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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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가정은 지난 11월 28일 소천 받으신 아버지의 장례를 잘 마치고 돌아왔습니다. 장례식은 천국환송예배로 지난 4일(금)에 드렸고, 코로나 사태로 많은 분들이 오지 못하는 상황을 감안한 교회 측에서 유튜브 라이브로 생방송을 해주셔서 많은 분들이(심지어 한국에 있는 친척들도) 예배에 참여할 수 있어서 참 감사했습니다.
2주 전 주일에 제가 부친상을 당하여 급히 엘에이에 다녀와야겠다고 말씀드렸을 때, 당회원 장로님들 모두 진심으로 위로해주시며 이곳 일은 전혀 걱정하지 말고 잘 다녀오라고 해주셔서 정말 큰 힘이 되고 감사했습니다. 여러 교우님들도 직접 찾아오시거나 전화 또는 문자로 위로의 메시지를 보내주셨는데, 그것이 얼마나 큰 위로가 되었는지 모릅니다. 이 지면을 통해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이번에 제가 직접 유족이 되어 보니, 어떠한 말이든 또는 글이든 여러분의 사랑과 격려의 메시지가 정말 큰 힘이 되고 위로가 되는 것을 느꼈습니다. 저를 향한 여러분의 진실한 사랑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슬픔을 당한 분에게는 어떤 말이든 위로의 메시지를 전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사실을 깊이 깨달았습니다.
그 동안 제가 개인적으로 매일 드리던 ‘333기도’ 가운데, 지난 10월 아버지가 패혈증으로 입원하시면서부터 추가된 내용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아버지가 너무 오래 고생하지 않게 해주시고, 가장 좋은 타이밍에 천국으로 데려가주십시오.’라는 것이었습니다. 결국 너무 오래 고생하지 않으시고 두 주 전 이곳을 떠나 하나님 품에 안기셨으며, 분명히 그것은 기도의 응답이기에 감사했습니다.
하지만 그때는 추수감사절 연휴를 기하여 수많은 사람들이 여행을 하고 있었고, 미국 내 코로나 확진자도 연일 기록을 깨며 급증하던 상황이었기 때문에 약간의 부담이 있었습니다. 멀리 Los Angeles까지 비행기를 타고 가야 한다는 것과, 그곳에 도착해서도 장례 절차를 비롯하여 이곳저곳 다니며 처리할 일들이 있었기에 ‘왜 하필 이런 시기에 데려가셨을까?’ 하는 의문이 들기도 했습니다.
LA에 도착한 날이 12월 1일(화)이었는데, 마침 그 전날부터 3주 동안 LA 카운티 전역에 봉쇄령이 내려 그 전까지 가능했던 야외 식사마저 금지되었습니다. 게다가 저희가 도착하던 날 일부 사람들이 봉쇄령에 반발하여 야외에서 식사를 강행했고, 그것에 격분한 LA 시장은 수요일 밤부터 더욱 강력한 봉쇄령을 내려 모임이나 통행금지를 강화했으며, 상점들도 수용인원의 20%만 받을 수 있게 했습니다.
거기에 더하여 캘리포니아 주지사도 같은 날 비슷한 봉쇄령을 발표했습니다. 도착하자마자 그런 상황이 되는 것을 보면서, 왜 하필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우리가 방문하는 중에 이런 상황이 벌어지는지, 마음이 약간 답답하고 불편해졌습니다.
그러나 다시 생각해보니 놀랍게도 이것은 감사한 일이었고, 정말로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가장 좋은 타이밍임을 깨달았습니다. 실제로 다녀보니 식료품 마트를 비롯하여 다니지 못하는 곳이 없었고, 실내 인원 제한을 강화한 조치 덕분(?)에 가는 곳마다 사람 수가 훨씬 적어져서 오히려 이전보다 더 안전한 상황이 된 것입니다.
참 놀라운 일입니다. 그런데 바로 이것은 여러분이 기도해주셔서 일어난 역사임을 강하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합심 기도를 참으로 기뻐하셔서 자비와 은혜를 베풀어주신다는 사실을 다시금 깊이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이번에 저희 가정을 위한 성도님들의 사랑과 기도에 다시 한 번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