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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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교회가 소속된 교단은 ‘미국장로교’인데, 정식 명칭은 Presbyterian Church (U. S. A.)이고 보통은 줄여서 PCUSA라고 합니다. 미국장로교 소속 교회들을 지역별로 묶어놓은 모임을 ‘노회’(presbytery)라고 하는데, 우리 교회는 중부 오하이오를 기반으로 하는 ‘사이오토 밸리 노회’(Presbytery of Scioto Valley)에 속해 있습니다.
노회는 각 교회와 목회자를 돌보고 지원하며 소속 교회들에 대한 치리를 담당하기 때문에 아주 중요합니다. 그러한 노회의 여러 위원회들 중에서 가장 중추적 역할을 하는 곳이 목회위원회(Committee on Ministry)인데, 모든 노회 소속 목사들과 교회들에 대한 일들을 책임지고 이끌어가는 위원회이기 때문입니다.
제가 이곳에 부임하기 전에는 다른 두 노회에서 목회준비위원회(Committee for Preparation for Ministry) 활동을 했습니다. 이 위원회는 목회 지망생이 목사가 될 때까지의 전 과정을 돌보고 지원하며 지도하는 일을 하는데, 노회에서 목회위원회와 더불어 가장 핵심적인 사역을 하는 위원회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원래 아주 자세하게 되어 있던 미국장로교 헌법이 10년 전 간략하게 개정되면서 그에 맞추어 우리 노회도 조직 개편을 단행했습니다. 그래서 기존의 위원회들을 대폭 조정하여 가장 중요한 위원회들인 목회위원회와 목회준비위원회의 사역들을 통합 및 재분배함으로 우리 노회만의 독특한 조직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그 결과 몇 년 전 새로 시작된 위원회가 ‘교회전문사역자위원회’(Commission for Church Professionals: CCP)와 ‘교회생활위원회’(Commission on Congregational Life: CCL)입니다. 그 이름도 단순히 위원회를 뜻하는 committee에서 더 많은 권한을 위임받았다는 의미의 commission으로 바꾸었습니다. 두 위원회를 한마디로 구분하면, CCP는 목회자들을 돌보는 일을 하고 CCL은 교회를 돌보는 일을 합니다.
저는 우리 교회 부임 후 십여 년 동안 바쁘게 목회하면서 노회 사역을 거의 할 수가 없었고 노회 모임만 간신히 참석하는 정도였는데, 2-3년 전부터 주변의 권유도 있고 또 우리 한인들도 노회에 더 기여해야겠다는 마음이 들어서 사역에 자원했더니, 작년부터 교회전문사역자위원회(CCP)에 추천을 받아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노회의 가장 핵심이 되는 위원회 중 하나에 들어갔으니, 그 동안 요즘말로 소위 ‘아싸’(아웃사이더)였던 제가 이제는 노회에서 ‘인싸’(인사이더)가 된 것입니다.
현재 12명의 목사 및 장로로 구성되어 있는 CCP는 하는 일들이 아주 많습니다. 목회자와 관련된 노회 정책 결정, 목회 지원자 돌봄 및 지도, 목회자 돌봄 및 지원, 목회자 청빙이나 관계 해소 시 인터뷰 및 조언, 교회와 목회자 갈등 시 조정 등 아주 중요한 일들을 합니다.
사역들이 많기 때문에 12명의 위원들이 또 다시 몇 개의 소위원회로 나뉘어 일하는데, 저는 인터뷰 팀의 팀장이고 또 갈등중재 팀의 팀원입니다. 특히 인터뷰 팀에 일이 많습니다. 새로 교회에 부임하는 목사들을 인터뷰하고 또 교회를 사임하는 목사들과도 인터뷰(exit interview)를 해야 하는데, 요즘 들어 새로 오는 목사들도 많고 사임하는 목사들도 많았기 때문에 지난 몇 주 동안 인터뷰하느라 바빴습니다.
노회 사역까지 하다 보니 바쁘기는 하지만 좋은 점들도 많습니다. 귀한 미국장로교 전통 아래 회의 진행과 일하는 법을 잘 배울 수 있어서 좋습니다. 또한 잘 모르던 미국 목사님들 및 장로님들과 교제하며 동역할 수 있어서 감사하고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