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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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교회에서는 예수님을 영접하고 세례를 받는 분들에게 성경책을 선물로 드립니다. 요즘은 한국어 성경의 종류가 굉장히 다양해져서 어떤 것으로 할까 고민하다가 도서출판 두란노에서 나온 ‘비전성경’으로 정했습니다. 금방 예수님을 믿은 분들이 성경을 읽을 때 어렵다고 느낄 만한 부분들에 대해 좋은 설명들이 나와 있어서 성경 이해에 도움이 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 내용 가운데 잘못된 정보가 있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그것은 소위 “여호수아의 긴 하루”에 관한 내용입니다.
여호수아가 이끄는 이스라엘의 가나안 정복전쟁 당시 기브온 사람들은 이스라엘에게 항복하고 화친하는데, 그것을 괘씸하게 여긴 예루살렘 왕 아도니세덱을 중심으로 남부 연합군이 기브온을 공격합니다. 그러자 기브온이 급히 이스라엘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이스라엘 군대가 출동하여 큰 승리를 거둡니다. 그때 여호수아가 태양을 향해 머물러 있으라고 외치니까 태양이 한 동안 중천에 머물러 있습니다(여호수아 10:12-14). 이 사건에 대해 ‘비전성경’에는 이러한 해설이 나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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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티모어 시 커티스 기계 회사의 우주 관계 과학자들이 인공위성의 궤도를 작성하기 위해 태양과 달과 주변 혹성들의 궤도 조사를 하던 중 컴퓨터가 멈추어 버렸다. 원인을 조사해보니 계산상 하루가 없어졌음을 발견했다.
그때 한 사람이 여호수아 10장 12-14절의 태양이 멈추었던 사실을 떠올렸다. 과학자들은 그 ‘사라진 하루’를 찾기 위해 컴퓨터 전자계산기를 돌려서 여호수아 시대의 궤도를 조사했다. 그 결과 23시간 20분 동안 궤도가 정지했었다는 답을 얻게 되었다. 또한 열왕기하 20장 8-11절의 히스기야에 관한 기록은 태양의 궤도가 10도 뒤로 물러갔다고 했는데, 시간으로 계산하면 이것은 40분[(24시간X60분÷시간X10도/360도)=40분]에 해당한다. 이 둘을 합하면 정확하게 하루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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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위의 내용이 사실인 줄 알고 계셨다면 즉시 생각을 바꾸셔야겠습니다. 이것은 누군가가 만들어낸 이야기이기 때문입니다. 어떻게 이런 얼토당토않은 내용이 성경을 출판하는 회사의 편집부에까지 전달되어 그대로 실렸는지 모르겠습니다.
“여호수아 시대의 궤도를 조사했다”고 하는데, 지금부터 약 3,500년 전 이스라엘이 가나안 민족들과 중부, 남부, 북부에서 벌였던 여러 전투들 중에서 남부 연합군과 싸운 날짜가 언제인지를 어떻게 알고 그날 그 사건 때문에 하루가 빈다고 알아냈다는 말입니까? 그것부터가 말이 안 됩니다.
게다가 인공위성을 쏘아 올리는 데에 왜 3,500년 전 이스라엘 하늘의 조건이 필요하다는 것인지, 그것 역시 이해할 수 없습니다. 지금 인공위성을 궤도에 올리는 일에는 몇 천 년 전의 태양과 달과 다른 별들의 운동 조건이 필요하지 않고, 현재 지구의 자전과 공전 같은 운동 조건만 있으면 됩니다.
물론 우리가 믿는 하나님은 당신의 선한 뜻을 이루시는 데 있어 당연히 자연현상까지도 바꾸실 수 있는 전능하신 하나님이십니다. 하지만 동시에 그분은 진리의 하나님이십니다. 진리가 아닌 것을 진리인 것처럼 퍼뜨리는 것은 오히려 하나님의 영광을 떨어뜨리는 일이 됩니다. 요즘 이런 거짓된 이야기들이나 가짜뉴스나 음모론이 너무 많습니다. 아무리 은혜로운(?) 내용이거나 그럴 듯한 내용이라도 그것이 정말인지를 먼저 알아봐야겠습니다. 영적 분별력이 절실히 요청되는 시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