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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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백신으로도 유명한 미국 제약회사 화이자(Pfizer)는 지난 17일 투자자들을 상대로 한 발표에서 코로나19 사태가 2024년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다소 우울한 전망을 내놓았습니다. 앞으로도 세계 일부 지역에서는 1~2년 정도 팬데믹 수준의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할 것이라고 예상한다는 것입니다.
또한 2024년경에는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독감과 같은 토착병으로 바뀔 것이라는 예측도 내놓았습니다. 다만, 코로나19가 토착병으로 전환되는 것은 백신과 치료제가 얼마나 효과적으로 보급되느냐, 또한 백신 접종률이 낮은 지역에 공평하게 분배할 수 있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말합니다. 게다가 오미크론 같이 계속 새로운 변이들이 나오는 것도 팬데믹 상황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합니다.
지금 미국과 한국을 비롯해서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폭증하고 있고 중증환자와 사망자 수도 연일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백신이 나온 후 어느 정도 상황이 좋아지는 듯했는데, 지금은 오히려 더 악화되고 있는 것입니다. 이렇게 된 주요 원인은 아무래도 사람들의 ‘방심’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여름 이후 여행자 수가 많이 늘어난 탓도 있겠지만, 더 큰 요인은 마스크를 쓰지 않는 사람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라고 생각됩니다. 마스크만 잘 쓰고 있어도 감염이 될 확률이 아주 낮은데, 언제부터인가 쇼핑몰이나 그로서리 마켓에 가면 마스크를 안 쓰고 다니는 사람들이 많아졌고, 그러는 사이 확진자 수가 폭증하고 있습니다. 영국도 하루 신규 확진자 최대치를 매일 갈아치울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고, 여러 다른 유럽 국가들의 사정도 비슷합니다. 한국 역시 아주 심각한 상황입니다.
이런 코로나19 상황에서 두 번째 성탄절을 맞이하게 됩니다. 올해 성탄절에는 상황이 좋아질 것으로 기대했는데 오히려 더욱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그래도 성탄절은 어김없이 우리에게 다가옵니다. 사실은 이렇게 암울한 상황이 우리로 하여금 오히려 성탄절의 본래 의미를 더 잘 묵상할 수 있게 해줍니다.
예수님이 태어나시던 이스라엘의 상황은 암울함 그 자체였습니다. 정치적으로는 로마제국의 통치 아래 폭군이었던 헤롯 대왕(유대인이 아닌 에돔 출신)이 다스리고 있었고, 그는 정신 이상이 생기면서 주변 사람들이 자기를 죽이고 왕좌를 빼앗으려 한다는 위협을 느끼며 말년에 늘 두려움과 외로움 가운데 지냈습니다. 결국 자기 가족들을 포함하여 음모를 꾸몄다는 자들을 찾아내어 처형하는 일에만 몰두했으니, 겉으로는 화려했지만 실제로는 아주 불행한 삶을 살았습니다. 게다가 유언장을 여섯 번이나 고침으로써 아들들 간의 권력 다툼의 원인을 제공하기도 했습니다.
그러한 와중에 동방에서 온 박사들이 유대인의 왕으로 태어난 아기에게 경배하러 왔다고 했으니 헤롯이 얼마나 놀랐겠습니까? 나중에 박사들에게 속은 것을 알고 분노한 헤롯은 예수님이 태어난 베들레헴에 사는 2세 이하 남자아이들을 다 죽이라고 명령했는데, 헤롯이 얼마나 잔인하고 악한 자였는지를 잘 보여주는 만행입니다.
당시 유대인들은 그렇게 캄캄한 시대에 소망 없이 살고 있었고, 바로 그때 세상의 빛이신 예수님이 탄생하신 것입니다. 크리스마스가 되면 대개 트리를 세우고 선물이나 파티 등으로 마음이 들뜨게 되지만, 예수님 탄생 당시의 상황은 암울함 그 자체였고, 그렇게 어두운 세상에 소망이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오신 것입니다. 그래서 그분을 믿는 우리는 이 암울한 상황에서도 기뻐하며 찬양할 수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