 너무 힘드셨겠네요. 죄송합니다. 다음에 비행기 표 살 때 쓰시라고 일인당 $100씩 상품권(voucher)을 드릴 게요.”라고 하는 것이었습니다. 사실 연기나 취소의 원인이 날씨일 경우에는 항공사에서 보상해줄 의무가 없습니다. 그런데도 항공사 직원이 제 말을 듣고 좀 불쌍한 생각이 들었는지 그렇게 해주었고, 신기하게도 그것이 약간은 위로가 되었습니다.
그날 밤 집으로 돌아가 잠을 잔 후 다음 날 아침 새로 바뀐 항공편을 타려고 다시 공항에 나갔는데, 검색대를 통과해서 게이트까지 갔더니 이번에는 기계 결함으로 또 연기가 되다가 결국 취소되었습니다. 항공사 직원에게 가서 그 전 날부터 힘들었던 일들을 설명하며 다음 비행기로 바꿔달라고 하니까, 우리에게 조금 더 좋은 자리를 배정해주었고 또 음식을 사먹으라고 일인당 $10씩 쿠폰까지 주었습니다. 큰 액수는 아니었지만 기대도 안 했는데 받으니 은근히 기분이 괜찮았습니다.
그런데 바뀐 항공편의 게이트로 갔더니 조금 후 또 연기가 되어, 원래는 오전에 떠나야 했던 비행기가 결국 오후 3시가 넘어서야 떠났습니다. 항공사 직원에게 가서 “어제부터 지금까지 항공편이 몇 번씩이나 연기되고 또 취소되어 아들과 제가 너무 힘듭니다. 우리를 위해 뭔가 해줄 게 없습니까?”라고 물었더니 “오, 당연하죠. 이걸로 뭐라도 사 드세요.”라며 또 일인당 $20짜리 쿠폰을 주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음식 쿠폰은 48시간 안에 공항에서만 사용하도록 되어 있었고 우리는 3일 후 돌아오는 스케줄이었기 때문에, 받은 쿠폰들을 그날로 다 써야만 했습니다. 덕분에 우리는 두 군데 공항에서 각각 점심과 저녁 모두를 가볍게(?)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은 기계 결함 때문이었으므로 또 전화를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고객센터에 전화하여 ‘기계 결함으로 비행기가 몇 번 연기되다 결국은 취소되어 예정보다 한참 늦게 가게 되었다’고 이야기하자, 전화를 받은 직원이 미안하다고 하면서 또 다시 일인당 $100씩 상품권을 발행해주었습니다.
작년에 그런 일들로 받은 상품권들을 사용한 덕분에, 지난 6월 휴가 때와 이번 컨퍼런스에 갈 때 비행기 표 값을 조금이나마 절약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