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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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2,500년 전 공자(孔子)는 <논어(論語)> “위정(爲政)” 편에서 자신의 학문 수양 과정을 이렇게 정리했습니다. “나는 15세에 학문에 뜻을 두었고, 30세에 일어섰으며, 40세에 미혹되지 않았고, 50세에 하늘의 명을 알았으며, 60세에 귀가 순해졌고, 70세에 마음이 내키는 대로 해도 법도를 어기지 않았다.”
이러한 공자의 말에 따라 15세를 ‘지학(志學)’, 30세를 ‘이립(而立)’, 40세를 ‘불혹(不惑)’, 50세를 ‘지천명(知天命)’, 60세를 ‘이순(耳順)’, 70세를 ‘종심(從心)’이라고 부르게 되었습니다.
오늘은 우리 교회의 나이가 서른 살이 되는 날입니다. 공자에 의하면 30세는 이립(而立), 즉 학문의 기초를 세우는 나이입니다. 그러니까 인생에서 30세는 아직 한참 젊은 나이로서, 미래를 위한 기초를 튼튼히 확립해야 하는 시기인 것입니다.
우리 교회는 창립 이후 첫 3년 정도 아주 힘든 시기를 겪었지만, 고 양형춘 목사님이 3대 담임목사로 부임하셔서 교회가 화합과 안정을 이루도록 10여 년간 귀한 사역을 감당하시고 은퇴하셨습니다. 그 후 제가 4대 담임목사로 부임했고, 지금까지 16년 이상 영혼 구원하여 제자를 만드는 신약 교회의 사명을 다하기 위해서 우리 모두가 힘을 모아 함께 달려왔습니다. 이렇듯 우리 교회의 지난 30년은 주님이 원하시는 교회가 되기 위한 기초를 튼튼히 세우는 과정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30세라는 나이에 대하여 공자의 말보다 더 특별한 의미를 보여주는 것이 바로 성경입니다. 성경의 여러 인물들 중 특히 경건한 믿음의 사람들은 30세 때 중요한 일이 일어났던 것을 봅니다.
구약의 대표적 인물 중 하나인 요셉은 17세에 형들의 시기로 이집트에 노예로 팔려갔습니다. 그 후 우여곡절을 겪은 끝에 바로 왕의 꿈을 해석해줌으로써 30세에 이집트 전국을 관리하는 총리가 되었습니다(창세기 41:46).
이스라엘의 가장 이상적인 왕이자 ‘하나님의 마음에 합한 사람’이라고 불리는 다윗도 엄청난 고난을 당한 사람입니다. 인생의 황금기인 20대에 늘 사울에게 쫓겨 다니며 죽음의 위협 속에서 도망자로 지내다가, 마침내 사울이 죽은 후 30세에 왕이 되어 40년 동안 다스렸습니다(사무엘하 5:4).
예수님도 공생애를 시작하실 때의 나이가 30세쯤 되셨습니다(누가복음 3:23). 그 후 제자들을 불러 함께 지내며 훈련시키신 가운데 약 3년 반 정도 사역하시다가 십자가에 달려 죽으시고 부활하신 후 하늘로 올라가셨습니다.
이처럼 성경적으로 볼 때 30세는 의미가 있는 나이입니다. 하지만 30이라는 숫자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요셉도 다윗도 예수님도 모두 30세 때부터 본격적으로 사역하기 시작했다는 사실에 더욱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지난 30년 동안 신실하게 우리 교회를 인도해주신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드립니다. 그런데 30세가 되었다는 것은, 이제 좀 천천히 쉬면서 해도 된다는 의미가 아니라, 오히려 더욱 본격적으로 사역을 펼쳐나가야 할 때가 되었다는 뜻입니다.
일전에 당회 및 연석회의에서 이번 창립 30주년이 코로나 기간이기도 하고 또 30년은 그리 내세울 만한 기간이 아니므로 별다른 행사를 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사실은 이제부터가 더 중요합니다. 앞으로 30년을 내다보면서 주님이 기뻐하시는 교회가 되기 위해 더욱 힘차게 달려가는 우리 교회가 되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