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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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한국의 발전상이 너무나 눈부십니다. 수년 전부터 가전제품 매장에 가보면 고급 제품은 전부 삼성과 LG 등 한국 제품입니다. 처음 이민을 와서 얼마 안 되었던 1980년대 후반에 현대차가 미국에 진출한 후 어쩌다 길에서 보이기라도 하면 “와, 현대차다!” 하고 신기해하며 감격하던 때가 있었는데, 요즘은 한국 차를 사려면 줄을 서야 한다니, 시대가 정말 많이 바뀌었습니다.
무엇보다 가장 놀라운 것은 문화 콘텐츠입니다. 한국 드라마들이 한류 물결을 일으킨 것을 시작으로, 2012년에는 가수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전 세계적으로 엄청난 인기를 끌었고, 몇 년 전부터는 방탄소년단(BTS)이 미국 빌보드 차트에서 아홉 차례나 1위를 기록하며 상도 여러 번 받았습니다. 그 후 걸그룹 블랙핑크도 빌보드 차트 1위에 오르는 등 케이팝(K-Pop)의 인기가 세계적으로 아주 대단합니다.
한국 영화 <기생충>이 작년 아카데미상을 비롯하여 여러 영화제의 주요 부문들을 휩쓸었고, 올해도 <미나리>에서 한국배우가 여우조연상을 받았습니다. 그뿐 아니라 최근 들어 넷플릭스(Netflix)에서 제작한 <오징어게임>이 인기순위를 집계하는 83개국에서 모두 1위를 차지하기도 했습니다. 그래서인지 요즘 동네 미국 아이들이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하며 노는 것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으니 참 놀랍습니다.
그것이 전부가 아닙니다. 한국은 세계 어느 나라보다 교육열이 높고, 국민 의식 수준도 상당히 높습니다. 평균적인 도덕관념도 높아서, 밤에 큰 걱정 없이 길거리를 걸어 다닐 수 있는 나라입니다. 또 사람들이 부지런하고 정도 많습니다. 이렇듯 한국이 너무나 놀라운 발전을 이루어서 참 자랑스러운데, 한 가지 이상한 점이 있습니다. 인터넷 신문기사에 달린 댓글들이나 SNS 글들과 그 댓글들을 보면 조롱은 기본이고, 인신공격이 난무하며 심지어 심한 욕설도 많다는 사실입니다.
한국이 이제는 세계를 선도해나가는 나라의 위치에 올랐지만, 사람들의 마음은 더 각박해지고 메말랐으며 다들 화가 나 있는 것이 느껴집니다. 여기에는 여러 원인이 있겠지만, 무엇보다 삶 속에서 이런저런 일로 불만을 느낄 때 그것을 해결하지 못한 채 쌓아놓고 살아가다가, 남들이 써놓은 글을 보고 속에 쌓여 있던 분노가 폭발하는 것입니다.
불만이 쌓이는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는 자기 이야기를 들어주는 데가 없다는 것입니다. 자기에게 관심을 가지고 이야기를 들어줄 사람이 없으니까, 그것이 마음속에 쌓이고 또 쌓이다가 자기도 모르게 제어되지 않는 분노로 표출되어 나옵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 바로 나눔이며, 그래서 목장이 중요합니다. 목장 모임에 꾸준히 참석하면서 자신의 삶을 나눌 때 마음의 문제가 해결될 수 있습니다. 사실 목장 모임의 꽃이 바로 나눔의 시간인데, 자신의 이야기를 나누는 동시에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시간입니다. 특히 들어주는 것이 중요한데, 이야기를 들어준다는 것은 그 사람에게 관심을 보이는 것이고 그 사람을 향한 사랑을 구체적으로 표현하는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잘 들어주는 것은 결코 쉽지 않습니다. 상대방의 말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집중해서 들어야 하기에, 들어주는 것은 많은 노력이 필요한 희생입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나눔의 시간에 자기 이야기를 하면서 위로와 치유를 경험하고, 다른 형제자매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기도하면서는 더 큰 은혜와 회복을 경험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