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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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저의 부친 고 이영희 장로님이 돌아가신지 정확하게 1년이 되는 날입니다. 작년에는 그날이 토요일이었는데, 10월부터 염증과 패혈증으로 병원 중환자실에 입원하셨던 아버지는 잠시 퇴원하여 양로병원에 머무시다가, 돌아가시던 주 화요일에 병세 악화로 다시 병원 중환자실에 들어가셨습니다.
그러던 중 금요일 저녁에 담당 의사가 제게 전화를 해서, 아버지의 혈압이 자꾸 떨어지기 때문에 혈압 높이는 약을 투여하고 있지만 그것은 치료를 위한 것이 아니라 억지로 붙들고 있는 것뿐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숨을 너무 힘겹게 쉬고 계시므로 이제는 약을 끊고 보내드리는 것이 좋겠다는 소견을 말해주었습니다. 결국 토요일 오전에 투약을 중단했고, 오후에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받았습니다.
그때 기억이 아직도 생생한데 어느덧 1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습니다. 그래서 지난 월요일부터 수요일까지 짧은 일정이지만 로스엔젤리스에 계시는 어머니를 잠시 뵙고 왔습니다. 아버지 소천 1주기를 맞아 함께 추모예배를 드리려고 간 것입니다.
가족들 모두가 갈 수 없는 상황이기에 저와 시카고에 사는 제 동생이 각각 가족 대표로 갔습니다. 그래도 추모예배를 드릴 때는 Zoom을 통하여 이곳 콜럼버스에 있는 제 아내, 휴스턴에 있는 아들 은우, 시카고에 있는 제수씨, 그리고 엘에이 근교에 사시는 오촌 이모님도 함께 예배를 드릴 수 있었습니다. 요즘 이런 기술 덕분에 멀리 떨어져 있어도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이 참 감사하고 좋았습니다.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신지 1년이 된 요즘 아버지 생각이 많이 났습니다. 이 땅에서 95년을 살며 장수하셨지만 마지막 몇 달 동안은 질병으로 인하여 고생하셨던 기억이 나서 마음이 안 좋았고, 게다가 마지막 찾아뵈었을 때는 노인성 치매와 패혈증이 겹치면서 제가 누군지 못 알아보신 것이 안타까웠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아무런 고통도 눈물도 없는 천국에서 해처럼 빛나는 얼굴로 행복하고 건강하게 지내실 것을 생각하니 참 감사합니다. 이 땅에서의 마지막 시간 동안 질병으로 인하여 아프셨기 때문에, 천국에서는 아무 질병도 고통도 없이 지내신다는 사실이 더욱 감사하게 다가옵니다.
그런데 천국에서 정말 아름다운 모습으로 계실 것은 분명하지만, 도대체 그것이 어떤 모습일지는 상상이 안 갑니다. 몇 살 때 모습으로 계실지, 아니면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계실지도 모르겠습니다. 확실한 것은, 매일매일 참 기쁨과 자유를 누리며 살고 계시다는 사실입니다. 그래서 천국을 더욱 소망하게 됩니다.
2년 전 처음 코로나19 사태가 시작된 이후로 오늘까지 세상은 이전보다 위험해졌고 살기가 더 힘들어졌습니다. 전에는 거의 써본 적이 없었던 마스크를 항상 써야만 하게 되었고, 백신 접종을 받아야 그나마 안전하게 지낼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천국을 더욱 소망하게 됩니다.
그렇다고 이 세상을 포기한 채 빨리 천국에 가고 싶다는 뜻이 아닙니다. 오히려 이 땅에서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마음입니다. 오늘 두 분이 예수님을 향한 믿음을 고백하고 세례를 받으십니다. 한국에서 한 번도 교회를 다니지 않았던 분들이 목장으로 또 교회로 나오시더니 ‘생명의 삶’ 공부를 들으면서 마침내 믿음의 결단을 내리고 천국 백성이 되셨습니다. 앞으로 더 많은 분들이 천국에 같이 갈 수 있도록 더 열심히 영혼 구원에 힘쓰겠다고 결단하며 천국을 더욱 소망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