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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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차를 타고 갈 때 라디오를 들으며 가는데, 거기서 나오는 내용을 듣고 불편함을 느낄 때가 종종 있습니다. 한 번은 공화당을 지지하는 Fox News의 어떤 프로그램을 듣고 있었는데 출연자 한 사람이 바이든 대통령을 아주 원색적으로 비난하고 트럼프 전 대통령을 무조건 편들며 치켜세워서 듣기가 상당히 민망했습니다.

 

또 한 번은 민주당을 지지하는 CNN 방송에 나온 어느 출연자가 아주 노골적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을 깎아내리고 범죄자나 다름없다는 식으로 몰아붙이는 동시에 바이든 행정부의 정책에 대해서는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을 하는 것을 들었습니다. 그것 역시 듣기가 상당히 거북했습니다.

 

물론 Fox이든 CNN이든 항상 그런 식인 것은 아닙니다. 제가 라디오를 듣던 시간에 출연한 사람들이 하필 그때 편파적으로 자기 의견을 주장했던 것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요즘 들어 그런 경우가 점점 더 많아지는 것 같아 우려가 됩니다. 자기가 좋아하는 쪽에 대해서는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는 반면, 자기가 반대하는 쪽에 대해서는 무엇을 주장하는지 자세히 알아보려고 하지도 않고 일방적인 비방과 공격으로 일관하는 경우가 점점 더 많아지고 있음을 느낍니다.

 

한국도 크게 다르지 않아 보입니다. 페이스북(Facebook)에서 노골적으로 상대방을 비난하고 조롱하거나 심지어 욕설을 퍼붓는 것을 볼 때가 꽤 많습니다. 또 카카오톡이나 유튜브 등에도 상대방을 극도로 조롱하며 비하하는 동영상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습니다. 그런 것들을 접할 때마다 마음이 많이 불편해집니다.

 

크리스천이라도 자신의 성향에 따라 특정 정치인이나 정당을 당연히 지지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우리 교회에도 미국의 민주당을 좋아하는 분들이 있는가 하면 공화당을 좋아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또 한국의 여당을 지지하는 분들도 있고 야당을 지지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예수 그리스도를 믿고 따르는 크리스천으로서 정말 조심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자신과 성향이 다른 정치인이나 정당이나 그 지지자들의 의견에 대해 반대하고 비판하는 것까지는 괜찮지만, 그것이 적개심이나 증오로 발전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원수도 사랑하라고 가르치신 예수님을 따르는 사람들인데, 단지 정치적 성향과 견해가 다르다고 해서 상대방을 미워하고 더 나아가 그러한 증오심을 말과 행동으로 표현하며 다른 사람들에게 퍼 나른다면, 주님은 결코 그것을 기뻐하지 않으시고 오히려 아주 슬퍼하실 것입니다.

 

내 편은 뭘 해도 괜찮고 상대방은 뭘 해도 나쁘다고 하며 자기편만 위하는 것이 바로 패거리 문화이고 또 진영논리입니다. 요즘 이쪽이든 저쪽이든 강성 지지자들의 그러한 패거리 행태 때문에 폐해가 아주 심각합니다.

 

나 자신이 혹시 패거리 문화나 진영논리에 사로잡혀 있는지 아닌지를 점검할 수 있는 간단한 방법이 있습니다. 평소에 내가 좋게 보던 정치인이 어떤 실수나 잘못을 한 게 드러나서 비난을 받을 때, 또는 평소에 싫어하던 정치인이 잘한 점이 드러나서 칭찬을 받을 때 내가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보면 됩니다.

 

아무리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라도 잘못한 일에 대해서는 비판하며 질책할 수 있고, 아무리 내가 싫어하는 사람이라도 잘한 일에 대해서는 칭찬할 수 있어야겠습니다. 하나님을 사랑하기에 이웃을 사랑하고 더 나아가 원수도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이 크리스천인데, 바로 우리 각자가 그런 크리스천임을 기억하며 살기 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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