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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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산호세 시온영락장로교회 석정일 목사님으로부터 기쁜 소식을 듣게 되었습니다. 그 교회는 지난 2011년 말 산호세로 이사한 이종기 형제님과 원진희 자매님 가정이 현재 섬기고 있는 교회입니다.
두 사람이 우리 교회에서 열심히 신앙생활을 하면서 목자 목녀에 자원하려는 마음을 품고 있던 중 이사를 하게 되었고, 새 교회에 가서도 열심히 섬기다가 마침내 작년 말에 목자 목녀로 자원하여 임명을 받았습니다. 정말 기쁘고 자랑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너무 기뻐서 그때 밀알 목자 목녀님이 방문까지 갔습니다.
그런데 그 후 들려온 소식은 약간 걱정이 될 만한 것이었습니다. 새로 시작된 목장에 신자는 없고 예수님을 안 믿는 VIP들만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바로 지난주일 그들 중 3명이 예수님을 영접하고 세례를 받았다는 것입니다!
이 놀라운 과정의 뒤에는 오묘한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습니다. 2009년 가을에 원진희 자매님의 부모님이 한국에서 이곳을 방문하셨습니다. 두 분은 한국 용인의 향상교회 교인이었고, 그 교회도 가정교회를 하고 있으며 목장에 열심히 나가고 있다고 하셨습니다. 마침 토요일에 골프를 치러 갔다가 이기환 장로님을 만나셨고, 장로님의 소개로 우리 교회 주일예배에 오시게 되었습니다. 그날 저와 대화하던 도중 "우리 딸과 사위가 전에 다니던 교회의 분열 때문에 큰 상처를 입고 교회를 안 나가는데, 다시 나갔으면 좋겠다"고 하며 안타까워하셨습니다.
그날 라이드를 주러 사위가 온다고 하셔서, 조금 후 교회로 온 이종기 형제님과 처음 만나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그리고 당시 목장식구들이 다 이사를 가고 목원이 별로 없던 밀알목장 권성욱 목자님에게, 그 형제가 오면 인사를 하고 대화해 볼 것을 부탁드렸습니다. 그래서 그 다음 주일 이종기 형제님이 장인장모님 라이드로 왔을 때 권 목자님이 인사를 나누었고, 서서히 목장으로 초청하게 되었습니다.
얼마 후부터 이종기 형제님 가정이 밀알목장에 출석하기 시작하였고, 마침 그 몇 주 후인 12월에 박사학위를 받게 되어 목자 부부가 졸업식에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그때 또 놀라운 일이 벌어졌는데, 팸플릿에 나와 있는 졸업생 소개를 보니까 목자와 같은 대학 출신이었던 것입니다. 원래 학연, 지연, 혈연을 너무 따지는 것은 그리 바람직한 일이 아니지만, 이 경우에는 VIP였던 형제와 자매가 학교 선배인 목자를 향해 마음이 더 열리는 효과를 가져왔습니다. 참으로 놀라운 역사입니다.
그 얼마 후인 성탄절 이브 축제 때 이 가정이 처음 교회에 나오더니 2009년 마지막 주일부터 교회 예배에 참석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후 "생명의 삶"을 들으며 믿음의 확신을 가지게 되었고, 2년 동안 너무나 열심히 교회와 목장 생활을 하며 함께 섬겼습니다. 그러다 직장 관계 때문에 산호세로 이사하게 된 것입니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이 모든 것이 다 하나님의 기막힌 인도하심이었습니다. 하나님께서 기회를 주셨고, 그것을 놓치지 않고 붙잡았을 때, 두 사람이 구원을 받게 되었고, 또 그들을 통해 다른 영혼들이 구원받는 역사가 일어난 것입니다.
그러한 하나님의 역사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기회를 주실 때 그것을 놓쳐버린다면, 하나님은 다른 사람들을 사용하여 생명의 역사를 이루실 것입니다. 그러나 주시는 기회를 붙잡을 때 감격과 축복을 누리게 됩니다.
이번 일을 통해, 한 영혼을 귀하게 여기며 기도와 사랑으로 섬기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다시금 깊이 느꼈습니다. 하나님께서 기회를 주시는데도 그것을 놓치고 있지는 않은지 늘 돌아보며, 주어진 기회를 확실하게 붙잡아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