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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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목회편지>에서 "인간은 참으로 신기한 존재"라는 글을 쓴 적이 있습니다. 인간은 정말 신기한 존재입니다. 특히 인간의 마음은 얼마나 변화무쌍한지, 놀라울 정도입니다. 분명히 자기 마음인데도 자기가 그것을 잘 모릅니다.
우리가 분노나 실망 등의 부정적인 감정을 느낄 때, 우리는 흔히 그 원인을 외부에서 찾습니다. 다른 사람이 내게 안 좋은 말이나 행동을 했기 때문에, 혹은 불행한 일이 발생했기 때문에 부정적으로 느낀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것은 사실이 아닙니다. 주변 사람들이 내게 뭐라고 한 말이나 내 삶에 일어난 어떤 사건이 내게 화나는 일, 슬픈 일, 짜증나는 일, 괴로운 일이 되려면, 반드시 나 자신의 해석을 거쳐야만 합니다.
화가 나거나 괴로움을 느끼는 것은 다른 사람이 내게 뭐라고 해서도 아니고 어떤 불행한 사건이 일어났기 때문도 아니며, 그것은 나 자신이 만들어내는 것이라는 사실이 학자들의 연구를 통해 증명되었습니다. 그렇습니다. 분노나 실망이나 슬픔을 느끼는 것은, 결코 외부의 자극 때문이 아니라 나 스스로 만들어내는 것입니다.
이것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긍정심리학의 창시자라고 불리는 펜실베니아 대학(University of Pennsylvania)의 마틴 셀리그만(Martin Seligman) 교수가 제시한 마음의 "ABC 연결고리"를 알면 도움이 됩니다. A는 Accident(사건), B는 Belief(믿음), C는 Consequences(결과)를 뜻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어떤 사건(A)이 일어났을 때 곧바로 어떤 감정이라는 결과(C)를 가져온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내 자녀가 내 말을 안 듣는 사건이 발생했기 때문에(A) 내 기분이 나빠지는 결과(C)를 가져왔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 사이에 반드시 믿음(B)이라는 연결고리가 있다는 것입니다. 즉, 자녀가 말을 안 들어서(A) 내가 화난 것(C)이 아니라, 나 자신의 믿음(B), 즉 내 기준에 의하여 그것이 용납될 수 없다고 해석(B)했기 때문에 화가 나는 결과(C)를 가져온 것입니다.
다른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날씨가 화창한 어느 봄날, 공원에 산책을 나갔다가 벤치에 앉아서 여유롭게 맑은 공기를 마시며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하고 있습니다. 모든 것이 완벽하고 너무나 기분이 좋습니다. 그때 갑자기 뭔가가 내 머리 위로 툭 떨어집니다. 순간 편안함과 행복함이 불쾌함과 불안함으로 바뀝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불쾌하거나 불안하게 되는 것이 당연합니다. 머리 위에 떨어진 것이 새똥일지 모르기 때문에 불쾌할 수 있고, 이상한 벌레일지도 모르기에 혹시 물릴까봐 약간 불안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조심스럽게 머리를 털어보니까, 새똥도 아니고 벌레도 아닌 그저 작은 나뭇가지 하나가 툭 떨어집니다.
그 순간 불쾌함과 불안함은 연기처럼 사라지고 안도의 한숨을 내쉽니다. 왜 그렇습니까? 뭔가가 내 머리 위에 떨어졌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지만, 그것이 새똥이나 벌레가 아닌 그저 작은 나뭇가지 하나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입니다.
이 작은 예만 보아도, 불쾌함이나 불안함이나 분노나 슬픔 같은 감정은(C) 외부에서 일어난 사건(A) 때문에 생기는 것이 아니라, 그 사건에 대한 나의 순간적인 해석(B) 때문에 생긴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어떤 어려움이나 불행한 일을 당할 때 어떠한 해석을 내리는가에 따라 불행해지기도 하고 행복해지기도 합니다. 결국 해석이 중요합니다. 우리 삶에 일어나는 어떤 사건이든 하나님 안에서 믿음의 눈으로 해석할 때, 그 사건의 내용과 상관없이 평안을 누릴 수 있습니다. 그래서 믿음생활을 제대로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