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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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절기에서 가장 대표적인 두 날이 성탄절과 부활절입니다. 성탄절은 예수님이 우리를 구원하시기 위해 이 땅에 인간의 몸으로 태어나신 날이라 중요하고, 부활절은 우리 죄를 지고 죽으신 후 부활하신 것을 기념하는 날이라 중요합니다.
한국도 그렇고 서구에서는 대부분 성탄절인 12월 25일이 휴일이기 때문에 모두들 날짜를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교회생활을 오래 한 분들도 부활절이 언제인지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왜냐하면 부활절 날짜가 매년 바뀌기 때문입니다.
올해는 부활주일이 3월 31일인데, 작년에는 4월 8일이었고, 2011년에는 4월 24일, 2010년에는 4월 4일, 2009년에는 4월 12일이었습니다. 내년(2014년)에는 4월 20일이고, 2015년에는 4월 5일이 됩니다. 부활주일은 봄인 것은 분명한데, 그 날짜가 왜 매년 바뀌는 것일까요? 알아두면 좋을 것 같습니다.
쉽게 말해서, 춘분 다음에 오는 만월 후 첫 주일이 부활절입니다. 춘분은 낮과 밤의 길이가 같은 날로서, 2월이 29일까지 있는 윤년이었던 작년에는 3월 20일이었고 올해도 20일이지만, 대개 3월 21일입니다. 반면, 만월(滿月)은 태음력으로 보름을 의미하는 날이기 때문에 매년 날짜가 바뀝니다.
그러므로 부활절을 알기 위해서는 춘분인 3월 21일(또는 20일)을 찾고, 춘분 다음에 오는 음력 15일을 찾은 다음, 그 때로부터 첫 주일이 언제인지 보면 됩니다. 그래서 올해 부활절은 춘분(3월 20일) 다음에 오는 음력 15일 보름이 3월 27일이기 때문에, 그로부터 첫 주일인 오늘(3월 31일)이 부활절이 되는 것입니다.
부활절에 대해 또 한 가지 궁금한 것은 달걀입니다. 부활절에는 왜 하필 달걀을 나눠줄까요? 대체로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이야기가 전해 내려옵니다.
첫째, 모든 생명은 알에서부터 나온다는 로마 속담에서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둘째, 예수님께서 십자가를 지시고 갈보리까지 가실 때에 예수님 대신 잠시 십자가를 져준 구레네 시몬의 작업이 계란 장수였는데, 예수님이 십자가에 달리신 후 그가 집에 돌아와 보니 암탉들이 낳은 계란이 모두 무지갯빛으로 변해 있었다는 것입니다. 이후 교회에서는 계란을 부활의 상징으로 사용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셋째, 가장 많이 이야기하는 유래로서, 유럽에서 십자군 전쟁이 일어났을 당시 로자린드라는 부인이 있었는데, 남편이 십자군 전쟁에 나간 뒤 나쁜 사람들에게 집을 빼앗겨 깊은 산골 마을에 가서 살게 되었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딱한 처지의 로자린드 부인에게 친절히 대해주었습니다. 가난한 부인은 그 친절에 대한 보답으로 부활절에 마을 아이들에게 예수님의 부활에 대한 상징으로 예쁘게 색칠한 계란을 하나씩 주었는데, 그 위에 직접 자기 집안의 가훈을 기록해서 주었다고 합니다.
어느 해 부활절에 부인은 한 소년에게 가훈이 적힌 달걀을 주었는데, 그 소년은 그것을 자기보다 더 초라한 병든 군인에게 주었습니다. 그것을 받아든 군인은 그 달걀에 적힌 글을 보고 너무나 놀랐습니다. 바로 자기 집안의 가훈이었기 때문입니다. 군인은 그 소년에게 물어서 결국 아내와 가족을 다시 만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부인은 그 후에도 해마다 부활절이면 자신의 남편을 찾아준 색 계란을 이웃들에게 나눠주었고, 이것이 유래가 되어 오늘날에도 부활절이면 부활의 메시지가 담긴 색 계란을 나누며 예수님의 부활을 축하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물론 이것들은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입니다. 부활절에 가장 중요한 것은, 예수님은 분명히 부활하셨고, 우리는 예수님의 부활을 확실히 믿으며, 부활의 증인이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